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인과 피고용인에 대한 저의 생각
여기 오시는 대부분의 경우는 고용인이거나 피고용인일 겁니다. 아마도 대부분은 피고용이겠죠.
저 역시 일개 피고용인의 신분입니다. 정규직이구요, 당연히 임원도 아닙니다. 그냥 연봉 계약 맺고 회사에서 일하는 일개 회사원입니다.
그런데, 제가 좀 반골이긴 한건지...처음 회사생활하던 2000년도부터 이런 생각을 하고 회사 생활을 했습니다. "나와 동료들이 일해서 회사의 모든 식구들이 급여를 받아간다" 라구요. 그런데, 대한민국의 회사들은 보통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구요. 첫 회사의 오너부터 "내가 벌어서 직원들 월급 준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뭐...이십대에는 너희는 그렇게 생각해라...난 나대로 생각할테다...하고 일했지만, 지금은 다르죠. 첫 회사에서야 제가 관둔다고 그러면 부속 하나 갈아치운다는 생각을 가지면 그만이었겠지만, 그런 생각들이 싫어서 조그만 회사에서 핵심 인력으로 일하고 싶어서 그렇게 돌고돌다 보니...저런 생각을 가진 오너와는 일하기 싫어지더라구요.
그런데, 요즘은 면접을 봐도 회사 잘되면 인센티브 줄께, 지분을 줄께...이런 이야기를 막상 해도 회사 돈은 오너 돈이고 회사는 오너 꺼라는 생각을 가진 곳들이 여전히 많더라구요. 요즘 조사 받고 구설수 오르는 대기업들은 너무 이런게 당연하다 생각하는 것 같구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오너나 임원은 사업의 판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외 직원들은 (아랫사람 아닙니다) 사업의 판을 구체화 시키고 완성해 나가는 사람입니다. 그럼...판을 만드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입니까? 완성해 나가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입니까?
전, 완성해나가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굳이 말하자면요. 물론 굳이 말하자면 그런 것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모두 동등하게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사람들은 판 만드는 사람이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크더라구요. 어쨌든 판이 안만들어지면(선) 완성할 것도 없을 꺼라(후) 생각해서 그런 것인가 봅니다. 그런데, 결국 완성할 자신이 없으면 판이 성립할 수도 없는 건데 말입니다.
어떤 회사 오너들은 "신입 뽑아서 가르치는데 쓸만한 삼년차 되기 전에 나가면 내 주머니 돈 꺼내서 그 사람 준 꼴이다" 라는 이야기들도 심심찮게 합니다. 한 두 회사도 아니고 여러 회사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회사 입장에선 손해가 분명합니다. 그 돈을 가지고 기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라도 줬으면 사기가 더 올라갔을텐데...돈을 좀 더 유익하게 쓰지 못한 건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게 오너 주머니에서 나간거죠? 사장 급여에서 떼서 준건 아닐텐데 말이죠? 오너 급여에서 줬으면 그건 회계상 가수금 정도로 잡혀있을테고 회사에서 오너에게 돈을 줘야죠. 실질적으로 그 돈은 회사 돈이고, 회사 돈은 회사 구성원 들의 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크든 적든 간에요. 실질적으로 회사 구성원들이 이익을 내서 그걸 새로운 직원 교육하는데 투자한 것인데, 그걸 투자하지 않았다면 구성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돈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왜 그게 오너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고 생각하는지 참 궁금합니다. 그 정도 이익이 있는데 분배가 되지 않고 모두 오너에게 가게 되어 있다면, 사실 한 두번은 몰라도 직원들이 그렇게 이익이 날 만큼 일을 하게 될까요???
너무 회사에 종속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만 그런 것도 아니겠죠. 하지만, 곱씹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딱 받은 급여만큼만 일하고 회사가 그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였을 경우, 모두 오너 꺼라고 설명 듣고 회사 다닌 사람 계세요? 인센티브 이야기 안듣고 정규직 계약 하신 분 얼마나 계시죠? (물론 프리랜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여기에 일부이긴 하지만 피고용인이 아닌 고용인(오너 혹은 계약직인 임원들)들도 계실텐데, 생각 좀 고치시면 좋겠네요. 사실 저도 회사에 반 협박적인 멘트로 하는 말입니다만, "제 경력 쯤 되면 저라는 사람 하나가 일개 회사급입니다" 라고 말하고 다닙니다. 저 역시 회사를 고르고 아니다 싶으면 미련없이 관둘 수 있고, 저 하나의 생각으로 회사 하나 기우뚱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죠(그것도 법적 책임 같은거 질 필요도 없이요). 그렇게 하지 않는 건 그게 기본적인 계약의 조건이고 인간의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회사는 왜 계약의 조건, 회사의 도리는 지키지 않는지 모르겠네요.
물론 이 모든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기에 남에게 강요할 것도, 옳다는 것도 아닙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