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전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 2000년 11월 25일에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웹프로그래머였고, 그 때 당시엔 asp 을 공부해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 업무는 xml 데이터를 웹에서 보여주기 위한 스타일시트 제작(xsl)이었습니다. xml 파일의 내용을 html 형태로 변환해주기 위한 xsl 파일을 만드는 것이었죠. 이걸 하는 이유가...그 때 회사에서 만든게 백과사전 CD/DVD 제작이었는데, MFC 프로그래머가 XML 로 데이터를 생성하고 XSL 파일을 읽어서 사용자에게 웹뷰(?) 형태의 화면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무래도 MFC 자체적인 디자인보다 미려하니까요. (물론 내부 동작은 javascript 나 vbscript 로 제어되기 때문에 웹프로그램과 거의 비슷하긴 했습니다)
그나마 웹을 계속 하게되는 건...그 백과사전을 전국 도서관 등에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일부 모듈이나 운영자 페이지를 제가 관리했기 때문이었습니다(중요 모듈은 C ISAPI 여서...).
그래도 그 때 배운 XML/XSL 지식은 유용한 편입니다. 아직까지 xml 은 많이 쓰이고 있고, 그런 삽질(?)을 돈 받아가면서 어디서 배우겠어요...
회사 규모가 좀 되는 곳이라...이런저런 일도 들어오고 해서 php 도 배우고 jsp 도 배우고, NT 도 배우고, 리눅스도 배우고, FreeBSD 도 배우고, 사내 서버들 구축 관리 하면서 Mail 이나 기타 다른 서비스들도 구축해보거나 탐구해보거나...많은 걸 해봤네요.
물론 이 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지식을 쌓아나갔지만, 요즘 소위 말하는 풀스텍? 뭐 그런거 비슷하게 이것저것 해봤네요. 그래서 니가 잘하는거 딱 하나...뭐야??? 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만들라는거 만들 수 있는데요?" 라고 말해야겠죠.
그러다보니, 경력이 15년 정도 된 거 같은데 정말 이게 경력이 쌓인게 의미가 있나 싶을 때도 있네요. 알고 있는 지식도 그닥 없고, 그렇다고 초창기 때의 그런 열정도 어느 정도 변질된 것 같고(없는 건 아닌데 자꾸 선입견을 가지고 다가서는게 느껴져서)...게다가 동종업계 일하는 사람들 중에 힘빠지게 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괴감도 들고(대표적인 예전 sizers 나 막걸리 같은 분들, 요즘은 게임 쪽 사이트의 C/C++ 예찬론자들)...
뭐 그렇습니다.
돈은 다달이 많이 드는데 이거 관두면 제가 이렇게 벌 수 있는 직업도 그닥 없을 것 같고...그냥 울며겨자먹기로 하는건 아니지만, 급여가 더 이상 오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서기도 하고...
예전에 이곳의 운영자 분 중 한 분에게 이력서 보낸 적도 있는데, 스펙이 좋지 않고(이직 횟수가 어마어마) 자기소개서 내용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아직 그걸 수정할 생각도 안하고 있네요. 게으름의 극치...
제가 데리고 온 제 옆자리의 친구에게도 미안하네요. 도와주고 가르쳐주는 것도 없이 일 분배할 때 공정하지 못하게 넘기지는 않는지 항상 생각하게 되고...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 나이 때의 저보다는 없어 보인다는...말 그대로 자기 자신을 미화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있는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조심하게 되고...다른 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계속 마음 조마조마하고...
그래도 SI 때보단 편하긴 해요. 단지 경력...이라기 보다는 이 바닥에서 이 연봉으로 버텨서 지금까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하게 월급 축내고 자리 차지하고 있는건 아닌지 마음이 아픕니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해야할텐데, 저도 위에 언급한 사람처럼 남에게 도움도 안되면서 이상한 소리나 하고 다니는건 아닌지...
괜히 센티멘탈 해져서 주절주절 해봤습니다.
다들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