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선배님들께 조언이 필요합니다
안녕하세요.
클라이언트 6년차로 살다가, 기회가 되어 서버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이제 갓 서버 일을 시작한지 6개월정도 되었습니다.
클라이언트 시절, 항상 일에 치여 살다가 서버로 전향하니 일이 너무 없어서 고민입니다.
조금 썰을 풀어보자면,
클라이언트 시절때는 아무래도 특성상 작은 일도 많고 그러다보니까 일이 없었던 적이 없었고,
회사도 망하고 월급도 밀려보고.. 이것저것 고생을 하면서 경력을 키워왔습니다.
제대로 된 사수가 없었고, 항상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가 저 혼자라던지..
안좋은 환경에서 배우다보니 깊이가 부족했던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서버로 일하면서 다른 일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고,
저 말고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부분에 있어서 열심히 배우고자 왔습니다.
그리고 온 현재 회사에서는,
따로 신규 입사자에 대한 프로세스가 있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여태 회사 생활 하던게 있어서 그런지 눈치껏 선배들이 일 얘기 하는거 줏어듣고..
기웃기웃 하면서 이분은 뭐하고 있을까? 하면서 나름 그쪽 코드도 봐보고,
해결했다고 주어들으면 그 사람이 올린 깃 커밋 로그 보면서, 아 이렇게 수정 했구나.. 하면서 보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선배에게 작은 컨텐츠라도 개발하고 싶다 하여 하는 작은 일들 받아서 해보고,
워낙 코딩하는 게 좋아서인지 작은 일이어도 신이 났습니다.
서버에 대한 지식이 처음이고 선배들에 비해 많이 얕다보니까 작은거라도 신기하고 재밌더라고요.
이렇게 3~4개월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여러 언어를 쓰는데, 일단 서버에서 사용하는 메인 언어와 sql 등 어느정도 컨텐츠 개발은 그냥 할 수 있을 정도로 업무에 익숙해 졌습니다.
추가로 회사 내 서버팀이 관리하는 운영툴 언어도 익숙해져서 기능도 만들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로 그래서 선배님들께 일을 나눠달라 하여, 작은 컨텐츠여도 여러개 만들고 그랬습니다.
비록 다른 분들보다 일은 적은것 같지만,
이정도라도 도움이 될수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좋았고, 뿌듯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문제는 5개월정도 됐을 때 부터 였습니다.
단도진입적으로 말하면 이 이후로 일이 아에 없습니다.
물론.. 제가 아직 부족하고 무언가 큰일을 맡기엔 부족한 실력이라 생각되기에 일을 주지 않는거다. 라고 판단하여 선배들이 해놓은 코드 좀 봐보고 그러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 TMI 덧붙히자면 클라이언트랑 붙어서 같이 하나를 완성시키는 구조다보니 클라이언트 코드도 같이 봤고, 전체적으로 굴러가는 구조도 같이 봤습니다. 클라이언트 시절이 있다보니.. )
제가 소극적이었는지, 이게 문제점이 된것인지..
코드를 보면서 서버 프로그래머로써 생각하는 마인드를 좀 바꿔보자 하는 마음에
스타일 비교도 해보면서 조금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던거 같습니다.
저만 일이 없는게 불안해서 괜히 선배님들 한번씩 기웃거리고,
선배님들이 바쁘신거 같으면 타 팀에서 오는 작은 업무 요청은 제가 하고 그랬습니다.
회사에서 하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야간에 대기할 일 생기면 새벽까지 자진하고 남고 그랬어요..
근데 6개월이 다가오자,
갑자기 제일 높은 상사에게 면담에 불려가게 됐는데,
요즘 일이 없는걸로 안다. 일이 없는거는 못해서 주지 않은거다.
본인도 못하는거 알지않느냐. 나는 방관하고 지켜보는 사람인데, 내가 선생님도 아니고 널 계속 가르칠수는 없다.
이런 소리를 듣고 나왔습니다.
듣는 당시에 숨이 턱 막혀서.. 아 진짜 내가 서버로써 못하는걸까 하고 아찔해졌습니다.
그래서 노력해보겠다고.. 서버 일 계속 해보고 싶고, 포기하면 미련 남을것 같고.. 코딩하는거 좋아하고 보는거 좋아하니까 더 해보겠다고..
