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개] 바이브코딩에 빠진 회장님.
코일마스터 차권묵 회장의 AI 개발 도전기
인터뷰 개요
전세계에 수천 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중소기업의 회장이 AI의 도움으로 회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서 주위를 놀라게 하였다. 개발 경험이 전무한 경영자가 코딩을 직접? 이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개발자 커뮤니티 'OKKY’를 운영하는 노상범 대표(sbroh)가 직접 인터뷰를 진행했다. (둘은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대화체로 편하게 정리한 것을 독자분들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들어가기에 전에 하나 짚고 가자면, 차권묵 회장은 투자 한 번 받지 않고 글로벌하게 수천명을 직원이 일하는 회사를 손수 일궈낸 사람이다. 이런 회사의 ‘회장’이라는 사람이 최근 코딩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개발자 출신도 아니고, IT전공도 아닌데, AI를 붙잡고 회사 시스템을 직접 만들고 있다길래 좀 의아했다.
그래서 “도대체 왜 갑자기 이러냐”고 물어봤고, 그 이야기를 정리해봤다.

코딩을 시작하게 된 계기
sbroh: 차회장은 어떤 계기로 갑자기 코딩을 시작하게 되셨나?
차: 나는 이런 AI 코딩하는 것들이 나오면서 나는 코딩을 못하지만 “저건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시작했어. 예전에 내가 혁신라인이라는 걸 엑셀로 만들었는데, 그때도 제조만 알았지, 엑셀은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었거든. 난 무역만 했던 사람인데, 엑셀을 그 당시에 7번을 끝냈어.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7번 본 거야. 엑셀 책을 왜 일곱 번을 봤냐면, 봐도 또 까먹고, 봐도 또 까먹고 해서 여러 번 봤어.
그러니까 사람이 생각이 틀려지더라고. 라인을 볼 때 내가 혁신라인이라는 걸 만들어서 생산량을 9000% 증가시켰어요. 90%가 아니고 9000%! 이게 실질적인 얘기고, 그 당시에 갑자기 우리가 대한민국 1등이 돼버렸어요.
sbroh: 그래서 이번에는 뭐에 도전하셨나?
차: 세 가지 프로젝트를 내가 진행하기로 했어. 하나는 공장 직원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게, 문제를 자꾸 발견하고 해결하는 걸 데이터로 남기는 시스템이야. 태국 애들은 태국말로 쓰니까 그게 한국어로 다 번역이 돼야 되고, 그 번역된 게 어느 기간 동안 주차면 주차, 월이면 월로 다 나누어서 GPT가 관여를 해서 리포트를 만들어야 되고. 그래서 얘네들이 진짜 일하고 있는지 가짜로 일하고 있는지 파악이 되게끔 만드는 거지. 이제는 바이브 코딩이 계속 업그레이드 되면서 최근에는 Claude의 Agents를 써서 여러 작업을 병렬로 처리해주니까, 작업이 훨씬 수월하고 오류도 많이 줄더라고.
개발 과정의 어려움
sbroh: 개발하는 과정에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차: 제일 어려웠던 게 커서(Cursor)가 이해를 못해요. 한국 사람 우리가 말하면 다 이해하잖아. “야, 이거 여기다 붙이고 이거 여기다 붙여” 라고 하면 알아듣는데, 얘는 이해를 못하더라고. 그게 제일 어려웠어.
아무리 AI라고 하더라도 내 말 뜻을 못 알아듣는 거야. 그건 이제 내가 코딩을 안 해봤기 때문에 코딩에 대한 언어를 내가 쓸 수가 없는 거야. 전문가들이 쓰는 언어를 내가 모르더라고.
sbroh: 그래서 어떻게 해결하셨나?
차: 그래서 그걸 알아듣게 내가 말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하고 ChatGPT를 켰어. 그리고 ChatGPT한테 내 말을 쓰고 “이것을 커서가 알아들을 수 있게 니가 뭔 말인지 알려줘” 하고 부탁했지. 그러니까 얘가 말을 잘 듣는 거야. 엉뚱한 짓을 안 하는 거야.
두 번째는 MCP라는 게 있어. MCP는 커서가 딴 일을 못하게끔 미리 제약을 걸어두거나 방향으로 몰아가는 거거든. 예를 들면 내가 PostgreSQL을 쓰는데 어떻게 하다가 오류가 났어. 오류가 나니까 얘가 갑자기 “이거 SQL 다른 걸 한번 써볼까?” 이러면서 막 작업을 해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MCP로 그 길을 만든 거지. “너는 PostgreSQL을 써야 되고, 이건 어떻게 해야 되고, 이건 어떻게 해야 되고” 이런 걸 정리해서 하나로 만들었어. 이제 Claude의 최신 버전에서 MCP가 더 강화됐어. 이전보다 제약 조건을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어서, 오류 발생 시 자동으로 대체 경로를 제안하지 않고 내 지시만 따르게 됐지.
