디자인은 타협이다
‘타협’이라는 단어는 언제부터 비난받기 시작했을까?
타협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일 뿐이다. 결정을 내리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일이다. 서로 충돌하는 두 가지 욕구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어떤 타협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올바른 타협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을 결정한다.
기업들은 제품을 두고 ‘타협하지 않았다’거나 ‘어떤 타협도 없다’고 자랑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한 가지 접근법을 선택하는 순간, 다른 선택지는 필연적으로 포기하게 된다.
타협을 다른 말로 하면 ‘트레이드오프’다. 트레이드오프라는 말은 강점과 약점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약점을 감수하고 강점을 얻는 것이다.
뚜렷한 관점에 따라 트레이드오프를 선택하면, 그 접근법의 약점도 드러난다. 저울을 한쪽으로 더 기울일수록 다른 무언가는 약해진다. 그래도 괜찮다! 사람들은 바로 그런 어려운 선택을 해달라고 당신에게 돈을 지불한다. 그러니 자신이 선택한 타협을 자랑스럽게 여겨도 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제품에는 뚜렷한 관점이 있다. 어떤 부분을 잘하지 못하는지 분명히 밝히고, 그 대신 다른 무언가를 훨씬 더 잘한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폭넓은 기능을 두루 잘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특정한 어느 하나에서도 탁월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과 같다. 그것이 당신의 사용자를 위한 올바른 타협일 수는 있지만, 분명 타협인 것은 맞다.
좋은 디자인에는 뚜렷한 관점이 있다. 좋은 디자인이란 사용자를 위해 올바른 타협을 선택하는 일이다.
source https://stephango.com/design-is-compromise
HN에서는 디자인에 선택과 희생이 따른다는 데 대체로 공감했지만, 이를 모두 ‘타협’이라 부를 수 있는지는 의견이 갈렸다. 여러 목표를 함께 추구하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특정 사용자를 과감히 포기하고 핵심 대상에 집중하는 결정은 어정쩡한 절충이 아니라 분명한 방향 설정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결국 쟁점은 용어보다 무엇을 위해 무엇을 내려놓았느냐에 있었다.
실무에서 중요한 기준은 문제와 제약을 충분히 검토했는지다. 화면 크기, 대기 시간, 사용자의 주의력은 당장 피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지도와 정렬 가능한 목록을 함께 제공해야 하지만 버튼 하나가 화면 구성을 해친다면, 중요한 사용성을 위해 시각적 완성도를 일부 양보할 수 있다. 반대로 요구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선택지를 좁히고 절충부터 했다면 설계 부족에 가깝다.
겉으로 충돌하는 요구를 곧바로 반씩 포기해서도 안 된다. 편의성과 보안을 맞바꾸기 전에 구조를 정교하게 다듬어 둘 다 살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새로운 기법이나 추가 노력으로 제약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 다만 실제 사업에서는 시간과 예산뿐 아니라 조직 내부의 조건도 현재 과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제약으로 받아들여야 실행 가능한 결론에 도달한다.
결국 좋은 설계는 양보할 수 있는 항목과 반드시 지켜야 할 하한선을 구분하는 일이다. 보안처럼 핵심인 요소가 예산이나 권한 관계 때문에 계속 밀린다면 이를 불가피한 설계 판단으로 포장할 수 없다. 목표 사용자와 우선순위, 포기한 가치, 결정 이유를 분명히 남기고, 더 나은 해법을 찾을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가 현실적인 판단 기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