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개발에 손 놨다가 n년만에 다시 신입으로 들어가 보신 분 계신가요?
안녕하세요.31살의 IT전공자 입니다.
우선 저는 대학 졸업하고 곧바로 일본쪽 한국계SI로 일했습니다.
이후 이래저래 1년찍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프로 엑셀러 & 자존감 하락 & 2002년 월드컵 시절 레거시 프로그램들 유지보수
& 외국인은 만년계약 사원 등등)
이후엔 한국에서 여행사 , 일본쪽 음식점 전전하다가 페이가 너무 적어서
다시 일본으로 온 이후에 다시금 IT쪽 QA를 하다가 지금은 OP겸 헬프데스크를 하고 있습니다.
쓰고보니 일뽕이 들어도 참 치사량 수준이었구나 싶네요..(지금이라고 크게 다르겠냐 싶습니다만은.)
여하튼 지금은 사표 낸 이후에 이래저래 분야를 안가리고 뽑아만 주세요 하는 느낌으로
구직활동 하고 있는데, 결국 내정 받은건 파견직 개발쪽 뿐이네요.(2군데 받았고 둘다 일본계SI 입니다.)
일본기준 신입 월급으로 테스트부터 시작하는걸로요.(중도채용이었는데..-.-;)
코딩 자체가 싫진 않아서(=20살때부터 코딩하다보니 반쯤은 습관적으로 합니다. 다들 그러시겠죠.)
굳이 일로써 하진 않더라도 살면서 필요한거 있으면 파이썬이나 vba 이용해서 취미삼아 만들기도 하고
cms이용해서 홈페이지 만들어주기도 하고, php쪽 간단히 수정해주는 알바정도도 간간히 했습니다.
덕분에 용감하게 개발 쪽에도 3년만에 다시 이력서를 넣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문제는 이걸 다시 하더라도 롱런 할수 있을까? 1~2년 하다가 퇴사 하고 딴거 하겠다고
하는거 아닐까? 하는 고민때문에 이래저래 망설여집니다.
대학 졸업 한 그때야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던 시기여서 어떤 고난과 시련이 있어도
노프라블럼이었습니다만 지금와선 모든게 프라블럼이네요.
제일 큰 고민은 이젠 그냥 퇴근한 이후엔 생각없이 놀고 먹고 소설책이나 읽고,
영화보고 게임이나 하면서 쉬고 싶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는 것도 싫고,
목표지점도 안보이는 상태로 막연히 자기 발전을 외치면서 자격증과 씨름하거나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지치고, 할 자신도 없네요.
(이런걸 재밌다고 느낀적도 있습니다만 그런걸 보면 청춘이었구나 싶습니다.
나이와 청춘이 비례하진 않는다는걸 새삼 깨닫습니다.)
글을 쓰고보니 답정너 인가 싶다가도, 사람이라는게 막상 닥치면 굶어죽을 순 없으니
어떻게든 일에 필요한 만큼은 잠을 줄여가면서 일을 할거 같긴 합니다만...
어떻게해야 할지 참 답답하네요.
내정받은 2개 다 뻰찌 먹이고 전직활동을 꿋꿋히 해야할지,
아니면 밥그릇은 내가 만드는게 아니라, 남이 써줄때 밥그릇이 된다는걸 자각하고
지금이라도 평범한 이류, 삼류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 죽기살기로 노력해야할지 갈팡질팡하네요.
벌써 1주일 가까이 고민에 결론을 못내고 술만 마시면서 밤 새고 있습니다.
혹시 업계로 U턴 하신분 이야기 좀 들려주실수 있으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