거기에 Agents를 추가했어. Agents는 여러 AI 에이전트를 만들어서 각자 역할을 분담하게 하는 거야. 예를 들어, 하나는 DB 연결만 담당하고, 다른 하나는 UI 렌더링만 해. Skills는 특정 기술을 미리 학습시켜서, 번역 Skill이나 분석 Skill을 불러다 쓰니까, 프로젝트 속도가 2배는 빨라졌어.
시각화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sbroh: 그 외에 또 어떤 방법을 사용하셨나?
차: 캡처 프로그램을 좋은 걸 하나 써서 내가 만들고 싶은 걸 캡처를 해가지고 거기에 1번, 2번, “1번 빨간색 네모 칸에는 뭐가 들어가야 되고” 이렇게 작업을 다 하는 거야. 그리고 ChatGPT가 얘기한 거와 이거를 같이 주는 거야. 그럼 커서는 헷갈리지 않아, 이해가지.
sbroh: 와, 고수인데, 얘기 들어보니까? ㅎㅎㅎ 그래서?
차: 근데 이미 DB나 어떻게 연결돼서 어떻게 나와야 된다는 것은 이미 내가 회사를 하니까 내 머릿속에 다 있지. DB는 다 있는 거야. 그러니까 세일즈가 이렇게 움직였어. 그래서 고객사한테 가서 샘플을 10개 요청을 받았어. 근데 그게 하나의 프로젝트잖아요. 그 10개의 스펙이 다 다르잖아. 그럼 10개의 스펙 중에 어느 놈은 한 포인트가 들어가고, 어느 놈은 다섯 포인트가 들어가고… PCB 한 장에. 그러면 걔네들이 15세트 샘플을 주세요 하면, 하나 쓰는 건 15개를 준비해야 되고, 10개 쓰는 건 150개를 준비해야 되잖아.
그런 프로세스를 다 만드는 거예요. 머릿속에는 그게 다 돼 있는데, 그거를 커서에 이해시키는 게 너무 힘든 거지. 하지만 Agents를 쓰면 각 프로세스를 별도 에이전트로 나눠서 병렬 처리하니까, 복잡한 스펙 관리도 수월해졌어.
완성한 프로젝트와 성과
sbroh: 그래서 지금 만드신 게 어떤 건가?
차: 첫 번째는 이슈 찾는 사람, 이슈 해결자. 공장에 있는 반장, 조장, 직장 이런 애들이 핸드폰으로 문제를 찾아서 다 적으면 그게 그래프로 쫙 나오고 보고되는 거. 공정에 문제 되고 회사에 문제 되는 걸 다 찾으면, 그거를 잘 찾고 잘 해결한 사람한테 상을 주는 프로그램 하나.

그 다음에 중국에서 계측기가 새롭게 태국 공장에 왔는데, 애들이 계측기를 사용할 줄도 모르는 거야. 중국어로 되어 있으니까. 그래서 중국에서 녹화를 딱 뜨면 태국어, 중국어, 영어, 한국어로 쫙 나오는 거예요. 그건 ChatGPT API 받아가지고 바로 하면 금방 되는 거니까. Agents를 써서 번역 에이전트와 자막 생성 에이전트를 연동했어.

세 번째는 샘플 관리. 전 세계에서 샘플들이 다 입력이 되는데, 그 샘플들을 자꾸 빼먹고 샘플이 급하다고 하니까 검사 안 하고 나가고 문제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서 전 공장과 영업사원이 하나를 딱 보면 전부 나오는 거지. 일주일 동안 우리가 어떤 업체에 어떻게 샘플이 진행됐으며,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한 달 동안 해결된 사건은 몇 개고, 미해결된 사건은 몇 개고, 미해결된 원인은 뭐였으며 이런 것들이 ChatGPT가 다 분석을 해서 리포트까지 나오는 거.
sbroh: 이런 것들이 ERP로는 해결이 안 되나?
차: 이건 회사에서 하는 MS나 아니면 ERP나 이거 가지고는 안 되는 거, 내의 것들이거든. ERP가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하지만 회사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 나머지는 ERP가 다 해. 하지만 그 외의 것들은 내가 충분히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sbroh: 그래서 이걸 직접 만드셨고, 지금 어디까지 진행되셨나?
차: 그 만든 거는 지금 서버에 올려가지고 태국에… 싱가포르 서버에 올렸어. 올려가지고 쓰기 시작한 지 지금 며칠 됐어. 그동안은 계속 개발을 우리 안에 있는 PC에다가 네트워크를 연결해가지고 그걸 썼는데, 사실 그건 어떤 오류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거고 그게 다 끝났어. 그게 다 끝나서 아예 서버에 올려가지고 정식 URL이 나왔고, 정식 URL로 태하면 전 세계 어디서나 다 액세스할 수 있는 거.
