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비원 정책이 폐지되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들
많은 분들이 국비 지원을 통해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예민한 문제이며 단순히 생각하고 오해의 여지가 많아 피하고 싶은 주제였으나 단순히 넘길 문제는 아니라 글을 남깁니다.
일단, 국비지원의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정부가 국비지원을 통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상황은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특정 산업의 유지 및 발전에 필요한 일력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할 때 정부는 국비지원이란 정책을 통해 부족한 인력을 추가 공급하려고 합니다. 이는 사전 조사를 통해 산업의 규모를 바탕으로 이에 필요한 인력을 계산해 목표치를 정해놓고 목표치에 맞는 인력을 공급하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정부는 고용 정책의 결과를 이러한 양적 수치를 바탕으로 통계를 내고 평가합니다. 따라서 국비지원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합니다. 때문에 근본적으로 국비지원 정책을 통한 교육의 질의 개선이나 해당 산업이 가지고 있는 근로 환경 등 양적으로 평가하기 힘든 문제는 제외됩니다.
이에 따라 IT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비지원 교육기관은 교육생의 숫자, 수료율 그리고 단순한 취업률을 바탕으로 보조금을 받습니다. 따라서 국비지원 교육기관이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법은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보다 보다 많은 학생을 단기간에 교육시키는게 우선일 수 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학생의 수가 이익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학생의 수준을 관리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분명 특정 교육을 수료하기 위한 기본 학력이 부족한 사람도 관리를 해야 하며 이는 수료률을 높이기 위한 가장 낮은 수준의 교육만을 제공됨을 암시합니다. 따라서 이는 전체적 교육이 질적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더불어 국비지원을 통해 낮아진 진입 장벽은 고용 시장을 교란시킵니다. 단기간에 훈련된 저급 인력이 고용 시장에 과잉 공급이 이루어지고 이는 시장의 전체적 임금의 하락을 일으킵니다. 국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여 간접적인 방법으로 특정 인력의 임금을 통제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과거 고도 성장기 인적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절에는 효과를 이루었으나 산업이 고도로 전문화 됨에 따라 이러한 방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역으로 정부가 고용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함으로 임금 수준이 동결되고 이는 고급 인력이 해당 산업에서 일해야 할 유인을 저해합니다. 더불어 단기간에 교육된 저급 인력의 과잉 공급은 기업체에서 우수한 인재를 찾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이는 곧 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집니다.
기업의 경쟁력 저하와 만성적 저임금의 상태는 만성적 인력 부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기업에서 필요한 숙련 인력을 공급되지 않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는 근무환경의 저해 및 저임금의 현상을 고착시켜 산업 전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집니다. 이는 정부가 다시 고용시장에 개입하게 만들어 양의 피드백을 강화시켜 끝없는 지옥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IT 업종에서만 일어나는게 아닙니다. 저의 부친은 조선 업계에 종사하시기 때문에 자세한 상황을 아는데 조선 업계 또한 IT 업종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한 때 금접사로 불렸던 용접공들은 높은 몸값을 지니고 있었고 이를 인력이 부족 때문이라 해석한 정부는 국비지원을 시작합니다. 훈련되지 않은 저급 인력이 넘쳐나기 시작하고 용접사의 임금은 오랜 시간 동결시키고 많은 고급 인력이 해외로 유출되어 산업 자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때 고급 용접사들 중 캐나다나 호주로 이민가신 분들을 주변에서 많이 봤습니다.
