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온 듯 하네요.
오랜만이네요.
연일 계속되는 회의와 주변사람들의 질문과 요청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느라 요즘은 이곳에 들어올 시간조차도 없는 지경입니다.
간만에 시간이 좀 나서 아래에 올린 글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있습니다. 막걸리님은 여전히 공실없이 코딩만으로 쭉 버티는게 행복이라고 주장하시고 계시군요. 저는 몇년째 똑같은 얘기를 듣다보니 좀 식상한데 다른 분들은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을 해 주시는군요.
그리고, 삶에 대한 글도 몇개 보이는군요. 뭐 많은 얘기가 오고가지만 중요한건 행복한 삶에 대한 이야기 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행복에 대한 정의를 각자 다르게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세운 기준에 따라 서로 얘기하는게 다르겠죠.
얼마전까지 TV에 나오던 광고 중에 친구가 어떻게 지내냐는 말에 자신의 차를 보여주던 것이 있었지요. 광고라는게 소비자의 욕구를 대변한다고 볼때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는 자신의 삶을 자동차로 대신해서 보여주는게 말이 되는 모양입니다.
제가 볼때에는 참 쓰레기같은 광고였는데도 계속 나오는거 보면 제가 요즘 사회 통념과 거리가 있는 삶을 사는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행복의 기준이 자동차. 집, 옷으로 표현되는 실제로는 '돈'이라고 하는 것으로 맞춰지는게 이제 사회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모양입니다.
개발자들도 '공실없이' '단가높게' 받으면서 일하는게 아주 중요한 가치가 된 모양입니다. 아래에 써진 많은 글에서 그런 내용이 나오는군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한테 그렇게 살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각자 원하는대로 살뿐. 다만, 남들한테 내가 이렇게 사니까 너도 이렇게 살아라고 강요하진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1억도 안되는 반지하에서 세식구가 월세를 살면서, 그 흔한 자가용도 없고, 서울에서 집을 산다는 것은 포기한지 오래 되었고, 공실없이 1년내내 일하는것 보다는 1년에 10개월정도 일하고 2개월정도는 빈둥거리며 지내는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그동안 이곳 게시판에서 3,4억짜리 아파트에 산다는 글에 부러워 하시면서도 본인은 그렇지 못해서 불안해 하신 분이 있다면, 저를 보고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헐렁하게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헐렁하지만 아주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불안해 하지 마세요.
지금 통용되는 사회적 행복의 기준으로 보면, 저는 비정규 빈민층에 미래도 없는 암울한 인생이겠지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가진게 없어야 비용도 덜 들고, 비용이 덜 들어야 덜 벌어도 되고, 덜 벌어야 돈 버는데 스트레스도 없고, 돈 버는데 스트레스가 없어야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사고 싶은 것을 하나 둘 사 모을수록 난 그 돈을 벌기위해 내 인생을 소비해야 되고, 그렇게 소비한 인생이 아까워서 더 강렬하고 짜릿한 놀이나 물건에 열중하고, 그럴수록 자신이 인생은 더욱 피곤해 집니다.
그렇다고해서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도 사지말고 참고 견디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남에게 보여주기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을 없애는 거지요.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적게 써서 적게 버는 방법이 좋습니다.
적게 쓴다고 해서 구두쇠같은 사람은 아닙니다. 여러사람이 모여서 뭔가를 할 때, 예를 들어 술을 먹거나 무슨 작업을 하기 위해 돈을 걷을 때, 자기가 먹은 만큼 내는게 아니라, 자기가 버는 만큼 내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남들도 그러라고 강요하진 않습니다. 자신의 집과 차, 명품들을 자랑하면서도 술값 계산할때에는 찌질하게 구는 사람들과는 본래 상종을 안하니 그것 때문에 문제 생길 일도 없습니다.
두달동안 산출물 만드느라 버둥대다가 겨우 짬이 난 김에 글을 썼더니 주저리주저리 길어져 버렸습니다. 워낙 잡스러운 글이라 정리도 안되는군요. 어차피 정리도 안되는거 잡스러운 글 조금만 더 추가합니다.
끝으로 제 삶의 대전제 같은거.
"인생은 한번 뿐이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삶의 대전제에서 나온 행동강령 같은거.
"지금은 열심히 돈벌어서 나중에 뭔가를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돈버는데만 집중하면, 결국은 나중에 아무것도 못한다. 나중에 해야 될게 있으면 지금부터 형편 닫는대로 조금씩 해야 된다."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다면, 그걸 할 수 없는 잡다한 이유들이 생기더라도 모두 무시하고 그냥 해버린다.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이런 저런 이유를 만들어 내고, 그 일을 하지 않는 자신을 합리화 해버린다."
"자신이 하는 일을 즐겨야 한다. 일이 곧 목적이고 수단이어야 한다. 하루에 가장 오래 있는 회사에서 단지 돈을 벌기위해 버티는 정도로 살아간다면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다 즐겁게 보내도록 노력하고, 또, 그런 생활이 가능한 곳에서 일하도록 노력해야 된다."
"불안해하지 마라. 우린 결국 늙고 병들어 죽는다. 내가 내 이웃보다 좀 가난하다고 해서 행복할 자격이 없는건 아니다. 인생은 여행같은 것이다. 여행지에 가면, 이곳 저곳 다양한 삶의 방식을 둘러보듯이 자신의 인생도 다양한 삶의 방식에 놓이게 해라."
"사람들이 맞다고 말하는 모든것에 대해 한번쯤 의심해 봐라. 죽는 순간까지 삶에 대해 고민해라. 고민이 없어지는 순간 나는 정신줄 놓고 몸만 움직이는 좀비가 된다."
뭐 이런 것들은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게시판에 나중에 뭐해서 먹고 사나 걱정인 글도 보입니다만, 저는 나이먹고 써주는 프로젝트가 없으면 한 몇년 놀면서 뭐할까 고민해 볼 생각입니다. 미리 쫄지 말고, 그냥 지금 하는거 열심히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