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이 10년 정도 된 개발 인생 회고
한번쯤 써보고 싶었던 주제라 잘 쓰고 싶은데 오늘 너무 피곤해서 간단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저는 서울에 있는 전문대를 나왔고요 해당 학과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적으로 배우는 학과였습니다.
21살때 군대를 갔다오고 23살에 전역후 칼복학을 하고, 알바에 빠져 살다가 우연한 기회로 여름 방학(?)때쯤 친척형에게 노트북을 싸게 산뒤로 그때부터 게시판등에서 누군가 작업하다만 코드 들을 받아서 수정해가며 개발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개발이라면 어렵게만 생각하던 제가 노트북을 산뒤론 도서관에 있는게 얼마나 즐겁던지 블로그를 하기 시작했고 공강시간엔 과제를 하고 개발 책들을 보며 따라 코딩해가며 재미를 느끼곤 했습니다.
그렇게 취업 시기가 되자 학교엔 공고들이 떨어지고, 또 교수님들의 각종 추천이 이뤄졌고, 전 개인적으로 군대를 일찍 갔다온 만큼 일찍 취업을 해서 경력을 쌓는게 좋은 전략이라 생각해서 첫회사를 한 80명 정도 되는 SI 회사에 취업을 했습니다.
첫 회사에선 밑천이 드러나진 않을까란 조바심을 내며 회사를 다녔었고, 당시에 연봉이 1800이었던거 같습니다. 2007년 당시. 학교는 야간으로 바꿔 계속 다녔고 2008년 2월에 졸업을 했습니다.
여러 경험들을 해가며 2010년 3년차가 되자 회사의 왠만한 일은 다 할만 해 보였던 때 같습니다. 당시 저는 연봉협상 전 2200만원을 받았습니다. 근데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신입들과 같이 일할때 제가 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있었는데 그분들이 지방의 4년제를 나왔다는 이유로 거의 천만원 가까이 받는 돈이 차이가 나더군요.
뭐 그게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지만, 저에게 많은 일과 부담을 주면서 정작 돈은 그쪽으로 더 많이 준다는 사실에 감정이 많이 상하기도 했고, 그 전부터 업무 강도나 문화등에 불만이 많았었습니다.
27살에 전 두번째 회사로 이직을 했고요. 학력에 차등은 있었으나 큰 차이도 아니고 동종 업계에서 연봉을 잘 쳐주는 곳이라 여겨져 작은 회사지만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군대의 또라이 선임이라고 볼만한 팀원.. 추후엔 팀장이 된 사람을 만나 한 1년 동안 숨 죽이며 살기도 하고, 1년만 채우고 그만두자란 생각을 계속 해 가며 살아갔습니다. 한 1년쯤 되자 그 분이 나갔던거 같습니다.
아무튼 회사가 이래저래 고생을 시키기 시작하며 점점 짜증이 나서 이직 자리를 알아보다 이직을 성공 했습니다. 너무 정확하게 말하긴 그렇고 당시 개발자를 많이 모으던 곳을 갔고요. 연봉은 이제야 4천중반쯤 됐던거 같습니다. 2014년 당시 제 나이 31살 이었습니다.
당시의 회사는 레거시 코드를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만드는 작업들을 한참 하고 있었는데 레거시 코드는 제가 익숙하던 개발환경과 다를바 없었지만 새로운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과정 또 전환된 후엔 정말 최신 기술을 많이 써보게 됐고, 각종 개발 방법론 및 문화도 많이 접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이 곳을 한 3년 반 다녔었는데 다니던 중 초반에 들던 생각은 그거였습니다. 여기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던데 나만 혼자 너무 떨어지진 않을까? 역시 또 밑천이 드러나진 않을까? 그러나 그런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건 확실히 좋은 자극과 경험이 많이 되었고, 확인하게 된 사실은 그런 사람들 속에서도 내 경력은 헛되지 않았고 내 실력은 이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단지 생각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 곳에서 평가를 높게 받아 연봉이 수직 상승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연봉 상승이 온전히 내 능력이었고, 공정히 능력으로만 평가 받았다기 보단 운이 많이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조직 상황이라던지. 다들 아시겠지만 직장의 평가라는게 꼭 내가 생각하는 또는 알고있는 공정성으로만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는걸 아실겁니다.)
2018년 지금은 뭐 개발업계에선 다들 알만한 회사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무슨 글을 쓰려다 이 글을 쓰길 시작했는지 모르겠고, 사실 누군가에게 어떤 얘기를 하기 보단 제 스스로 지난날을 돌아보고 싶어 이 주제로 꼭 글을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제 30대 중반이고 경력은 거의 만 10년 정도가 되었고요. 이제 실 수령액은 500을 넘었습니다.
누구는 이 글을 돈만 보실지, 회사만 보실지, 경력만 보실지, 학력만 보실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혼자 정리하려다 게시판에 올리고 나서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제 경험상 연봉은 꼭 스펙이 답이 아닐 수도, 실력은 연봉에 정확히 비례하지도, 그리고 꼭 경력의 양이 절대적인 실력의 수준과 비례하지도 (어느정도의 임계점을 넘어가면 특별히 뛰어난 사람이 아니면 몇년차 이상끼리는 별 차이 없을 수도), 그리고 큰 회사에 다닌다고 뭔가 반드시 좋은 문화나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란 말씀 드리고 싶네요.
누군가를 너무 시기, 질투하는 방법 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회사를 찾아가십시오.
돈이 목적이라면 이직을 많이 하시고, 실력이 목적이라면 빡세더라도 정말 배울 수 있는 회사에 가시고, 워라밸이 목적이라면 돈을 좀 포기하더라도 업무 강도가 일정하고 안정적인 회사에 가시고요.
왜 당연한 말을 하고 있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실력이면 다 돼라던지, 돈 많이 받으면 '와~ 대단한 사람이야' 라던지, 그런 사실이 제 경험상 그렇진 않았다는 겁니다. 뭐 제 주변 환경에서만 생겼던 일일 수도 있겠죠. 어쨌든 비교적 제 경험상으론 그랬습니다. (예를 들자면 내가 실력을 인정하는 정말 좋은 사람이 알고 보면 그만한 대우를 못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일하는 능력도 뛰어나지 않은데 어디서 연봉을 그렇게 잘 관리해서 올려왔는지 정말 많은 액수를 받고 있다던지 말입니다. 그리고 노동량과 받는 돈이 정확히 비례하지도 않습니다.)
이도저도 모르겠고 지금의 회사가 싫고 여러 부분을 다 괜찮게 충족해주는 곳을 원하면 왠만하면 업계에서 조금 큰 규모의 회사를 목표로 하는게 좋을 거 같습니다. 허들이 높을 순 있겠지만 그 허들의 높낮이도 달라지는 순간이 있을 것이고, 특정 회사에서 갑자기 사람을 불려나갈 때가 있을겁니다.
저 역시 알고리즘 같은 문제를 푸는건 쥐약인데 시험들을 잘 통과해서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본인이 지금 속한 회사가 너무 불만 투성이의 문화만을 담고 있다면 어렵더라도 기회를 엿보며 준비를 해두시다 시기에 맞아 떨어지는 회사로 이직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맥주 한잔하고 뭔 횡설수설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 응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