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금 알겠습니다..
전 어렸을때부터 프로그래머가 꿈이었고..
그때부터 쭉 프로그래머만 생각했고, 결국 됐습니다.
성격상 빨리빨리를 좋아해서 군대 + 대학을 후다닥 정리하고
남들보다 적게는 2년.. 많게는 8년정도에 시간을 앞당겼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죽자 일만 했습니다.
내가 뭔가 회사에 얘기하려면 나란 사람이 뭔가가 되야 씨알이 먹힐것 같아서요.
회사에서 3달동안 속옷 사입고, 양말 사입으면서 일도 해보고
소방수 역할로 들어가 힘든 시기만 해결하는 일도 하고..
군대 생활보다 더 빡세개 했습니다.
머 그렇다고 항상 잘하진 못했어요.. 솔직히..
어줍잖게 프레임워크 만들겠다고 해서 프로젝트도 힘들게 하고..
프로그램 개발한다는 놈이 브라우져 기본 작동 원리 몰라 고객사 데이터도 날려버리고..
참 많은일이 있었져..
3년차 부터였던것 같네여.. 제가 잘 풀리기 시작했던게..
주변 사람들한테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좋은 회사로 이직을 하기 시작했고..
급여는 생각한것보다 훨씬 많이 올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운명에 장난인지.. 가는곳마다 자바 개발자는 저 혼자더라구여..
팀장, 그 다음 나..
그러다보니 의도치 않게 많은 일들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는 내가 그런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면접보러다니면서 그런일을 했다고 하니 잘 안믿더라구여..
OS설치부터 DB설치 SVN설치 소스 배포까지..
프레임워크 와꾸 잡는것부터 DB설계.. 필요한 공통기술 개발까지..
혼자 자바개발을 맡고 있으니 할수밖에 없었죠..
그때는 앵간한 중급 개발자들보다
제가 잘 한다고 생각했고,
쉬운일인데 오래 걸린다고 하면 그냥 제가 하고
이거 금방 끝나는건데 왜 그렇게 얘기했냐며 건방을 떨었져..
'일 잘하는 사람은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오늘 할일 다 하는게 잘하는거지 야근하는게 잘하는건 아니다' 라는 사수에 가르침으로 업무시간에 초집중해서 일 다 끝내고
칼퇴를 생활신조로 삶고 일을 했었습니다.
전 그렇게 나름 잘 나가고 있었는데..
수원와서 X됐네요..
좋은 연봉을 주겠다 해서 옮긴 수원회사가..
망해버렸거든여..
개발자로 일을 하면서 한번도 브레이크 없이 잘 달리다..
아는사람 하나 없는 수원에서 딱 멈춰 서니..
정말 막막하더라구여..
주변에서 '한두달 다녀보고 이사해라' 라는 말들 싹 무시하고..
이 회사에서 내 터전을 만들어 보자.. 하며 호기롭게 이사했는데.. (1년 계약인데 남는 방이 25개.. ㅠ)
결국 남는건 남은 현금으로 얼마나 이곳에서 버틸수 있을까..
하는 고민만 남게 됐어여..
난 잘하니까!! 라는 생각으로 삼성 프로젝트에 지원했고..
프로젝트 투입하자마자 일주일가량에 업무를 주기에 (다른 사람 써폿)
'그래 나 일 존나 잘하는 놈인거 보여줄께..' 라는 생각으로
3일만에 일 끝내고 결과물 보여줬죠..
그랬더니 다른일을 막 주데여..
이건 아니다 싶어 '제가 맡을 업무에 대한 인수인계(일주일 뒤 담당자 퇴사) 하고 나서 추가업무 받겠습니다.'
라고 얘기하니 PM도 수긍을 하더군여..
수긍했으면 그만이지 왜 또 다른일을 자꾸 주려고 하는지..
인수인계 끝나기 전까진 어떤것도 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얘기했더니..
나가라고 하더라구여..
프로젝트에 성공을 위해선 개개인에 희생이 필요한데 당신처럼 자기 맡은것만 하겠다는 사람 필요없다면서..
결국 프로젝트에서 짤렸져..
프로젝트에서 짤렸다는 모욕감이 지금도 지워지지 않네요..
그렇게 개발일 시작하면서 처음 백수에 시간을 갖고..
내가 원하는 금액이 아니면 안하겠다고 뻐팅기다..
이제 더 쎈척 못하게 되더라구여..
한달에 집구석에서 숨만쉬고 살아도 나가는돈이 몇백이다보니..
내가 원하는 금액이 아니면 안한다라는 말이 점점 사그라 드네요..
예전에는 적은 금액으로 프로젝트를 들어가는 사람들 때문에
개발자가 제대로 대우를 못받는다고 생각했던 제가..
지금은 만족할만한 돈을주는 프로젝트 찾다 찾다 없어서 결국 버리는 시간 생각하면 이정도에도 가야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엔 누가 글올리면 호기롭게 '왜 그런 단가에 가세요?' 했는데..
지금은 제가 그 말에 대답할 입장이 되니..
그때 제가 했던 말이 재수가 없네요..
예전에 제가 우물안 개구리처럼 내 상황이 평균이다라는 평준화에 오류를 범한것 같습니다.
이제 조금은 낮은 단가에 투입을 할수 밖에 없는 현실을 알것 같습니다.
건방 떨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