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직 경험
얼마전 40대 이직에 관한 질문글이 올라와서 답글을 길게 썼는데, 등록버튼을 누르니 세션이 날라가서인지 글도 같이 날라갔습니다. 최근 경험담이라 같이 공유하고 싶어 다시 씁니다.
주로 대기업이나 SI보다는 스타트업을 다녔습니다. 2월까지 전직장을 다니고 3월 한달간 구직활동을 하였고, 곧 출근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각 사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사A
채용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서류 제출
- 1차 비대면 면접
- 2차 대면 면접
- 1차 컬쳐핏 미팅
- 2차 컬쳐핏 미팅
- 대표 면접
1차 비대면 면접에서는 비즈니스쪽과 개발쪽 1명씩 두명이 들어와서 진행한 프로젝트 중심으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주로 개발쪽 질문이 많았습니다. 2차 대면 면접의 경우는 임원들 4명과 함께 경험과 개인적인 생각을 중심으로 대화했구요.
컬쳐핏 미팅은 출근합(출근해서 합을 맞춘다)이라고도 하는데, 저도 이번에 처음 해봤습니다. 총 2틀을 진행했는데, 각 팀 별로 티타임, 애자일 미팅, 패어프로그래밍 등에 참여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시간을 많이 뺏겨서 좀 짜증났는데 지나고 나니 좋은 프로세스같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과 자연스레 대화하면서 회사의 단점과 그에 대한 직원들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입사에 좀 회의적으로 바뀌었고, 대표 면접에서 그런 생각을 얘기했었는데, 결국 불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합격하더라도 고민했을 것같습니다. 이직하면서 첫번째로 생각했던 회사였을 만큼 이미지가 좋았는데 실제 모습은 기대만 못했습니다. 컬쳐핏 미팅이 없었으면 들어가서 후회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회사B
- 서류 제출
- 1차 비대면 코딩 테스트
- 2차 비대면 코딩 테스트
- 3차 비대면 코딩 테스트
- 레퍼런스 체크
- 대표 면접
여러분들이 싫어하시는 코딩 테스트가 빡센 회사입니다. 비슷한 수준의 문제를 5문제 정도 풀었던 것 같습니다. 운이 좋게도 전 회사에서 주니어들 코딩 실력 높이려고 백준을 시켰는데 나름 모범을 보이려고 같이 했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문제 수준은 중간 정도이고, 구글 행아웃과 독스를 통한 문제 해결 과정을 보는 방식의 테스트였습니다. 스타트업 치고는 상당히 절차가 잘 마련되어 있는 편이어서 놀랐습니다. 레퍼런스 체크는 4명을 후보로 제출하면 그 중에 3명에게 질의하는 방식이었고, 전화가 아닌 지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면접에서는 진행한 경력 위주로 대화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좋은 느낌으로 남은 채용이었습니다. 오퍼 금액이 생각보다 작은게 조금 불만이었지만 현재 회사의 투자 라운드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회사C
- 서류 제출
- 비대면 과업 테스트
- 실무자 인터뷰
- 임원 인터뷰
회사B와는 다르게 전반적으로 나쁜 경험이었습니다. 정확한지 확신할 수 없지만 과업 테스트는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형태였는데, 프로그램 작성 4문제, SQL 2문제, 주관식 1문제였습니다. 문제 수준은 학교 시험 수준의 단답식이었고, 이걸로 뭘 확인하려고 하는지 의도가 잘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실무자 인터뷰는 2명의 개발자와 진행했는데, 질문들의 방향이 잘 파악되지 않아서 대화라기 보다는 구술 시험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농담이나 스토리텔링할 여지가 없어서 면접 분위기도 좋지 않았습니다. 면접관도 시간 채우는 걸 힘들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임원 인터뷰를 앞둔 상태에서 지원 포기 의사를 밝히고 중단하였습니다.
회사D
- 서류 제출
- 기술 세미나 및 질의 응답
실제로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아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채용 절차가 너무 늦게 시작해서 이미 다른 곳에서 오퍼까지 온 상태라 더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10분 정도 진행되는 기술 세미나 PPT자료 만들고 송부한 상태에서 포기 의사를 밝혔습니다.
회사E
- 서류 제출
서류에서 떨어진 회사인데, 아마도 원하는 지원서 양식이 경력의 나열 형태가 아닌 스토리 텔링의 형태였던 것 같습니다. 좀 미리 조사를 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 같은데, 방심한 것 같습니다.
이번 구직에서 느낀 점은 시니어를 위한 구직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어떤 회사가 구인을 한다 정도의 정보만 넘쳐나고, 구체적인 처우와 채용 절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시간을 많이 써야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지인들을 통한 업계 평판을 확인하고 괜찮다 싶으면 구체적인 정보를 모았습니다. 이런 부분을 채워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보시면 아시겠지만, 40대가 넘어가면 회사에서도 상당히 신중하게 채용이 진행됩니다. 과거보다 훨씬 더 검증에 좋은 방법들을 도입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최근 개발자 신입 연봉 인상으로 업계 전체가 오른 것 같이 느껴지지만 시니어 개발자의 경우는 최근에 오히려 줄어든 느낌입니다. 시니어들의 처우는 2015년 빅데이터 열풍, 2017년 블록체인/AI 열풍때 급등했다가 이후로는 현실화되고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당연히 수요 공급의 원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