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엔지니어의 격을 높이자..
저는 학교다닐때 암기과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전형적으로 머리만 믿고 공부 안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역사과목.. 국사나 세계사같은거 잘 모릅니다. 그런데 게임을 하다 보니까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 알게?습니다.
이 부분은 이상하리만치 한국과 일본이 비교됩니다. 일본인들은 게임/만화/소설 등의 컨텐츠에 자국의 역사나 문화/인물을 녹여내면서.. 그걸 세계시장에서 상품화 하려는 노력을 엄청나게 기울이는데 한국은 지나치게 이 부분을 외면하는거 같습니다.
한국아이들이 한국 역사보다 일본 역사를 더 잘 알게 된다면 얼마나 웃기는 일인지요.. 솔직히 아이들 감옥같은 곳에 가둬놓고 주입식으로 암기시키면 남는게 뭐가 있는지요.. 게임산업 자체를 아이들 공부하는데 방해만 시키는 사회악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 자체가 한심합니다.
전산화/자동화로 인해서 앞으로는 점점 기본 의식주에 필요한 생산인력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앞으로의 인류는 즐기고 경험하기 위해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고로 게임은 미래의 주요산업의 한 축입니다. 그러나 지금 게임산업을 활성화시키고 투자해도 부족한 시기에 마치 사회악인양 규제만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두더지 같이 땅 파는데만 모든 혈세를 다 쏟아붇고 말입니다.
각설하고.. 혹자는 한국사회를 친일파들이 장악하고 있다 보니 이들에게 있어 역사교육을 강화시킨다는 것은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뭐 제 눈으로확인한바는 아닙니다만..
저는 열강에 둘러쌓여서 이렇게 오랜시간 국가의 정체성을 지켜냈다는 것 만으로도 기적/혹은 우리 선조들의 위대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는 나라를 빼앗긴 쓰라린 과거도 있고 그런 아픔을 아직도 제대로 교훈으로 삼지 못하는 측면도 있는것 같습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농공상이라는 사회계급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선비/양반에 해당하는 계층이 바로 일본의 사무라이입니다. 또한 서양의 봉건시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가 있었다면 일본에서는 전국시대가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사무라이들은 봉건영주에 해당하는 다이묘들의 총애를 받으며 영토전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노부나가가 일본의 전국통일을 이룩한 후에는 사무라이들은 사회의 지도층에 해당하는 지위를 갖긴 했지만 시도때도 없이 전쟁을 하던 전국시기때 보다는 존재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이 시기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각 다이묘 소속의 사무라이들의 관심을 한곳으로 돌리기 위해서 조선을 침략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일본의 사회적 불안요소를 잠재우기 위해서 조선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입니다.
이들 사무라이들은 피지배계층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 무예 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예술분야 등에도 관심을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즉 이들은 사회의 지도층이기 때문에 치열한 전쟁의 시기에서는 비록 명장으로 이름을 날렸을지 모르나 전쟁의 시기가 끝난 후에는 결국 다른 분야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 노력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사설이 길긴 했는데 결국 이 이야길 하고 싶었습니다. 격은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지만 만들어 갈 수도 있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고로 우리 SW엔지니어들이 비록 한국에서 좋은 대우를 받지는 못하지만 우리 스스로라도 격을 만들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혹자는 돈만 많이 벌면 되지 격 같은게 무슨 소용이냐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긴 했지만 아무도 이명박을 대통령의 격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노무현씨가 재평가를 받겠습니까.. 국민들은 이명박을 장사치로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대통령이 되기에는 천박한 그릇이라고 평가합니다.
SW엔지니어들이 몸을 팔든 도박사이트를 만들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버는 데만 열중한다면 사람들은 SW엔지니어에게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것입니다. 그저 네고 잘 해서 단가 싸게 후려칠 생각만 하겠죠.. 역설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돈을 잘 벌기 위해서라도 격은 필요합니다.
동네 중국집에선 자장면을 5천원에 팝니다. 그러나 호텔의 차이니스 레스토랑에서는 몇만원에 팝니다. 호텔의 자장면이 더 맛이 없을수도 있고 더 안좋은 재료를 썼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뭔가요? 그 차이가 바로 격입니다. 우리는 호텔의 주방장이면 더 공부를 많이 했고 자신의 맛에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책임을 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개인홈페이지를 만들어줘도 장인의 작품이냐, 쌈마이들 데려다가 2맨먼스 투입한 것이냐에 따라 퀄리티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고객으로서는 전자에 대해서 지갑을 더 후하게 열 것임은 자명한 일입니다.
엔지니어는 과거 봉건시대의 사농공상으로 치자면 공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작금은 그런 신분체계는 사라졌지만 굳이 나누자면 자산가들이 주도층이라고 치자면 엔지니어들 여전히 공돌이 취급을 받고 있으므로 아직도 우리 엔지니어들은 사회적 주도층이나 상류층은 아닌거 같습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했듯 격은 만들어질수도 있고 만들어갈 수도 있다고 봅니다.
또한 지금 사회의 변화를 한 번 보십시오.. 수십년간 건재하던 리비아나 시리아같은 나라의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고작 해적방송인 나꼼수가 권력을 압도합니다. 이 백그라운드가 바로 소셜의 힘인데 SNS의 기본베이스라는 것도 결국은 SW엔지니어링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로 여러분들은 보이지않는 혁명의 최 중심부에 있다고 보므로 어느정도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재벌기업에서도 전산인들이 계열사로 밀려나서 하청업체 취급을 받고..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엔지니어들 대부분들이 사내하청의 불안정한 지위에서 치킨집과 호프집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있지만 시대는 바뀌고 세상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그랬던 자본가들이 우리 엔지니어들을 우러러 보는 시기가 오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그런 시기가 왔을 때 과연 우리 장인들이 새로운 주도층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냐도 결국 우리가 어느정도까지의 격을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김광수연구소의 김광수씨의 주장에 의하자면 일본같은 경우 외세에 굴욕적인 개방을 당했고 그 원인을 기술력에서 찾았기 때문에 기술이나 기술자에대해 대우하는 사회분위기가 틀리다고 합니다. 재벌기업 1세대들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에 벤처정신도 강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정부 돈받아서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키웠기 때문에 그런 의식 없이 돈만..
여담이지만 봉건시대의 사농공상이란 시스템은 각 직업의 가치나 본질과는 아무 상관 없이 중앙정부에서 세금을 거두어들이기 쉬운 순서일 뿐입니다. 농업인들은 땅을 바탕으로 살아가므로 도망갈 수도 없고.. 안정적인 세수가 되지만 상인들은 떠돌아다니니까 세금을 거두기 힘들어서 천시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대학을 졸업을 했건 안했건, 자격증이 있건 없건, 단기속성반을 나왔건 안나왔건 끊임 없이 스스로의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하고 장인철학을 만들어가서 돈으로 산정불가능한 높은 가치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도자기공이 세계최고의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신의 작품을 부수는 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