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소기업이야기
지방의 한 공단 모기업에 MES 시스템 의뢰가 들어온 적이 있다. 서울에 아는 사람에게 중소기업 MES 부탁을 하였다.
두군데 업체에서 제안서를 넣었었다. 야심차게 진행하던 그 프로젝트는 결국은 무산되고 말았다. 구전 소개료라도 건질 수 있었는데 아쉽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김부장님은 그 회사를 그만두었다. 6개월 만이었다. 얼마전 그 막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역사도 재미있지만 주관적 해석이 잔뜩 들어간 뒷담화같은 야사가 더 재미있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중 대기업의 하청에 하청에 있는 회사들은 대단히 어렵다고 한다. IMF직전 8,90년대같은 호황기를 꿈꾸며 버티고 있는 수준이란다. 암튼 50여명이 있는 그 공장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었단다.
처음 충격을 먹은 것은 어느 토요일이었다고 한다. 토요일은 식당을 안하기 때문에 중국집에 시켜 먹는단다. 다들 주문을 받아 주문한 음식이 왔다. 음식은 회의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외국인노동자들이 자기가 주문한 밥과 단무지를 가지고 회의실을 하나둘씩 나가더란다. 그리고 회의실에는 한국사람들만 남았단다. 외국인노동자들은 현장에서 먹는단다.
"허~참"
그리고보니 점심시간에도 같은 식당을 사용하지만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랑 이야기하는 모습을 거의 못봤다고 한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다음 주 토요일에는 점심시간에 외국인노동자를 포함해서 무조건 회의실에서 밥을 먹게 했다고 한다. 식당에서 먹듯이 끼리끼리 먹더라도. 그런데 그게 그 회사에서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한 이래 외국인노동자들과 처음 밥을 먹은 사건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한국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웃기지도 않은 일이다.
그리고 월급날이면 외국인노동자를 포함한 현장직원들을 데리고 마산대 뒷쪽에 있는 비룡이란 중국음식점에서 사비를 들여 회식을 했더란다. 물론 그것도 그 회사 창립이래 외국인노동자들과 첫 회식이었다고 한다. 현장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외국인노동자들과 한국근로자들이 잡담을 하기 시작하더란다. 그리고 생산성이 오르고 납기가 지켜지고..물론 회식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야근 세시간에 세개 만들던 노동자들이 2시간만에 3개만들면 3시간 처준다고 하니 4시간만에 6개를 만들더란다.
이 이야기의 끝은 약간 씁쓸름하다. 굴러온 돌이 모나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서서히 찬밥 신세가 된 사장동생 이사를 비롯해서 외국인노동자들과 밥을 같이 먹는다고 불만을 토로하던 분들의 역습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납기해야할 자재 몇톤이 쓰레기통에 들어가 있고 외주나간 5톤 트럭자재가 들어올 때는 1톤트럭으로 둔갑해서 들어오더란다. 어디갔을까? 4톤은?
결국은 이런저런 이유로 6개월만에 하차하고 내가 소개했던 MES 시스템은 도입되지 않았다. 아~ 날아간 내 수수료~
그리고 마지막날 정상출근해서 야근까지 다하고 나가던 날~
정말 영화처럼 외국인노동자들이 다 나와서 가지말라고 잡더란다. 몇명은 눈물을 흘리면서...
외국인노동자들은 바깥에서 공장사람들을 만나면 거의 못본체하고 지나가는데 그 사람이 지나가면 옆에 친구도 끌고와서 인사를 시키더라는 부장님의 자화자찬은 양념으로 덧붙여둔다.
이게 2012년 대한민국 평범한 어느 중소기업의 현장이다.
누군가 그랬던 것 같네요.
"가난 속에 미덕이 싹트고 번영속에 부패가 생겨난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