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 인생 첫 회사에 퇴사 통보를 하러 갑니다...
안녕하세요. 오사카의 500명정도 규모의 일본계 SI파견회사에서 웹개발자로 근무하고있는 외노자입니다..
내내 남의 글을 읽고 댓글만 달다가 처음으로 글을 쓰는 것 같네요..
입사하고부터 1년 10개월 정도가 지나는 동안 4개의 현장을 거쳐서 지금 일하고 있는 곳까지 오게 되었는데, 괴로운 현장에서 일할때는 정말 길게 느껴졌고,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팀원들도 좋은 천국같은 현장에서 일할때는 또 정말 짧게 느껴졌던 시간이었습니다..
사회생활이라고는 알바밖에 해본적 없이 무작정 타국에 건너왔지만, 생활에 관련된 부분은 회사측에서 전적으로 해결해주었기에 오직 업무에 대한것만 고민하며 2년이라는 시간을 잘 견뎌왔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회사에서 나가겠다고 드디어 오늘 이야기를 꺼내러 본사에 들르기로 하였습니다..
아마 회사측에서는 제가 퇴사 이야기를 꺼낼거라고 전혀 상상조차 못하고 있을텐데, 갑자기 폭탄선언을 하려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네요..
사실 글 쓰는 재주가 없어서 관둘까 싶었지만, 혹시라도 일본에 건너오셔서 파견회사에서 일하게되실 분들에게 제 이야기가 조금 도움이 될까 싶어서, 왜 퇴사를 하려고했는지 간단하게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퇴사를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던게 올해 1월에 있었던 신년회때 였는데, 회사 내부의 오사카 지부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영업부장이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꺼내더라구요..
(저희 회사는 한국인 채용을 시작한지가 3년 정도 밖에 되지않아서 다 모여도 20명 정도였습니다..)
"여러분들 연봉에 대해서 궁금하시죠? 그럴까봐 제가 앞으로 여러분 연봉이 어떻게 올라가게 될 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당시 2년차를 코앞에 둔 저는 갑자기 이게 무슨소리인가 싶었죠. 연봉협상은 안하는건가? 하구요..
"1년차 230, 2년차 250, 3년차 270, 4년차 300 이렇게 올라갑니다."
이런 소리를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주변 반응은 어떤지 둘러보니 딱히 별 반응이 없더라구요..
나만 이상하게 느끼는건가? 싶었는데.. 부장이 제 1년 선배를 지목하더니 이런 말을 했습니다.
"X군, 한달 정도만 더 있으면 월급이 270이야. 어때?"
괜찮다는 의미였는지.. 주변 눈치를 살펴서 그랬는지.. 미묘한 미소로 끄덕끄덕 하더라구요..
결국 무슨생각 했는지는 물어보지 못했습니다만, 저는 도저히 납득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오래 다닐 회사는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퇴사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여담이지만 제 동기한테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어봤더니 자기는 아주 만족한다 하더군요..ㅎㅎ;
그 일이 있고 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본사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사하고 난 이후에 현장에서 집과 본사가 반대방향이 되어서 그랬기도 하고..
퇴근후에 여러가지 할 일도 많기도했고..
그 이후로 한 번도 사측에서 연락이 오질 않았습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섭섭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먼저 연락하고 내가 먼저 찾아가지 않으면 나한테는 관심도 없는건가?
내가 현장에서 어떤 기술을 습득하고, 생활은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건가?
그냥 나는 현장에 내놓으면 달달이 몇백만원씩 돈이 나오는 쓰고 버리는 부품에 불과한건가?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퇴사에 대한 생각은 점점 해야한다는 확신이 되어온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오늘, 1월 말 까지만 일하고 회사를 나가겠다는 이야기를 하러 본사에 들르기로 하였습니다..
어떤 반응을 보일런지 모르겠지만 제 의견을 확실하게 전달해야겠습니다..
퇴사를 하게되면 집도 빼야하고.. 새 직장도 구해야하고..
처음인 일 투성이라 약간은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일단 현재 계획은 일을 조금 쉬면서 도쿄로 이사를 해서 면접을 보고 4월에 새 회사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습니다만.. 생각처럼 잘 되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ㅎㅎ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다면 생각을 정리해서 근황이야기를 적어보겠습니다.
다들 하시는 일 잘 되시기를 바라고.. 저도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