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발자를 찾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입니다.
한달 전부터 개발자를 찾고 있는데 정말 찾기 힘드네요 ㅠㅠ
헤매고 헤매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SI나 외주 찾는 개발자 사이트들은 너무 똥글이 많아서 다시 안 찾게 되는데 여기 올라오는 글들은 대부분 진지하고 절박해 보이기도 해서 바쁜 와중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검색도 이것저것 해 보고 많이 읽어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저희가 창업 딱 3년차라 데스밸리를 겪고 있는데 왜 이럴 때 퇴사를 하게 된 건지 참으로 안타깝지만 경력도 (스타트업 치고)연세도 있으신데 개인사정(제가 굳이 밝히긴 어려운 매우 개인적인 가정사)으로 인해 처음 합류할 때 약속했던 기간을 다 못 지키게 되셨습니다. 퇴사 후에도 고문(?)같은 걸로 계속 봐 주시기로 약속은 하셨지만 제가 연봉을 한번에 천오만원쯤 올려드릴 수 있으면 퇴사 안 하셔도 될 것 같은데 그게 참 힘드네요. 그 돈에 좀만 더 보태면 저희 회사는 1명을 더 뽑을 수 있는 형편이라..........사업이 성장하는 단계에서 너무나 리스크가 커집니다. 그렇다고 나중에 스톡이나 지분으로 드린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 지금 필요할 거니까요.
아무튼 저는 대표고 제가 책임을 져야 하니, 퇴사 전 약속한 기간 안에 사람을 찾아 놓겠다, 제가 책임질테니 불편해 하지 마시라고 최대한 말씀드렸는데 이심전심이니 아마 다 느끼고 계시겠죠? 사람 못 찾아서 괴로워 하는 거................. 책임감도 있고 좋은 분인데 여러모로 제가 부덕한 탓이라 생각이 듭니다. 회사 초기에는 외주를 줘서 거지같은 프로토를 만들었는데 이건 뭐 껍데기만 멀쩡하지 느려터진 데다 실제 사용이 불가해서 지금 계신 개발자님을 스타트업 채용 사이트를 통해 면접을 보게 되었고 바로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입사하실 때 연세도 있고 연봉 맞추기 어려워서 고민했는데 연봉 상관없이 일하고 싶다고 하셔서 면접 때는 월 200불렀는데 입사 시 저희 지원금도 결정나고 해서 세전 월 250, 연봉 3천만원 맞춰 드렸습니다. 1년 후에는 3천6백 정도 드리고 싶었는데 도저히 그렇게 까지는 형편이 안 되고 3천3백으로 올려 드렸네요. 저희가 칼퇴에 휴무도 넉넉한지까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남들보다는 더 쉬는 편이고 해서(샌드위치엔 거의 다 쉽고 일 있으면 거의 그냥 휴무처리 됩니다) 만 2년 채우면 지분 쉐어를 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그 전에 이렇게 퇴사하게 되셨습니다. 아직 약속한 기간이 좀 남아서 그 전에 따로 얘기를 해 봐야겠지만 어떻게 해 드리는 게 그분도 도움이 되고 저희도 믿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분으로 남겨둘 수 있을지 고민이네요. 자문료 같은 걸 드리면 좋을지, 그리면 또 간격이나 횟수 금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데스 밸리라곤 하지만 해당 분야에선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고 5명 직원들 월급 두어달치와 일은 계속 들어오는 상황이라 회사가 망하거나 문닫을 것 같진 않은데 앞으로 들어올 개발자, 충원해야 할 개발자(개발자 충원이 년말까지 2명은 더 해야할 것 같은데, 아님 하반기 최소 신입 1명이라도) 여러모로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지금 계신 분이 1년 정도 더 계셔서 CTO까지 쭉 가면 좋은데 이런 사탕발림(?) 좀 어필할 걸 그랬나요? 제가 무뚝뚝하기도 하고 불투명한 미래의 황금 보단 현재의 당근을 먼저 주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해서 아무리 스타트업이지만 연봉부터 올려주는 게 먼저고 나중에 스톡을 주니 지분을 주니 하는 건 망할지도 모르는 스타트업 주제에 다 개소리로 들리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도 들고. 3년 안에 연봉 5천까지 맞춰주기로 구두로 약속은 했지만, 이것도 다 미래의 불확실성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지금 단돈 십만원이라도 더 주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싶네요. 산학연계 인턴십 같은 것도 신청하긴 했는데 신입들이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 가늠도 안 되고.......
제가 개발 백그라운드도 없고 인맥도 없어서 이쪽 실력자 찾기가 참 힘드네요. 그렇다고 다른 스타트업 대표들처럼 모임이나 네트워킹 같은데 잘 나가지도 않습니다. 이런 모임들 사실 매우 쓸데없어 보이고 시간도 없는데 다들 어찌 그리 자주들 모이는 건지................
일이 엄청 밀려있는데 머리가 복잡하니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여기 하소연하고 있네요. 여기 보니 대부분 회사나 대표 욕하는 개발자 분들이 많은데 저도 직장 생활 십년 이상하고 바지사장 등등 해 보고 창업했지만 직원과 사장과의 입장차나 거리는 제가 대표해 보니 너무 잘 알겠네요. 직원은 돈 받는 만큼만 일하는 게 당연한데 욕심에 또 오너십을 가져줬으면 좋겠고, 항상 이런 널뛰기와 자기 수양 사이를 왔다리 갔다리 합니다. 그전 직장들이 전산팀 아니고는 개발자와 밀접하게 일할 일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창업 후 다시 찾아온 개발자 채용의 시간이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사람 하나 잘못 들어오면 얼마나 힘든지 너무 잘 알기에 ㅠㅠ 어떻게 하면 좋은 개발자를 찾을 수 있을까요? 연봉 밖에 없다면 할말없지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