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과제 안하는 회사 어디 없나요?
1번째 회사는 스마트 그리드와 관련된 정부지원과제였는데 저랑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서 연구원으로만 등록되어있고 실제 참여는 하지 않았습니다.
2번째 이직한 회사는 IOT 구축 과제였는데, 과제만 전문적으로 따오시는 박사급 이사가 계셔서 계획서나 중간 보고, 결과 문서 작성, 대면 발표까지 하셨어요... 저는 개발 업무만 맡았습니다. 혼자 설계도하고 개발도 했죠. angularjs, spring boot, rabbitmq 같은 신기술도 써가면서 재밌게 개발했습니다. 물론 사업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굉장히 허접하였지만, 문제는 과제가 끝난 직후에도 사장님이 영업 안하시고 매일매일 하루종일 사무실에 앉아서 정부과제 알아보시더군요 ㅋㅋㅋ. 이후 VR 과제 하나 따오셔서 개발을 하게 됐는데 개발 경력이 꼬일대로 엄청나게 꼬인 상태였고, 급여 인상 3년째 동결인 이 회사에 미래가 없는 것 같아서 회사 뛰쳐나왔습니다.
지금 3번째 이직한 회사를 2년째 다니고 있는데요. 그런데 입사할 당시 1년전 3년짜리 과제를 진행한 경험이 었었더군요. 하지만 제품화까지해서 실제로 대기업에 납품하였으니, 그래도 이 회사는 정직하게 나랏돈 타먹고 사업화해서 국내 소프트웨어 발전에 이바지하는구나 생각했죠. 그리고 이전에 다녔던 회사보다 매년 연봉 협상을 확실하게 해주니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올해 정부지원과제 신청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답니다...
그런데 개발은 고사하고 문서(사업계획서,중간보고문서,최종보고문서,연구노트,...) 작성, 설계, 관리, 테스트 올라운드로 다 해야 한답니다. 과제 대면 평가도 사장이랑 같이 나가서 발표해야죠... 팀장이라는 개념이 없는 구멍가게 회사라 프로젝트를 대리급인 저랑 사원 둘이 진행해야 합니다. 직책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가 팀장이자 개발자 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것도 프로젝트 하나도 아니고 3개를 전부 관리하고 개발해야하니 이거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자신도 없고 너무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주말에 남아 새벽까지 매일매일 사업계획서 쓰고있는데 현타가 세게오네요... 개발 연구 기술의 필요성 독창성 차별성 따위를 3~4 페이지 쓰고 있는 내가 지금 뭐하는건가 싶기도 하고...개발 기술을 잘 포장해서 문서에 녹여야하는데 문장 표현 능력이 부족해서 이상하게 쓰다가 사장한테 여러번 빠꾸먹고 스트레스 엄청 받고 있습니다...
정부지원과제 보람도 없고 너무너무너무너무 하기 싫고 그만하고 싶네요.. 정부지원과제를 피할 수 없다면 그냥 개발자를 그만두는게 맞을 것 같네요.. ㅠㅠ 왜 사람들이 대기업 대기업 하는지 이제야 뼈저리게 느낍니다. 중소기업의 이도저도 아닌 올라운드 개발자는 미래도 없고 장래도 없고 암울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