직접 개발의 의미와 전망
sbroh: 보통 기업의 CEO들은 개발자를 고용해서 이런 일을 맡기는데, 직접 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
차: 내가 할 일이 없어. 그래서 하는 거야. 내가 심심해. 뭐라도 해야 돼, 지금. ㅎㅎㅎ
사실 문제가 나는 이걸 하면 새벽 2시에도 하고 3시에도 하고 4시에도 하는데, 그거를 정리해서 전문가한테 설명하는 게 너무 힘든 거야. 설명이 너무 힘들다. 차라리 내가 ChatGPT한테 정리해가지고 설명을 하면서 그걸 쫙 뽑아낸 거를 자료를 딱 저장했다가 그걸 바로바로 보내면 될 텐데, 매번 설명해야 되니까.
게다가 나는 30년 동안 이걸 했던 사람인데, 그 사람이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워. 전달하는 과정이. 그래서 차라리 내가 하는 게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해. 근데 얘가 하면 “이게 그게 아니고요, 그게 아니고…” 이런 경우가 너무 많다라는 얘기야. Claude Agents가 내 아이디어를 여러 관점에서 검증해주니까, 오류가 줄었어.
sbroh: 이 경험을 통해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시나?
차권묵: 좀 더 개발을 계속 하겠네! 이러다가… 재밌을 것 같아. 못 만들 게 없을 것 같아. 지금 내가 세 번째 만드는 건 상당히 어려운… 어느 정도냐 하면 6명이 들어가서 5.5개월 걸리는 프로젝트. 이걸 구현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돼? 보통 사람이라면 이걸 어떻게 구현하니 그랬더니, “팀이 이렇게 만들어져 가지고 6명에서 5.5개월 정도 걸립니다.” 근데 그거를 나는 그냥 혼자 하는 거야. Claude Skills로 커스텀 스킬을 만들어서, 복잡한 로직을 모듈화했어.
sbroh: 이러니까 외주 업체들이 지금 IT 회사들이 죽어나겠네. 누구나 할 수 있다니…
차: 그런 세상이 맞다. 이거를 우리 전 직원한테 제일 잘 만든 놈 내가 상을 주겠다고 얘기를 한 이후에 부원들이 집에 가서 막 만들고 있어. 이해도가 확 올라갔어요. 왜냐하면 누구나 다 그걸 하고 싶었는데, 코딩이라는 벽 때문에 못 했었거든.
성공적인 AI 코딩의 핵심 요소
sbroh: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
차: 한 2-3주는 정말로 힘들어. 그 2-3주만 딱 넘기고… 간단한 걸 하잖아. 예를 들어서 ToDo 리스트는 누구나 해. 근데 좀 DB가 복잡하고 얽히고 섞인 것은 처음에 그거 정립하는 데 한 2~3주 걸린다고 머리 깨져. DB하고 웹 서버하고 연결이 되잖아. DB의 내용을 웹 서버가 표현을 하는 거니까.
그 과정을 좀 이해하면 프론트하고 백엔드를 이해하는 거지. 그래서 나중에는 내가 DB를 마음대로 손볼 수 있다면 웹 서버는 문제없이 갈 수가 있다라는 자신감이 있어요.
그러니까 내 머릿속에 DB를 먼저 구성하는 거예요. 그게 한 3~4주 정도 걸릴 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 그게 딱 정리되면 이제는 커서가 말을 알아듣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근데 그게 정립이 안 되고 하니까 내가 뭘 시켰는지를 모르는 거야.
sbroh: DB 구성이 중요하군.
차: DB를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DB가 됐으면 그다음부터는 이제 커서 가지고 장난할 수가 있어, 놀 수가 있다고. 근데 일반 사람이 DB가 머릿속에 들어 있기가 힘들거든. 그래서 내가 엑셀을 공부했던 게 사실 DB는 엑셀이랑 똑같거든. 셀이니까 그게 많이 도움이 됐어요.
sbroh: 이게 지금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 정도면은 정말 앞으로…
차: 내가 만든 프로그램이 바로 이 공장에 있는 실시간으로 다 태국어, 중국어 다 나오는 거야. 난 너무 좋아.

sbroh: 나는 오늘 차권묵 입에서 커서와 윈드서프와 MCP라는 단어가 나올 줄은 정말 생각도 안 했네. 앞으로 개발자가 필요 없겠네, 코일마스터에는.
차: 한 1년이면 누구나 다 할 것 같아. 전 세계인들이 마치 엑셀을 하듯이.
마치며ㅣ편집자의 한마디
결국 개발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보다 "무엇을 해결할 것인가"라는 현장의 비즈니스 로직에 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ERP조차 해결하지 못한 세세한 공정상의 문제들을 AI를 통해 직접 풀어내시는 과정은 모든 경영자에게 큰 귀감이 되지 않을까. "심심해서 시작했다."는 농담 속에 담긴 무서운 실행력이 IT 업계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되는 오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