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설계자 vs S/W 개발자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먼저 제목을 자극적으로 적어죄송합니다.
벌써 2월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진로를 고민 중인 4학년 졸업반 27살 남자입니다.
저는 본 전공으로 기계공학을 하며 흔치 않게 복수전공으로 컴퓨터공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컴공 랩실에도 들어가 개발을 하며 여러 연구과제나 논문에 참여했습니다.
처음 입학할 때만 해도 기계는 나름대로 취업 시장에서 최고로 대우받는다고 생각했었고,
작년 하반기에 조기취업을 준비할 때만 해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거기에 컴퓨터공학 복수전공까지 더해지면 여러모로 환영받을 줄 알았죠.
물론 컴퓨터공학 복수전공도 알파고 AI 출현에 무작정
시작한 감이 없잖아 있긴 했습니다만,
단순히 서브로써 언제든 본인이 원하는 코딩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계공학 엔지니어가
되자는
목적이 컸어요.
하지만 여러 취업 사이트들을 찾다 보니 더는 제가 생각하던 기계공학과가 아니었습니다.
4년제 졸 기계공학과 졸업자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을뿐더러, 연봉 및 근무여건이 제가 생각하던 거랑
차이가 크게 나더라구요.
(기본급 180에 추가근무 다 합쳐서 겨우겨우
2800~3000 맞추는 수준)
거기에 두 가지 전공을 공부했다는 장점을 살려서
취업하려고 하니 문은 더 좁아지고….
몸으로 구르며 여러 가지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주로
소기업이나, 벤처기업 위주로 도전했지만,
열 군데 집어넣으면 3~4곳에서 연락이 오긴 했지만, 매번 면접에서 바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면접에서는 주로 '우리 회사가 두 업무다 하긴 한다. 열심히 한 것도 알겠다. 하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것 과는 좀 다르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작은 기업이라도 업무가 나누어져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것보다 더 작은 스타트업은 신입이 아닌 당장 와서 일해 줄 사람을 원하구요.
오히려 기계쪽이 약할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우리는 신입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해온게 실제로 와서 할 업무랑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것이다.' 라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회사에서는 코딩능력과는 상관없이 결국 설계 업무 수행해줄 사람은 원하는 것이고, 저는 기계과 애들이 기계 전공에 더 집중할 때 랩실, 복수전공 등으로 본 전공에 힘을 뺀게 사실이니까요.
그렇게 지원서 송부, 대기, 면접, 대기, 탈락 통보
등등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3가지 정도로 진로를 고민 중입니다.
1. 코딩 쪽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서 지금부터라도 코딩테스트를 준비해 클라이언트 개발자 쪽 준비로 넘어갈지
2. 아직은 기계 쪽에서 좀 더 도전해보며 기사 자격증도 따고 솔리드웍스나 오토 캐드 등의 설계 프로그램 등을 갈고 닦을지
3. 둘 다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기계-컴퓨터 융합 관련 대학원을 가서 석사 채용을 노릴지
1번에 관해선 연구실에서 C# 이용한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개발 파트(WinForm, Unity) 맡아서 2년 동안
매일 연구실에 틀어박혀 코딩했던 경험이 있기도 했고 그 과정이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학점도 4점대로 타과생치고 잘 마무리했습니다.
2번은 저의 본 전공이기도 하고 처음 취업준비를 시작할 때 S/W 개발자를 배제한 게 낮은 연봉에 있었던
만큼 평균적인 연봉이 높아 안정성이 있어 힘들게 공부한 4년에 대해 미련이 남습니다.
학점도 3.5 정도로 그렇게 나쁜 편도 아니었구요.
3번의 경우는 기계공학과 학부과정에서 CAE 해석이나 진동 등의 신호를 코딩으로 직접 가공하면서
분석해보는 수업을 상당히 흥미롭게 들었었는데, 이런 부분의 RnD쪽은 학사 채용이 거의 없기에 대학원
가서 공부해보고 석사로 취업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생각이 복잡해지는 게 기구설계자의 수요가 얼마나 가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겁이 납니다.
당장의 제 짧은 생각으로는, S/W 와 AI가 발전돼서 많은 부분 대체되면 어떻게 될까?
지금 당장은 괜찮겠지만, CAD 소프트웨어가 발전되어 사람이 하는 영역이 줄어들고
10년 20년 뒤에 컴퓨터가 대신 최적화 설계해서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기계공학 학부 전공자가 앞으로도 계속 경쟁력이 있을까?
주변 또래에서는 기계를 버리고 컴퓨터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나 같으면 컴퓨터로 간다.
부모님에게 이야기 드려보니, 컴퓨터공학 다 할 줄 아는 거, 왜 기계를 버리고 거기로 가느냐?
머릿속이 복잡해 너무 두서없이 적어서 죄송합니다.. 선배님들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