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즐겁지 않은 이유.
어머니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
자식이 나이가 얼마나 먹었든 어머니에게는 자식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자식을 독립된 개체로 보지 않는다. 모든 부모가 그렇지는 않지만 나의 어머니는 그렇다. 언제나 자신의 뜻에 따르기 바라며, 이를 당연시 여긴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부모의 책임이란 매우 단순한 것이다. 아이를 성인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키움으로써 아이가 목적 있는 삶을, 그리고 다양한 삶을 경험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 성인이 되었을 때는 스스로가 책임지고 행동하는 독립된 개체로 인정해 주는 것, 바로 그것이다.
가족이라는 것도 독립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면, 가족의 범위도 달라져야 한다. 예전 가족과 지금 가족으로. 그리고 당연하게도 지금 가족에 더 충실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어머니는 늘 서운해하신다. 서운해하시는 건 이해하지만, 그 이상을 바라는 건 어른답지 못한 행동이다.
고부갈등으로 명절이나 집안 행사가 있을 때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감정이 예민해진다. 더불어 스트레스도 극에 달한다. 과연 답이라는 게 있는지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건 지금 내 가족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은 지났고, 위태위태한 시간이 흐르고 있으며, 이제는 침묵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