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에 대한 오해
오키에서는 가끔 들러서 거의 눈팅만 유령회원입니다.
요 며칠 기술사법 관련해서 시끌시끌 했는데, 몇가지 오해를 풀어보고자 글을 적어봅니다.
일단, 저는 이번 개정안 철회에 대해서는 잘 했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의도와 취지가 어찌되었든 간에 분명 기술사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인식될 조항들이 있었고, 해당 내용들은 분명히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라는데에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당조항의 전문이 아닌 일부분만을 발췌하여 왜곡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관계에 근거한 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사만 S/W 설계가 가능하다?
정보시스템 구축 혹은 개발 시 기술사 자격을 보유한 사람만 설계를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 벌금을 부과해서 SW개업 업종에 종사하는 모든 개발자들을 잠재적인 범법자로 만든다는 자극적인 멘트가 주된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이미 철회된 개정안이지만, 개정안의 해당 조문을 통해 해당 주장의 사실여부를 살펴보자면..
제5조의6(기술사 직무수행의 대가) 국가ㆍ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기술사가 제3조에 따른 직무와 관련하여 설계도서(設計圖書)ㆍ평가서ㆍ감정서ㆍ시험제품ㆍ주형물(鑄型物) 및 소프트웨어 등(이하 "설계도서등"이라 한다)을 작성하거나 제작하는 경우에는 그 품질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적정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 ||
제3조의4(직무의 제한) 제5조의6에 따른 설계도서등은 기술사가 아니면 작성하거나 제작할 수 없다. | ||
제21조(벌칙) 5. 제3조의4를 위반하여 설계도서등을 작성하거나 제작한 사람 |
일단 두번째 "제3조의4(직무제한) 조항"이 바로 문제의 조항인데, 해당 조항은 분명히 "제5조의6"에 따른 설계도서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5조의6"조항은 '공공정보화 사업에서 기술사가 직무관련' 설계를 하는 경우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모든 SW개발 사업이 아니라 '공공정보화 사업' && '투입인력이 기술사' && '기술사가 직무관련 설계 작성" 라고 하는 3가지가 AND 조건인 케이스입니다.
일반 개발사업은 전혀 무관하며, 공공사업이라 하더라도 기술사가 투입인력이 아닌경우도 마찬가지로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제21조(벌칙) 조항 역시 '제3조의4(직무제한)' 조항에 따라 공공사업에 기술사가 투입되어 기술사 직무를 수행하기로 계약했는데, 이름만 투입인력에 올려두고(혹은 자격증만 빌려주고) 다른 사람이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처벌한다는 내용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이 언론이나 관련단체 SNS를 통해 마치 모든 S/W 설계를 기술사외에는 하지 못 하게 제한하며, 이를 어길경우 벌금형에 처한다는 내용으로 왜곡되어 전파되었습니다.
기술사법 개정안이 발의되었고 또 철회된 것은 '팩트'입니다. 하지만 해당 조항이 S/W설계를 기술사가 독점한다는 내용이다 라는 것은 분명한 '가짜뉴스' 입니다.
이미 철회되어 해프닝으로 끝난 일을 굳이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개정안 발의 혹은 철회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 사실 자체를 왜곡해서 편파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잘 못된 사실관계에 대해서 조금이나만 오해를 풀어보기 위해서 입니다.
오키를 비롯한 몇몇 커뮤니티에서 마치 기술사가 공무원이나 공직관료들이 퇴직 후 자격증을 발급받아 이익단체를 만들어서 이권을 챙기려는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다른 분야의 기술사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 합니다. 하지만 정보처리 분야의 기술사분들은 대부분 저나 여러분 같이 회사에서 월급받는 평범한 직장인 엔지니어입니다.
정보통신기술사협회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거의 친목단체에 가깝고 밥그릇 싸움이나 정치적 이권다툼에는 별 관심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동기들 모임에도 주된 이야기 꺼리는 상사 뒷담화, 누구 프로젝트가 더 빡센가, 혹은 리눅스에 MSSQL이 더 비효율적이냐 윈도우에 MYSQL이 더 비효율적이냐 같은 결론도 없고 의미도 없는 기술논쟁 따위의 평범한 IT엔지니어 간의 대화가 대부분 입니다.
언론을 통해 기술사들이 정치권 로비를 통해 기술사법 개정으로 S/W설계를 독점하려한다는 주장을 한 분들은 다 KOSA 임원 혹은 기업체 대표분들입니다. 개발자들 주52시간 근무는 절대안된다고 반대하던 KOSA 관계자분들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SW개발자들을 모두 말살한다고.. 합디다.
두서없이 썼지만, 같은 IT업계에 종사하는 IT노동자간에 편가르기 하려는 이런 의도는 결코 SW산업 생태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개인적인 관점만 쓴 것 같아 불편해 하는 분들이 있지 않을까 우려도 됩니다. 입장에 따라서 서로 생각이 다를수는 있기에 비판은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청해 듣겠습니다.
혹시 기술사 관련해서 관심있는 분들이 있으면, 나중에 따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