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개월 결국 퇴사를 하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항상 오키에 글을 쓸 때마다 징징 거리는? 내용으로 글을 쓰는 거 같아서 죄송합니다
주변에 이런 말을 들어 줄 사람이 없다는게 참 슬프네요.
오늘로 입사한지 1년3개월이 되었고 이제는 퇴사를 말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입사부터 마음에 드는 게 없었어요 수습기간 내내 개인 노트북을 사용하고, 교육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았지만.. 입사한지 2달 된 신입한테 분석부터 설계까지 맡길 때 나왔어야 했나봐요...그래도 마음에 드는 건 월급이 제때 제때 나오는 거 ㅎㅎ..
결정적으로 퇴사를 마음 먹게 된 현재의 프로젝트는 2016년 12월 31일에 끝났어야 하는 프로젝트인데..
오늘 현재까지도 진행형이에요. 총 개발자 네 분에서 개발을 했었는데 지금은 다 퇴사하고 없는 상태...... 9월 초에 저한테 이 프로젝트를 제가 마무리 지어야 할 거 같다고 들었고, 그때 계시던 개발자 분이 인수인계 당시 거의 다 끝났다고 그냥 짜잘한 오류 및 화면 구성만 작업자 분들 이야기 듣고 수정해주면 될 거 같다고 했었죠.
근데 되어 있는게 없더라구요.. 비유를 하자면 건물 껍데기만 있는 상태..? 인수인계 할 때 현재 PM 분과 함께 있었는데 그 PM 분은 대충 파악하시고 이정도면 2달이면 되겠다고 하셨었구요.
그렇게 한 달 가량 분석을 하고 느낀게 "답이 없다" 였습니다. 이 정도면 차라리 처음부터 개발하는게 낫다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짧은 제 생각 입니다.)
10월부터는 다시 현장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불가능하다고 말씀 드렸는데 여기 업체에서는 1년이나 늦은 프로젝트고.... 에러가 정말 끝이 없이 발생했습니다.
이거 처리하면 이거 해달라 이거 처리하면 이거 해달라.. 당연히 해줘야하는 부분이니 열심히 해드렸습니다. 라인이 보통 21시까지 돌아서 그 이전에 퇴근을 해도 어차피 집에서 21시까지 대응해줘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쪽 회사 MES 담당 전산 직원 분한테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다른 회사에서 고소한다고 하면 우리회사는 개발자 다 빼서 그 회사에 개발자 다 투입하고.. 기존에 이쪽 업체에 저 포함 2명(차장급, 사원급)이 투입 되기로 했지만 현재는 저 혼자입니다.(차장님은 다른 프로젝트 투입) 차라리 이 회사에서 저희 회사를 고소하면 좋겠네요.
수 많은 오류 중 제일 우선은 인터페이스 부분이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열심히 수정했죠. 하나 하나 해결해가면서 아 어쩌면 잘 끝날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몇몇 분이 그래도 칭찬을 해주셔서 원동력 삼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근데 하나를 마무리 짓고 보니까 그 뒤에 숨겨진 오류들이 다시 쏟아져 나오네요. 또 수정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집에서 분석하고 수정하고 테스트하고 반복했습니다. 근데 분석도 제가, 판단도 제가, 결정도 제가 해야 하는게 너무 부담스럽더라구요.
이 업체에서 업무 프로세스가 바뀌었다고(추가 되었다고) 저보고 수정을 해달래요.. 얼핏 들어도 테이블 구성부터 프로그램 전체적으로 수정이 필요한 작업인데.. 본사에 보고하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해주래요..
7일 내내 매달려서 해줬습니다. 당일 아침 5시30분에 출근해서 2시간 정도 테스트 하고 업데이트 했었죠.
하루 종일 불안에 시달렸어요. 혹시나 오류가 생기지 않을까.. 이때부터 제가 전화나 문자가 오면 심장이 벌컥 내려 앉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뭐 오류 수정해달라고 문자나, 카톡, 전화가 오면 바로 받아서 처리 후에 다시 연락드린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주말에도 전화나 문자가 오면 심장부터 벌컥 내려 앉습니다. 불안해요 혹시나 오류가 생기지 않을까
본사에 너무 힘들다고 저희 PM 분께 장문의 글을 보냈습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내가 감당 할 수가 없다고, 여기서는 이만큼을 원하는데 현재 내 실력으로는 저거의 반도 못 메운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사실 뭘 기대하고 말한 건 아닌데 답장이 힘내라고 왔네요.. 힘이 더 빠지네요..ㅎㅎ
이 업체에서는 저를 엄청 좋아해줘요. 전에 있던 개발자들보다 훨씬 낫다고 하시네요. 근데 저는 너무 화가 나요. 얼마나 우리 회사가 개판이면 나 같은 이제 1년 3개월 된 아무 것도 모르는 개발자가 더 낫다고 할까... 이 업체 MES 담당하시는 분은 다음 달에 퇴사하세요. 너무 힘들대요. 내일 모레 나이가 마흔이신데, IT 쪽 안 하실 거래요. 제가 차라리 좀 더 일찍 왔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그냥 죄송하다고 하고 자리에 왔어요. 앉았는데 갑자기 울컥 하더라구요.
하루는 본사에서 영업 과장님이 왔어요. 저보고 몸이 많이 안좋아 보인다고 의사한테 소견서 받아서 2~3일 쉬래요.(저희 회사는 따로 연차가 없고, 연봉에 연차수당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쉬는 건 지금 여기서도 별 말 안할 거라고. 근데 쉴 수가 없어요 너무 힘들고 지치는데 내가 빠져버리면 아무도 이 프로젝트를 대신 해주지 않으니까요.
이쪽 업체 새로운 팀장님이 오셔서 미팅을 진행하는데 저희 PM분이 안왔어요. 다른 업체에서 일하시던 프리분께서 건강이 안좋아지셔서 쓰러졌는데 그 업체에서 기간 못 맞추면 법적 대응을 한다고 했나봐요. 개발자가 다 거기 갔어요.
미팅은 영업팀장님과 이 업체 담당 영업과장님께서 했어요. 또 영업을 하네요. 이 업체에서는 속이 뒤집어 지는 걸 참는게 보였어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요 경력 얼마 없는 사회초년생이 알지 못하는 어른들의 사업 방식일까요? 우리 회사에서 일처리가 개판이라 한 사람의 일자리를 잃게 했는데 참...
여기서도 더 이상 늦어지는 걸 못보겠나봐요. 오늘부터 아침9시부터 약 30분간 미팅을 갖자고 하셔요. 다행히 오늘은 별다른 이야기는 안했네요.. 이상하게 불안해요
차장님한테 앞으로 있을 미팅에 대해 보고 드렸는데, 자기가 꼭 있어야 하냐고 하셔서 그냥 제가 한다고 했어요.. 그 미팅에서 제 역할은 그냥 욕받이죠 뭐ㅠㅠ..
왜 자꾸 일정에 못 맞추냐, 그럼 사람을 더 투입해야 하지 않느냐, 등등... 뻔한 스토리가 펼쳐지겠죠
주저리주저리.. 그냥 걱정도 늘어놓고 싶은데.. 회사에서 이런 말을 들어줄 사람을 찾는게 너무 큰 욕심인 걸까요
매일 아침마다 출근하기 전에 항상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것만 끝나면 괜찮아 질꺼야. 피할 수 없으니까 한 번 해보자. 근데 막상 출근하면 저런 생각 바로 사라지더라구요 ㅋㅁㅋ...
어찌됐던 긴 고민 끝에 퇴사를 합니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막막하네요~ 다들 즐거운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