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시절에는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왜 시니어들은 회사의 불합리한 구조에 맞서지 않을까.
왜 더 적극적으로 개선하려 하지 않을까.
왜 때로는 방어적이고 냉정한 태도를 보일까.
그때의 저는 그런 모습이 답답했습니다.
조금만 더 목소리를 내고, 조금만 더 열정적으로 움직이면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제가 시니어의 위치에 조금씩 서게 되니, 예전 선배들의 모습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을 가르치고 성장 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도, 결국 서로의 관계에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함께 고생하며 쌓아 올린 신뢰 역시 돈이나 조건 앞에서는 생각보다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도 경험했습니다.
또 일을 잘할수록 더 많은 일이 맡겨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조직의 정치 속에서 상처 받는 일도 이렇게나 많은 줄 몰랐습니다.
문득 그 시절 선배들의 모습들이 단순한 체념이나 포기하는 모습이 아니라, 수많은 경험 끝에 만들어진 하나의 생존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퇴근하면 10년만에 끊었던 술 한잔 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