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밀린 이야기
보통 개발자라면 월급 한번씩은 밀려보는데, 제 첫회사는 좀 재밌었죠.
지금은 망한 코스닥 상장사였는데, 사장이 공지도 없이 월급을 안주더라고요.
다음날 바로 팀장한테 가서 회사 그만두겠다고 이야기 하니까, 너무 빠른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생각해 보면 월급 밀린 바로 다음날 그만둔다고 이야기 한건 정말 잘했다 싶습니다.
일단 한달 뒤에 무조건 나간다고 하고, 일을 했죠.
그런데 팍스넷에서는 회사 주주총회 한다고 검은 양복입은 아저씨들끼리 대치하는 사진 올라오고, 어디서 사채를 끌어 썼는지 몰라도 검은 양복 입은 아저씨들이 회사 입구에서 죽치고 있었죠. 아마 누군가가 회사에 쳐들어올걸 대비해서 회사에서 고용한 사람 같았죠. 그런데 갑자기 사장이 바지 사장으로 바뀌더니, 구속이 되었는지 사라지고, 진짜 사장이란 사람은 해외로 도망 갔는지 얼굴도 안보였죠. 병특인 친구도 있었는데 군대 다시 가야 되는거 아니냐고 걱정하고 그랬죠.
제가 다닌 회사가 꽤 고층이었는데, 사장이 건물주 였죠.
전기세 몇달동안 안내서 결국은 전기공사에서 나와서 전기는 안끊고, 엘리베이터를 끊었죠. 1층에 편의점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라면이랑 삼각김밥 사들고 올라가면서 서로 화이팅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슨 등산하는 것도 아니고요.
한번은 재미로 1박 2일이 유행했을 때여서 가위바위보 한다음에 점심때 김밥천국에서 점심 사오기 내기 했었는데, 정말 피튀겼죠. 한여름이었는데 내려갔다 올라오면 정말 지치죠.
결국은 한달 뒤에 퇴사했는데, 결국 오랫동안 기다려도 월급과 퇴직금은 나오지 않더라고요. 사람들 다 모아서 체당금 신청하고 결국 1년 반만에 받았던 거 같네요. 뭐 몇년 안다닌 회사라 몇푼 안되긴 했지만 오래 다니신 분들은 타격이 컸죠.
암튼 안좋은 회사 가지 마세요. 월급 밀리는 조짐 보이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바로 퇴사 한다고 하면 됩니다. 어차피 살아날 가능성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