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학부 유학후 취업 2년차인데 고민입니다
안녕하세요
유럽쪽 최상위권 대학에서 컴퓨터과학 학부 졸업 후 금융데이터 제공회사에서 2년차로 근무중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병역문제와 미래 진로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항상 머리가 아파옵니다. 최대한 줄여서 설명하면,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잘 달려온 것 같으나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에게서 본인이라면 어떤 생각일 지 궁금하여 글을 올려봅니다.
컴퓨터와 코딩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좋아하는 편이었고, 그래서 학부까지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나름 최상위권 대학에 와서 수재들과 경쟁하며 인생에 큰 재미 없이 20대 초반을 보냈습니다. 중상위권 성적으로 괜찮게 졸업했으나 더이상 이런 상태로 진짜 천재들 사이에서 대학원까지 공부를 하기는 힘들 것 같아 학부시절 인턴했던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주변에서는 제 학벌과 커리어를 보면 성공했다 하고 뛰어난 수재로 봐 주지만 솔직히 저는 그냥 그때그때 제가 갈 수 있는 곳 중에 가장 좋은 곳에 지원하여 들어가고, 그저 견디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2년정도 일을 하면서 학부에서 배웠던 지식은 점점 까먹게 되고 실무 짬만 늘어나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학부시절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워라밸이 괜찮아서 저녁시간이 있음에도 추가로 개발이든 뭐든 공부하기보단 계속 쉬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원래는 2년 정도 일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병역을 학부 산업기능요원 재배정을 이용한 병특이든 그냥 일반병이든 들어가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랑 겹쳐서 자격증 시험 일정이랑 기타등등으로 그렇게 하기가 쉽지가 않아졌습니다. 사실 5년 동안 여기서 일을 하면 영주권이 나옵니다. 영주권이 나왔다고 병역면제가 되는 것은 아니나 이후 유럽으로 돌아오기가 용이해집니다. 하지만 학부생활 포함 4년 이상 여기서 혼자 살아본 결과... 3-4년 여기서 더 버티기보다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만 커지는 것 같습니다 ㅠㅠ
하지만 한국에서 개발자의 입지가 어떤지는 잘 압니다. 단순 잡플래닛에서 연봉만 둘러보고 계산해봐도 손에 떨어지는 돈이 예상대로 반타작이 나더군요. 게다가 저는 금융 쪽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은 이쪽이 잘 되어있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아예 박사까지 쭈욱 달려서 들어가야 의미가 있는 느낌인 것 같구요. 그래서 더더욱 한국으로 리턴하고 싶은 마음과 영주권을 획득해서 보험을 들어놓고 뭔가 하는게 옳은 걸 아는 마음이 상충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 20대 중반인데, 계속 버티는 삶을 사는 기분이 듭니다. 대신 이뤄놓은 것이 있기는 하지만, 슬슬 까먹어가고 새로 배우는 지식은 없으니 남들의 시선과는 달리 제 안에서는 빛이 바래가는 기분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행복하지 않은 상태로 20대가 끝나버릴까봐 무섭습니다.
제가 정말 일생을 바춰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20대를 바쳐서라도 이뤄봐야겠습니다만, 그런 것도 없는 상태구요. 정말 고민입니다.
사족이 길고 글에 방향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 여러분이 보셨을때 제 이야기가 배부른 소리인지 진짜 고민인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따끔한 충고도 환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