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드는 앱의 의미
최근 AI 에이전틱 개발 붐을 보며, "누구나 딸깍하면 앱을 만드는 시대에 개인이 앱을 배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회의론을 접했습니다.
2026년 2월, 소프트웨어 가치가 폭락하고 빅테크의 질서가 무너지는 혼돈 속에서 누군가는 소프트웨어의 종말을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1인 개발자 머셀(Marcel Visser)의 사례를 보며 반대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술이 평등해진 자리에서 비로소 창작자의 영혼, 혹은 그 '무언가'가 차이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이죠.
'최적화'는 기능의 조합이 아니라 '창작의 리듬'이다
누군가는 이제 누구나 자신에게 최적화된 앱을 '딸깍' 만들어 쓸 수 있으니 배포가 무의미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머셀의 사례(https://dev.to/wagenrace/a-solo-game-developer-who-uses-only-free-open-source-tools-1d6g)를를) 보면 '최적화'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는 예산이 충분함에도 고도(Godot)와 블렌더(Blender)를 선택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상용 제품을 살 예산은 충분하다. 하지만 관심 없다. 이 툴들은 내 워크플로우에 딱 맞고... 나만의 워크플로우를 완성해준다."
AI는 코드를 짤 수 있지만, 개발자의 손에 익은 “창작의 리듬”까지 설계해주지는 못합니다. 머셀이 악보를 보며 하모니를 분석하는 본인만의 방식을 위해 뮤즈스코어를 고집했듯, 진정한 유의미함은 '무엇을 만드느냐'보다 “나만의 방식으로 어떻게 빚어내느냐” 에서 옵니다.
설령 AI를 도구로 쓰더라도, 그 AI를 어떻게 다루고(Steering) 어떤 결과물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창작자의 고유한 취향입니다. AI가 기능을 쏟아낼수록, 그 기능을 정교하게 조율하는 창작자의 워크플로우는 더욱 귀해질 것입니다.
'연결'을 부정하는 창작은 없다
"남들에게 공개하지 말고 혼자만 써라"는 말은 창작의 가장 큰 동력인 '연결'을 부정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머셀이 Juggle Star DX를 안드로이드 스토어에 출시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오픈 소스 툴의 성숙도를 확인할 기회도, 1인 개발의 가능성을 엿볼 기회도 없었지 않을까요.
우리는 결과물의 단편만 봅니다. 그것이 AI로 만든 '딸깍'인지, 아니면 비범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고통의 시간을 감내한 결과인지 우리는 다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결과물이 세상에 나옴으로써 누군가에게 '시그널'이 된다는 점입니다. 노이즈가 많아진 시대라는 점에는 격하게 공감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시그널을 찾고 발견할 기회도 많아졌다고 믿습니다.
경험을 훔치는 것과 오롯이 내 것이 되는 것
우리는 역사책이나 매체를 통해 타인의 경험을 훔치지만, 그것이 오롯이 내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직접 앱을 만들고 배포하며 겪는 리얼 유즈케이스는 아주 귀하고 감사한 개인의 역사입니다.
상대방의 우려처럼 AI로 만든 무의미한 앱들이 쏟아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의 결핍을 해결하려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담긴 앱은 반드시 티가 납니다. 그것이 AI를 활용한 '지능적 조율'이든, 머셀처럼 도구를 직접 장악한 '장인 정신'이든 말입니다.
결론: 딸깍 너머의 진정성
AI가 무엇인지, 창작이 무엇인지, 그리고 '딸깍'이 정말로 가치를 훼손하는지 계속 고민해 봅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도구가 쉬워졌다고 해서 그 도구로 담아내는 마음의 무게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AI가 세상을 덮칠 때, 역설적으로 우리는 더 '인간적인' 무언가를 찾게 될 것입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앱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고 세상과 연결되기 위한 앱을 만드는 일은 2026년에도, 그 이후에도 여전히 유의미할 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얘기가 좀 엇나갈수 있을수도 있지만 무언가를 public 으로 내보낸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나게 큰 경험치를 얻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