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분씨의 개같은 기분의 이상한 1달.
2013년 9월 9일
본사에 유지보수 인력으로 투입되었다는 sms를 전주 금요일에 받고 sms에 나온 대로 경기도 분당 지역으로 가게되었다.
그쪽에서 면접을 봤을때는 각 환경이 다른 시스템의 몇 개를 유지보수 하는 업무이며 할 수 있을거라고 하면서 말했다. 그리고 그래서 과연 몇 개인지를 모르는 상태로 얼떨결에 장비를 챙기고 갔다. 근데 그곳은 개인장비는 불가한 곳이고 무조건 장비를 제공해서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 뭐 까짓거 다시 들고 가면 되니까..
그래서 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받았다. 근데 인수인계를 받아보니 기가막혔다. 그저 몇 개였던 시스템이 사실은 14개였던 것이다. 그것도 전임자들이 손들고 나가서 줄이고 줄이고 줄여서.
원래는 19개였다고 한다. 허허허허..웃음만 나왔다.
2013년 9월 12일
이제 3일째 어느정도 인수인계되면서 급한 불도 꺼뜨린 시점에서 전임자와 동료들과 친해질겸 음료수를 마시러 갔다. 그때 한 사람이 말했다.
"개기분씨. 힘들면 힘들다고 빨리 말하시고요. 그리고 웬만해서 사용자 요구 다 받아주지 마세요. 그럼 본인이 힘들어 저요."
깜짝 놀랐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그래서 무슨 사연인가 들어보니...
사연은 이렇다. 이쪽 기관(기업)의 시스템 유지보수를 빅3 중 하나인 업체가 전담을 했다. 그러던 중 어떤 업체가 그것을 가로채버린 것이다. 근데 가로챈 그 업체(인력파견을 요청한 원청업체)가 고객인 모 기관에게 계약 조건으로 하나의 시스템에 100개[*줄여서 말하는 것임 원래는..]추가 기능. 그것도 1년이 아닌 매 월마다 개발해 주겠다고 하면서 입찰가를 후려쳐서 따낸 것이라고 한다.
즉 1 시스템 추가 개발기능 100개
매월 100*12 = 1200개
내가 맡는 시스템의수 14개 14*1200개 = 16,800개인 셈이다.
더구나 이중에 담당자가 교체하면서 교체하면서 3개월 정도 일이 밀린 상태에서 추가개발이 들어온다면
14*100*3 = 4,200개인 셈이다. 이것이 봇물처럼 밀려온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것을 해준다고 수고했다고 인정해주느냐.. 그것도 아니다.
이런 추가 개발건에 대한 건수의 평가는 개발자나 원청업체가
평가하는 것이 아닌 고객의 추가기능의 승인여부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런 개발이 되면 추가 인력에 대한 요청이 있고 추가 인력을 고용해야 함에도 립서비스만 고용해주겠다고 해놓고는 나몰라라 식의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그래놓고는 그 개발건을 시스템 유지보수 담당자(프로그래머)들에게 일임시키고는 그저 기한만 정해주고 하라고 하면서 일정체크만 하고는 스트레스를 춘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이러한 추가개발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이 그저 파견단가에 대해서 인력파견 업체에게 돈만 지불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모두 개발자에게 떠넘기고 책임지라는 식으로 위협을 가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담당한 시스템 유지보수담당도 무려 5번이나 교체되었던 것이다.
즉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만 먹고 몸만 상하다는 것이다.
그런 업무 과중성과 원청업체의 어이없는 짓거리들로 말이다.
전임자도 그래서 못하겠다고 하고 나간 것이고 말이다.
근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013년 9월 14일
뜬금없이 면담을 하겠다고 한다. 무슨일인가 했다. 고객쪽에서 날 다시 한번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그런가 보다 하고 회의실로 갔다.
고객(시스템 총괄팀인지 뭔지)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개기분씨는 프로그램 개발이나 유지보수을 할때 중요한게 뭐라고 봅니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품질이라고 특히 유지보수는 시스템의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개발이라도 신중하게 하는게 원칙이고 실제로 내가 프로젝트를 투입해서 일을 하면서 운영쪽은 늘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개발과 데이터를 보정, 수정하는 것을 보았고 그게 원칙이라고 배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러냐고 하더니 넘어갔다. 그런데..
2013년 10월 11일
이곳에 온지 1달. 같이 일하는 동료의 조언으로 그리고 내가 생각해왔던 유지보수원칙으로 요구사항에 대해 분석하고 빨리 조치되는 것은 조치해서 통보하고 늦는 것은 사유를 적고 일을 진행하던 중에 나의 선임인 천사차장님이 커피한잔 하러 가자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개기분 대리 혹시 교체된다는 거 아세요?"
