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지 IT기업 합동면접회 참가 후기
안녕하세요.
okky에서 Q&A와 사는 얘기 게시판을 주로 눈팅하는데, 가끔씩 일본 취업에 대해 고민 중인 분들이 계신 것 같아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지난 토요일에 참가했던 면접회 후기를 적어봅니다.
- 쓰고 보니 길어져서 한 줄 요약 먼저 : 이런 행사도 있으니 관심 있으면 함 알아보시길. 단, 일어는 필수.
얼마 전 지금의 회사를 계속 다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네이버의 'IT in Japan' 카페에서 '일본 현지 IT기업 합동면접회'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됐습니다. 구인을 원하는 일본 IT업체 6개사와 한국 개발자를 연결해주는 소규모 채용박람회 같은 행사였습니다. 이번이 5회라는 걸 보면 행사는 1년에 몇 차례 열리는 것 같고 참가 기업은 매번 바뀌는 것 같습니다.
'서류 전형 없이 면접을 볼 수 있다'는 말에 지원 메일을 보내서 참가 신청을 하게 됐고, 얼마 후 참가기업의 구인 요강과 행사 일정이 안내된 답장을 받았습니다. 일문 이력서와 일문 경력기술서를 준비해 오라고 하더군요. 예전에 턱걸이로 딴 JLPT 2급(요즘은 등급 체계가 바뀐 것 같네요.)이 있고 일어공부도 했었지만 손을 놓은지 10년쯤 된 터라 번역기를 돌려가며 겨우겨우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에 강남 '토즈'에서 열린 면접회에 참석했습니다. 참가비는 없었습니다.
세미나실 같은 곳에 도착하니 50명쯤? 되는 인원이 모여있었습니다. 대기하면서 보니 같은 학원 혹은 같은 학교 출신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고 캐리어를 갖고 온 사람도 있는 걸 보면 지방에서 올라온 참가자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대부분 신입 지원인 것 같았고(경력 지원자는 20%도 안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들 검은색 정장이어서, 경험삼아 가벼운 마음으로 후드티에 청바지를 입고 온 저로서는 매우 당황스러운 자리였습니다. -_-; 다행히 업체쪽 사람들도 캐쥬얼한 복장이었습니다.
시작에 앞서 면접회 진행에 대한 설명과 채용 과정(이곳에서 1차 면접 -> 통과시 나중에 스카이프 등으로 2차 면접 -> 채용)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주최측 일본인 직원분으로부터 면접 에티켓, 자주 나오는 질문 등에 대한 조언을 듣고 면접이 시작됐습니다. 참가 신청을 했을 때 지원을 희망하는 기업들과 지원 순위를 적어서 냈었는데 그것에 따라 면접 순서가 정해졌습니다. 토즈에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2인실 같은 작은 공간이 있는데 이런 공간 6개를 빌려서 각 방마다 회사별로 면접관 1~2인이 대기하고 있었고, 한 명씩 배정 받은 순서대로 입장해서 면접을 보는 식이었습니다.
저는 참가 기업 중 웹 개발자를 모집하는 세 개 업체에 지원을 해서 총 세 번의 면접을 봤고 각각 10분 정도로, 모두 일어로 진행됐습니다. (전체 6개 회사의 면접관 중 한 분만 한국인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일본인이었습니다.) 중간에 한 번 일어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양해를 구하고 번역기 어플로 단어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속마음이 어땠을지는 모르겠지만 흔쾌히 허락해주시더군요.
공통된 질문은 자기 소개, 장점과 단점, (저는 경력직 지원이어서) 했던 일에 대한 소개, 이직 사유에 대한 것이었고, 개별 질문으로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일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는지, 그 경우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취업이 된다면 회사에 바라는 조건은 무엇인지, 자사 서비스를 사용해봤는지, 사용해보니 어떠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가 면접을 본 세 업체 중 한 곳은 ASP.NET을 사용했고 다른 두 곳은 PHP를 사용한다고 했지만 세 곳 모두 구인 요강에 '웹 프로그래밍 경험자 지원 가능'이라고 되어있어서 지원을 했는데, 제가 자바를 주로 썼다고 했음에도 딱히 개의치 않는 것 같았습니다. 한 면접관에게 "저는 자바를 주로 사용했는데 그래도 괜찮습니까?"라고 여쭤보니 "뭐, 경력자는 다른 언어도 금방 배우니까요."라고 하시더군요.
괜찮은 경험이었습니다. 일어 가능하고 일본 취업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경험용이라도 한 번 지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를 면접회에 지원할 때 제출하지 않고 "면접 보는 순간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점은 문제가 있어보였습니다.
업체쪽에서 지원자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마주하게 되는 것인데, 짧은 시간에 이력서와 기술경력서를 읽어봐야하고 질문도 하고 문의도 받기엔 물리적으로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지원하는대로 다 면접을 보게 해주다보니 지원자가 많은 회사의 경우 나중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순서상 늦게 면접을 보게 된 사람들은 두 명씩 같이 들어가서 면접을 보기도 했습니다. 사전 서류 전형 등으로 지원자를 어느 정도 거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후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광고로 오해 받을까봐 주최측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5월에도 행사가 있는 것 같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찾아보세요. 구글에서 일본 합동면접회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시거나 네이버의 일본 개발자 까페 같은 곳에서 찾아보시면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참고로 이번에 참가한 회사들의 구인 요강에 나온 '경력직' 연봉은 평균적으로 상한선이 500만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사택을 지원해주거나 주거비 보조를 해주는 곳이 있겠지만 아닌 경우 일본의 비싼 야칭(월세)을 감안하면 급여면에서는 큰 메리트가 없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