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가까운 웹 개발자의 AI 바이브 코딩 실전기 - "효율적인 앵무새"와 2달간 씨름한 후기
저는 50에 가까운 웹 개발자입니다.
몇 년 전부터 개발자 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일거리는 줄고, 단가는 떨어지고, 시장은 경직되어 가고 있죠. 현실적으로 은퇴까지 5-7년 정도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무언가를 만들어보자고요.
도전
현재 저는 파이썬을 모르는 웹 개발자입니다. 그런 제가 AI를 탑재한 엔진을 바이브 코딩으로 개발 중입니다.
진심으로 AI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GPT, Claude, Gemini를 모두 구독했습니다. 월 10만원 가까이 되는 비용이지만, 이게 정말 개발자를 대체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과정
1단계 - 설계 (2달) 코드 레벨로 꼼꼼하게 설계했습니다. 아키텍처 경험이 있다 보니 이 부분만큼은 AI에게 맡길 수 없더군요.
2단계 - 개발의 지옥 그리고 스파게티 코드의 늪에 빠졌습니다.
1차 프로젝트: 폐기
2차 프로젝트: 폐기
3차 프로젝트: 폐기
3차례 프로젝트를 통으로 폐기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AI가 만드는 코드는 그 순간은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커질수록 감당이 안 됩니다. 파일 간 의존성, 코드 일관성, 전체 구조... 전부 엉망이 되어 갑니다.
4단계 - 깨달음과 재설계 현재는 전략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모든 폴더/파일 구조를 제가 직접 설계
기능별로 파일을 최대한 세부적으로 분리
각 파일마다 코드 레벨의 주석을 상세히 작성
AI는 이 틀 안에서만 코드 생성
즉, AI는 "제가 만든 설계도 안에서 벽돌 쌓는 일"만 합니다.
결론
AI 바이브 코딩에 대한 회의
2달간 매일같이 GPT, Claude, Gemini와 씨름한 결과, AI를 이용한 바이브 코딩은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1. 신뢰성이 전혀 없습니다
틀린 코드를 자신감 넘치게 제시합니다
이전 대화를 금방 잊어먹습니다
같은 질문에 다른 답을 줍니다
2. 정형화된 지식에만 강합니다
"게시판 CRUD 만들어줘" → 완벽
"이 프로젝트의 전체 흐름을 고려해서..." → 엉망
인간보다 수백 배 빠르고 정확하지만, 그 외의 능력은 초급 개발자만도 못합니다
3. 전체 그림을 못 봅니다
파일 A의 변경이 파일 B, C, D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 못 합니다
30개 파일이 넘어가면 구조 파악 자체를 포기합니다
결국 설계는 사람이 해야 합니다
내가 내린 정의: "효율적인 검색엔진을 장착한 앵무새"
현재 AI는 효율적인 검색엔진을 장착한 앵무새입니다.
방대한 학습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조합하는 능력은 탁월합니다. 하지만:
진짜 "이해"는 못 합니다
창의적 문제 해결은 못 합니다
전체 맥락 파악은 못 합니다
더 이상의 발전 가능성?
개인적으로 현재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더 발전할 만한 획기적인 돌파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Transformer 구조의 근본적 한계
학습 데이터의 한계
추론 비용의 한계
물론 점진적 개선은 계속되겠지만, "개발자 대체" 수준까지는... 글쎄요.
그럼에도 AI는 유용합니다
오해는 마세요. AI는 분명 유용한 도구입니다.
제가 파이썬 모르는 상태에서 여기까지 온 것도 AI 덕분입니다. 하지만:
설계는 사람이
구조는 사람이
검증은 사람이
책임은 사람이
AI는 도구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마치며
시장이 "AI가 개발자를 대체한다"며 개발자 채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2달간의 실전 경험으로는, AI는 아직 개발자를 대체하기엔 너무나 부족합니다.
정형화된 단순 작업은 대체 가능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로직, 아키텍처 설계, 예외 상황 처리... 이런 것들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입니다.
50 가까운 나이에 새로운 기술과 씨름하며 느낀 솔직한 소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