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SW기술자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
저는 한 때 농담삼아 대통령이 된다고 했습니다. 물론 실현가능성이 0.00001% 보다 작다는 것은 저도 잘 압니다. 그러나 그렇게 재미삼아 공언하고 다니니 한가지 제게 재미있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스스로 대통령에 걸맞는 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식같은 것이 생겼던 것입니다. 쥐박군을 볼 때마다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 하면서.. ㅋㅋ
요즘들어서 계속 강하게 느껴지는 것인데.. 저의 정체성은 기술자요 기술이 제 천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기술을 배우고, 그 기술로 무언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때 삶의 보람이 느껴집니다. 그건 제가 중급이냐 고급이냐, 단가를 500받냐 600받냐의 차원이 아닙니다. 저는 월급200을 받아도 이 일을 할 것이고.. 막장프로젝트밖에 남지 않는다고 해도 이 일을 할 것입니다. 나이먹어 퇴출당해서 어쩔수 없이 귀농을 하더라도 영농시스템이라도 취미삼아 구축할겁니다.
그러면서 항상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기술을 갈고 닦으며 신자유주의나 자본주의의 천박한 물신풍조에 휩쓸리지 않으며 진정한 장인의 철학을 추구하는 것에 힘쓰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SW산업을 세계의 IT강국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듭니다.
저는 IT노조위원장을 볼 때 항상 안쓰럽고 마음의 짐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기업의 블랙리스트를 감수하며 개인의 이익을 포기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제가 알기로 IT노조원도 몇명 안되고 노조위원장이 노조를 통해서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물론 개인적인 신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음이 되었건 양이 되었건 우리를 위해서 개인의 수고를 마다하며 일을 하는데 마치 모르는 양 쌩까는 것도 인간의 도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대선때 이명박 찍었고 이번 총선과 대선에는 전략적으로 진보당을 밀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이념성에 있어서 편향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서 노조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단지 제가 가입하지 않는 이유는 노조가 아무래도 좌파적인 성격이 있는데 반하여 대부분의 SW엔지니어들은 자신을 특권층으로 착각해서 우파적인 성향이 있어서 노조에 대한 선입견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운신의 한계가 있는 노조 대신 협회같은 단체를 만들어서 상호보완적인 단체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꿈이 있었습니다. 단지 저도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총대를 매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터라 계속 마음만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기술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계시다면 어쩔수 없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쳐도 최소한 기술정책에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기술자의 등급제가 SW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드디어 등급제를 정부가 폐지하나 봅니다. SW기술자 단가기준도 폐지하고 기업에 알아서 맡기나 봅니다. 단지 경력신고제를 유지하냐 폐지하냐의 수순만 남은거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한 개발자가 마치 IT노조에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개발자들 몰래 정부와 야합해서 등급제를 폐지했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더군요.. 그러면서 등급제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ㅋㅋㅋ
이기적이어선지 아니면 워낙에 막장사업장에서 고생을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등급제 폐지는 몰랐다고 칩시다. 그런데 자신의 이익과 조금 반하는 정치적 노선을 걸었다고 해서 IT노조가 개발자들 몰래 등급제를 폐지시켰다고 근거도 없는 주장을 펼치는 용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답니까? 정말 오늘 인간에 대한 회의가 느껴졌습니다.
정부에서 등급제랑 SW기술자 댓가기준 자체를 폐지시킨거 같은데 앞으로 당분간은 과도기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의 시기야 말로 기술자들이 하나로 뭉쳐야만 하는 시기입니다. 아마도 예상되는 전략으로는 지금 kosa신고제를 옹호하는 측에 대해서는 학력을 빌미로, 저처럼 kosa신고제를 반대하는 측에 대해서는 kosa미등록을 미끼로 단가를 후려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기술자들이 단일화되고 객관성있는 기준을 마련해서 대안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대한민국 기술산업을 우리같은 전문가들이 이끌어갈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중차대한 시기에 고작 1,2백 더 먹겠다고 기술자들끼리 막장으로 대립하는 모습이 참 가관입니다. 우리 대한민국 기술자들.. 수준이 정말 이정도 밖에 안?나요? 서로 자기 이데올로기가 맞다면서 동족과 동포와 친구와 형제간에 총부리를 겨눈 그 민족성인가요?
정말 마음 한 구석이 착찹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