그랬더니 몇개월 더 지켜보겠다 하고 얘기가 끝났습니다.
나오고 나니까 한숨이 쉬어지더라고요. 뭘 해야할지 막막해지고..
입사한지 이제 반년인데 벌써부터 이러면 어떨까 싶고.. 계속 우울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조금 억울 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제가 서버일은 처음이다보니 부족해서 일을 안주는건 알겠는데,
(참고로 저한테 면담한 최고 상사분이 하나의 컨텐츠를 배분하고, 그 담당자들이 모여서 만드는 형태)
처음부터 저에게 한 번도 일을 주신적이 없는데 못해서 안줬다고 하시니..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또 처음에 의아했던 부분이,
회사에 호칭문화가 없습니다.
최고 상사분이 반말도 하시고 욕도 하시고.. 가깝게 지내는 팀내 몇명이 있는데,
그분들과 사적으로도 형동생 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이야기에 끼어들고 싶어도 타인의 얘기를 하거나, 제 얘기엔 반응을 별로 안해주시고,
심지어 업무 공유도 그들만의 단톡이 있는지 그쪽에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걸 알게된게 옆에서 대화하는 걸 들었는데 "어제 카톡으로 얘기한거 기억하냐" 이런식으로 말하면서 대화하더라고요)
그리고 이 친한 무리들 전부가 호칭이 없습니다. ~야 하면서 반말하고 있죠.
저는 존댓말을 쓰고 있는데 가끔 어색해서 힘들어지는 순간이 있긴 했던거 같아요. 그래서 더욱 가까워지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모르는 사람(친구) 얘기를 하니까 더욱 끼어들기 힘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초반에 코드 비교해보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던것 같아요.
모르는거 최대한 옆사람한테 물어보면서 조금 귀찮게 했던 것 빼고는 거의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던거 같아요.
그러면서 설명 들은거 에버노트에 요약해서 정리하고, 회사 내 위키에 문서로도 작성하고 그랬죠.
회사에선 적정선 내에 가깝게 친해지면 기대를 하게 되니까,
이 부분은 크게 개의치 않고 넘어갔었는데.. 생각 해보니 같이 업무 공유해주면 좋았지 않나 하고 억울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팀에서 회사 메신저로 뭔가 문제가 있다.. 하면 담당자가 제가 아니어도 코드 한번씩 기웃거려보고
여기 수정해보면 되지 않을까요? 라고 말도 건네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6개월이 되었네요.
여전히 저는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일이 없는게 상사분은 제가 재능이 없어서 그런거다 라고 합니다.
미쳐버릴거 같습니다.
가슴 한편으로는 서버 일 계속 하고 싶은데, 일을 주셨으면 좋겠다. 기회를 달라. 라고 요청을 했지만 여전히 없고,
그 팀내 최고 상사분이 친한분들께 이미 제 얘기를 했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팀 내에서는 저는 무능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서 자존감이 더 바닥으로 떨어지는거 같습니다..
면접때 서버 일 처음이라서 배우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을 때,
괜찮다고... 다 가르쳐주니까 배우면 된다.. 이러셨는데..
회사 와서 일 없이 앉아있으니까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서,
너무 일하고 싶어서, 너무 배우고 싶어서, 남들 안하는 작은 일들이라도 자진해서 하고 있는데,
이 마저도 스스로 자괴감이 듭니다.
그래서 힘들어서 그동안 개발쪽 공부 해 보고 싶은거 책이라도 잠깐잠깐씩 읽는데,
안그래도 일 안하는 사람으로 찍혀있는거 같은데 책보고 있으니 더 눈치가 보이고.. 힘이 듭니다..
아마 이러다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나가라고 할 것 같기도 하고..
그거와 별개로 제 경력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너무 힘이 듭니다.
그냥 대놓고 공부하는게 맞을까요?
아니면 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제가 넉살좋게 먼저 말도 건네보고 그랬어야 했을까요?
아니면 더 적극적으로 일하고 싶다고 어필 했어야 했을까요?
주변에서 지켜보던 친구들은.. 1년 채우고 이직하라고 하는데..
개발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업무시간에 눈치가 보입니다. 안그래도 찍힌것 같아서..
그래서.. 작은 조언의 말이라도.. 듣고 싶어서 여기에 글을 남기게 됐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