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 교내 연구실 생각중이시면 한번 보세요
게시판에서 한 분께서 연구실 들어가셨다가 힘들어 하시는거 보고..
혹시나 연구실에서 공부하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으신 학부생 분들을 위해 글을 올립니다.
제가 겪었던 상황이나 생각나는 점,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적어보겠습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뒤죽박죽일 것 같네요.
현재 2년차 개발자입니다. (SI 1년 SM 1년...)
저 같은 경우엔 충남쪽 4년제 컴공을 나왔고
연구실에는 1학년 겨울방학 시작부터 3학년 여름방학 끝까지.. 약 1년 9개월 정도 있었습니다.
악성코드나 상용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분석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어셈블리...) 를 했고,
9개월짜리 정부쪽 외부 프로젝트에서 보조 연구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한건 네이X온 취약점 두개, X집 취약점 두개 해서 제출했었네요
아마 많은 분들이 연구실 얘기를 들었을 때 석사나 박사과정을 밟는 자신을 생각하실거라 생각합니다.
1. 교과과정에 없고, 교수님도 모르는 걸 맡을수도 있습니다.
저희 과 같은 경우엔 보안과목 하나에 그쪽에 리버싱 관련은 아예 없었고,
교수님 (그래요...그래도 배웠으니 님이라 불러 드릴게요...) 도 암호학 전공, 석박사도 다 암호학 전공..
교수님이 돈 될거 같으니 해보고는 싶은데 석박사 시키기는 아까우니 학부생 써먹으려는 의도였다는걸 이때는 몰랐습니다.
모르는 건 모조리 구글링에 물어봐야 하기에 구글링 실력 하나는 늘지만...
아마 맡으시는 게 관련 인원이 적은 학문일 경우가 많으므로 제대로 답을 얻지 못하고 추측으로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외부 프로젝트의 경우도 교수님은 책이나 자료, 방향성만 제시하셨고 실제 한 건 학부생 4명이네요.
석박사 과정도 손가락 하나 안대고 주연구원 자리 차지할줄은 생각도 못했죠
2. 근무(?)시간 과 생활비 등
보통 방학 포함해서, 저녁 10~12시 정도까지 있고 주말 중 하루는 나오는 편입니다.
식비같은 경우엔 점심까지는 해결해 주는 곳이 많습니다. 학생식당 혹은 교직원 식당이 열어서...
방학 중에도 나와야 한다는 게 (아닌 연구실도 있습니다... 저희학교 기준 30%?) 큰데,
기숙사가 방학에도 지원해 주면 상관 없지만, 아니면 자취방이 필수가 됩니다.
( 자취방+식비+생활비 ) * 방학 5~6개월분 이면 학생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입니다.
3.봉급(?)
교수님들 스타일에 따라 다른데
A. 학부생은 안줌
B. 학부생이 프로젝트 참가할때 줌
C. 매달 줌
이고.. 저는 B였고 5인 기준 1억 2천만원짜리 프로젝트 9개월짜리 (인건비로 명당 1200정도 떨어짐)
에서 월 15만원 받았습니다. 다른 학부생도 비슷했네요.
대부분 알바를 금지시킵니다. 모아둔 돈으로 생활하거나 부모님에게 손 벌려야 해요.(할 시간도 없지만)
석박사도 차이가 좀 많이 났습니다. 옆 석사과정은 월 80정도 받았는데
저희쪽 박사 초년생은 40만원 받았죠;
4. 일상
하루 일과를 정리하면..
9:00 출근
11:00 1차 회의. 교수님 제외하고 하며 프레젠테이션 준비
12:00 점심
17:00 2차 회의. 발표를 시작하면 교수님께선 귀를 막고 얼굴을 자기 다리 사이로 뭍으신 후,
발표가 끝나시면 질문 "그래서 됐어?" 이후 안됐으면 갈굼 시작...
18:00 9교시에 수업이 없으시면 교수님 퇴근
18:30 저녘
23:00 퇴근
5. 장점
계속 단점만 적게 되네요... 장점을 따로 모으자면
a. 학점
- 해당 교수님 점수에서 많은 + 점수를 받을 수 있고, 그 이외에도 연구실 내의 선배들에게 조언이나 도움을 받으며 전공과목에 한해서는 학점에 대해 많은 이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1학년 때 평점이 3.7이었는데 들어간 이후 4.2~4.3 까지 받았네요
b. 구글링 능력, 프로젝트 진행 능력
- 구글링 능력 향상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고...(대부분 영문으로 검색하게 됩니다)
- 프로젝트...특히 공모전 같이 주변에 선례가 드문 경우 프로젝트 진행 과정이 체계적으로 잡히고 산으로 갈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c. 대학원...?
6에 기재
6.대학원(석,박사)
교수님이랑 같은 연구 종목을 맡으셨다면 추천 드립니다.
아닐 경우엔 논문 기재하거나 연구 주제를 찾는 등의 문제들이 모두 당사자의 몫이 되거나
해당 종목에 대해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는 교수님이 맘 가는 데로 정한 것을 작업해야 하게 됩니다..
학부생이 들어와서 석사까지 남는 비율은 10% 정도 되는 것 같네요.
석사과정 후 박사과정까지 가는 비율은 70% 정도..? 아닌 분들도 나중에 일 병행하면서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7. 취직때 도움은 되는가?
되긴 하지만, 생각하시는 많큼 많이는 아닙니다.
연구실에서 하셨던 것들이 필요한 회사면 석박사를 모집하고,
필요하지 않으면 '얘가 학교에서 딴사람보단 노력했구나' 정도?
첫 자리 알아보며 면접 20군데 넘게 봤지만 물어본 곳은 5곳인가 6곳인가 그랬습니다.
8. 이미 연구실에 들어왔는데 후회하고 나가고 싶다면
해당 교수님의 전공과목을 먼저 다 들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2학년 2학기때 해당 교수님의 2-2, 3-2,4-2 과목을 전부,
3학년 1학기때 3-1,4-1 과목을 제 시간표가 꼬이는 걸 감수하고 들었습니다.)
그냥 넘어가는 교수님도 많지만 저희 교수님의 경우 나간 사람이 B+ 이상을 받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9. 나왔다면
바로 공모전 등을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희 경우 나가고 3학년 2학기~ 4학년 여름방항 끝 동안
공모전 수상 4회, 특허 1개 (학교를 통해 등록) 이 됐네요.
4개의 공모전들은 5~7명(석사과정 포함) 이 한 팀으로 나가는 게 보통이었는데,
혼자 혹은 셋(같은 학부생 연구실 사람들...) 이 나가서 수상했네요... 경험이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10. 그 연구실은 지금..
처음 제가 들어간 해 기준으로 5년 째..
들어간 학부생은 40명은 확실히 넘어가고 석사과정을 간 사람은 0명이라고 합니다...
쓰다 보니 들어가지 말라는 글이 되어버렸군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