단기간 간에 교육받은 저숙련 인력이 늘어나자 조선 선박의 퀄리티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이를 보완하려고 정부가 기업체에 숙련공에 대한 자격 요건을 강화하자 편법을 사용하여 자격증을 기업체가 서류 상에서만 보유하는 방식으로 이를 피해나갔습니다. 자연히 품질은 더 저하되었고 이는 품질 검사의 비리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각종 안전 사고와 재해는 증가하고 이는 한해 한국 산업체에서 사망하는 사람의 수가 미군의 이라크 파병 당시 연 사망자 수를 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아마 SI에 일하시는 분들은 다른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다르지 않음을 느끼셨을 것 입니다. 이러한 폐해를 생각한다면 왜 국비지원 정책이 사라져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요? 국가가 고용 시장에 임의로 개입하지 않는 것입니다. IT 강국인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국비지원으로 학원에서 6개월 짜리 Big data 전문가나 AI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이들 국가는 고용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인력의 양성을 교육 기관에 맡겼습니다. IT 산업은 모든 산업 중 가장 혁신적인 산업인데 달리 말해서 생산성의 향상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산업입니다. 이는 IT 산업 자체의 경쟁력을 증가시키고 고급 인력을 유입할 여력을 마련 합니다. 따라서 고급 인력이 공급되고 이는 산업 자체의 경쟁력 강화로 다시 선순환됩니다.
피고용인 입장에서 볼 때 교육의 비용이 매우 높으나 이를 만해할 만큼의 이윤을 얻을 수 있기에 스스로 비싼 교육 비용을 감수하고 이는 정부 지원금 없이도 양질의 인력을 공급하게 하여 해당 산업의 성장을 선순환하게 했습니다.
한국을 볼까요? 네이버나 카카오톡 그리고 배달의 민족과 같은 기업들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지 않고 따라서 고급 인력을 고용할 자본력을 가지고 있고 이는 생산성의 개선으로 이어져 산업 자체의 경쟁력 강화로 선순환하게 됩니다. 이는 네이버, 카카토옥, 배민의 시가 총액 추세로 너무나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지 보수 업체들의 경우 매출 면에서 거대하나 불안정한 고용 구조와 협력 업체의 착취가 아니라면 유지가 불가능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 정부가 취해야 하는 행동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을 정리하고 승자 독식을 통해 경쟁력이 강한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대신 보조금과 고용 시장 개입을 통해 죽지 않을 정도로 연명하는 다수의 좀비기업을 탄생시킵니다. 이는 자연히 도태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산소호흡기를 달아 죽지 못하게 만들고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져 결국 경쟁력 있는 업체까지 좀비 기업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그 결과 현재 전체 기업의 50% 이상은 부채의 이자를 제외한 상태에서 더 이상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연명 단계의 좀비기업인 상황입니다.
국비지원은 복잡한 한국 특유의 경제 문제 중 하나이지만 대략 보시다 싶이 고도로 전문화된 산업 사회에서 부작용만 일으키는 악성 정책입니다. 이를 보시면 국비지원 교육을 받으신 분들이나 지금 받고 계신 분들도 왜 국비지원교육이 사라져야 하는지 어느 정도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교육 질적 저하로 대부분의 교육 업체들이 학생 수에만 눈이 멀어 정작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도 제대로 가르치는 곳을 찾기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을 본다면 사실 지금까지 국비지원 교육의 악명으로 업계에서 단지 국비지원 교육을 받았다는 이유로 기피 대상이 되었다는 점을 본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정책으로 양질의 교육의 기회를 잃은 국비지원생들이라 생각합니다.
+ 학원 교육에 대해서 잠시 말씀 드리자면 친척 중 한 분은 전문적으로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교육을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강남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방학이면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과학고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양질의 강사들에게 교육을 받는 이들은 미국 등의 해외 명문대에 진학 후 졸업하여 유명한 기업에서 채용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강사 분들도 어디 산업에서 도태된 분들이 아니라 업계 최고인 분들이 소위 말하는 억대 연봉을 받고 스카웃 받아 일하시는 분들입니다. 주로 단과 수업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나 교육비도 40 - 60만원 수준으로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닙니다. 아마 국비지원으로 학원들이 받는 보조금과 그리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비슷한 돈으로 전혀 정반대의 현상이 서울이란 좁은 땅에서 일어나는 현실이 아이러니 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