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탓이 아니다."
요즘 취준생들을 만나면 예전처럼 "이거 공부해라, 저거 익혀라" 같은 말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대신 이런 얘기를 많이 하고 있네요.
첫째, 지금은 판을 읽는 게 먼저다.
대학 커리큘럼도, 취업 준비 방식도, 채용 프로세스도 — 많은 부분이 AI 이전 시대 기준이다.
세상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는데, 아직도 옛날 얘기하는 어른들이 대부분이다.
지금 중요한 건 "뭘 더 공부할까"보다 "이 판이 어디로 가고 있나"를 보는 눈이다.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영역이 뭔지, 앞으로 개발자의 역할이 어떻게 재정의될지 — 이걸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
그 ‘보는 눈’이 스펙보다 더 중요하다.
그 보는 눈을 키우려면 많이 찾아보고, 읽고, 만나서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
둘째, 당신 잘못이 아니다.
지금 취업이 안 되는 건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판 자체가 바뀌고 있는 거다.
취준생이 제일 먼저 맞고 있지만, 이 파도는 업계 전체에 몰아치고 있다.
조만간 경력자고, 주니어고, 시니어고, 가릴 것 없이 모두 위험에 처할 거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기술이 세상을 뒤집을 때마다 사회는 결국 적응해왔다.
이번에도 그럴 거다. 지금이 제일 혼란스러운 시기일 뿐이다.
셋째, 개인이 조용히 견딜 문제가 아니다.
포트폴리오 다듬고 자소서 고치는 것, 취업을 위해서는 물론 해야 한다. 근데 그것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 AI로 채용이 줄고, 교육은 현실을 못 따라가고, 아무도 구조적 해법을 내놓지 않는 것 — 이건 청년들이 집단으로 목소리를 내야 바뀌는 문제다. 커뮤니티에서 공론화하고, SNS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정책 청원도 해라.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라. (사실 온라인에서 떠든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나가서 시위를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
사회는 조용한 사람의 문제는 잘 안 본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고 있네요.
힘내라는 말은 공허하게 들릴 것 같아서 안 하겠습니다.
다만 지금 이 상황, 본인 탓으로 돌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세상이 변한 거고, 변한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같이 고민해보자는 차원에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