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더불어 나태해지기까지..
안녕하세요.
예체능계열 대학을 나와서 이런저런 방황을 겪고 모 요양원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던 중
한참 늦은 나이인 서른에, 뜻밖에 개발자라는 직군을 알게되어 국비학원에 등록했고 곧 수료를 앞두고있습니다.
삶을 살아오면서 힘든 난관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럴 때 마다 성장통으로 여겨 노력이 약이라는 생각으로 꿋꿋하게 버텨냈고, 국비학원을 들어오기 전에는 생활코딩 이고잉님의 강의를 통해 동기부여를, 그리고 이동욱님 블로그(https://jojoldu.tistory.com/)를 통해 큰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만하고 노력을 실천하지 않으면 용기는 곧 망상이 되는 법이죠. 그리고 요즘 제 용기는 점점 망상이 되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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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게 정신무장 하고 국비학원 교육과정을 밟은 이래 지각은..ㅋㅋ 몇 번 했지만 건물 문을 닫기 전에 결코 학원 밖을 나가본 적이 없습니다.
이건 저와의 약속이기도 했고, 이 약속을 스스로 어기면 자존감에 큰 상처를 줄 것 같았습니다.
노력은 곧 자신감이고 자존감이기 때문이죠.
이 노력의 결과였을까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변 전공자들에게 칭찬을 받는 횟수가 증가하고, 선생님께도 '매우 열심히 하는 학생' 이라는 신뢰를 드리게 된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행복했던 것은, 주변 전공자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민폐를 더 이상 끼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까지의 시간이 크게 단축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학기 말, 프로젝트가 다 끝나니 마음이 심각하게 나태해졌습니다..
학원에 나가고 건물 문을 닫을 때 까지 남아 있지만 그냥 멍 때리고 있기 일수였습니다. '뭐라도 해야지' 하고 sts를 켜면 코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아 다시 구직사이트를 쳐다보고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취업에 대한 불안감때문에 오기 시작한 불면증이 벌써 약 두 달째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누웠다 하면 '겨우 이런 실력으로 취업할 수 있을까?'
'SI 기업에 잘못들어가면 경력 뻥튀기+박봉+매번 지방 출장까지 간다던데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불과 어제까진 연봉 2500에 구인공고가 떠도 '이것밖에 안 줘?' 라는 생각을 제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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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국비학원을 들어오기 전에는 맨 위에 말씀드린 것 처럼 이동욱님 블로그를 보고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다짐했었습니다.
'연봉과 워라밸보다는 성장 가능성을'
그런데 학기 말이 되자 학원에서 주변 동기들은 2100~2200짜리 회사는 절대로 가지 말라고 말립니다.
연봉 2500도 절대 가지 말라는 학생도 있고, 대부분은 꺼려합니다.
그리고 어느새 저 역시 구인 공고를 보면 연봉부터 봤고, 2500 이하로 주는 회사는 꺼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이건 주변 학우들 탓이 아니라, 초심을 완전히 상실한 제가 문제였던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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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같이 잠이 오지 않아 어제 새벽에 컴퓨터 앞에 앉아 오랜만에 유튜브에서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고있었을 때입니다.
최다니엘분이 의사 연기를 하셨고, 그냥 그렇게 의미없는 밤을 보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 6시에 샤워로 피로를 물리치고 학원 1층 흡연구역에서 새벽 바람을 맞으며 담배를 피고 있을 때
불연듯 큰 한숨과 함께, 창피하지만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졌습니다.
새벽에 최다니엘분이 매일같이 쪽잠을 자며 일하던 모습을 봤던게 떠올랐고, '나는 참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부시절부터 시작해서 레지던트를 하고있는 몇 년의 시간을 저렇게 쪽잠으로 보냈을 것, 게다가 실제로 연봉 2000 초반대의 박봉을 받으며 위와같이 일하는 의사들이 있을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 비겁하게 숨어있는 저를 대면했습니다.
'이제 고작 6개월. 연봉 2500 이하를 꺼려하는. 고생할 앞 날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 모든 사실이 수면 밖으로 드러나자 옷을 홀딱 벗은 것 같은 창피함과 자괴감이 물 밀듯 몰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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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초심을 다잡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라면 워라밸과 연봉따위는 무시한 채 지원해보려고 합니다.
아니, 성장 가능성이 없는 회사라고 해도 일단은 무작정 실무과 부딪혀 스스로 성장을 개척해나가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겐 과분하게 큰 꿈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좋은 개발자가 되고싶습니다.
저와 같이 비전공자로서 불안함 속에 사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불안함 때문에 도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작게나마 용기와 희망을 드릴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싶습니다.
두서 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