충격이었다. 사고 친것도 없고 그렇다고 트러블을 만들어 낸 것도 아니고 안정적으로 유지보수하면서 운영하던 판국에 뜬금없이 교체라니.. 바로 소속본사에 전화했다. 무슨일이 생겼냐고? 소속본사 당연히 몰랐다. 벌집 쑤신듯한 소동이 벌어진 것은 당연지사.
천사차장님의 설명은 이랬다. 전임자들이 손들고 나온 상태에서 계속 문제가 되던 중에 내가 안정성을 위해 개발건이나 확인건을 커트했던 일이 고객에 눈꼴에 시였던 것이다. 이러한 일을 전전전(2번째로 기억)담당자인 안정성과장를 떠올리게 했던 것이다. 그 과장는 1년정도 있었는데 안정성을 위해 고객의 니즈를 단칼에 거절하고 선별해서 받다가 눈엣가시가 되어 재계약여부를 3일 앞두고 잘렸다고 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떠올린다는 게 요지였다. 그래서 그러냐 라고 하고. 소속사에서는 일단 지켜보라고 했다.
2013년 10월 14일
아침에 오니 원청업체 상무가 날 조용히 부르더니 이렇게 말했다.
"개기분씨 미안한데 오늘 업무인수인계 해주고 내일부터는 나오지 마세요. 회사에도 통보했고.." 그랬다. 즉 목요일에 소문이 현실화 되었던 것이다. 뭐 어쩠겠냐 바꾼다니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전임자가 그랬던 것처럼 인수인계를 하고 마지막 준비를 하고 퇴근했다. 그리고 본사로 갈 준비도 했다. 그러던 중 저녁에 전화 한통화
"개기분씨 본사 나오지 말고 거기로 나가세요. 다시 들어올라고 연락왔어."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뭐야..
근데 왜 그런지 감이 왔다.
인수인계를 받으러 온 사람이 나와 전에 일했던 사람이다. 그 사람에게 이제 동료들 소개해주고 이런저런 애기를 하다가 현실을 애기해준 것이다. 그래서 후임자인 그 사람이 못하겠다고 하고 가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이제 다시 날 부르는 것이구나 라고.
2013년 10월 15일
소속본사에 전화했다. 결국 내 예상이 맞았다. 아무일도 없었던 걸로 하고 보내라는 원청회사. 그리고 아침에 나에게 사과 한마디도 없이 그냥 미소만 보내던 개같은 병신상무새끼.
이런일이 벌어졌으면 나나 소속사에 사과나 다른 당근을 제시해서 맘을 돌려야 함에도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버리려는 그들의 처사 비가 추적추적오는 가운데.. 많은 생각을 했다. 확 회사 때려치우로 잠적해버려. 아니면 그냥 말도없이 무단 퇴근해.. 기분이 아주 더러웠다. 물을 엎어버린거 그들이면서 왜 당당한지.. 점심 먹을 기분도 아니었다. 그저 천사차장님에게 말했다. 나 일 그만두고 싶다고.. 아니 그냥 나가고 싶다. 천사차장님이 일단 냉정하라고 하면서 말했다. 그냥 기분대로 행동하면 휴우증이 있을거라고 그리고 점심도 사주셨다. 점심후 현실을 애기했던 동료들과 말했다. 어찌해야 하냐고.. 그들은 말했다.
"칼자루는 개기분대리님이 쥐고계시는 거예요. 대리님은 잘못없어요. 그리고 이런일 안 벌어진다는 보장 없어요."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진짜로.. 진짜로 허무하고 내가 열심히 해왔던 그 열정들과 고객, 원청업체, 소속본사 모든게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차 보였다.
결국 단언을 내렸다. 소속본사 내 담당 이사에게 말이다.
"저 못하겠습니다. "
본사는 일단 원청업체와 말해보라고 했다.
역시 원청업체 부장과 내 천사차장에게도 말했다.
"도저히 일 못하겠습니다. 기분이 나쁜게 아니라 신뢰를 못 가지겠습니다. 고객에 대해서 말입니다. 언제는 자르라더니 이제와서 손내밀고.. 이 기분 가지고 고객과 상대하면 트러블만 생기고 소속본사에 폐끼치고 문제 생길거 같습니다. 그냥 고객 원하는대로 제가 나가겠습니다. "
정말 생각같아서는 다 뒤집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럼 나만 손해이고 이쪽 분야에서 낙인찍힐거 같고 해서 참다참다참다 하였다.
결국 지금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아..
이대로 IT일 계속해야 하나...
내가 잘못한 건가..
아.. 어쩌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