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모든 변호사를 없애 버릴 것.
원래 AI will kill all the lawyers라는 제목의 영어 원문 글인데, 한국판으로 만들어 올립니다.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12월의 서울, 강남의 한 고급 회원제 바 깊숙한 구석진 테이블에 두 남자가 마주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는 네온사인이 번뜩이는 도시의 야경이 스러져 가고, 안으로는 재즈 선율이 낮게 흘러나왔다. 마치 옛 첩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니면 느린 말처럼 느껴지는 그 분위기 속에서, 40대 후반의 유명 변호사 김철수는 한 잔의 위스키를 기울이며 입을 열었다.
“형, 이제 법은 끝났어. 완전히 끝났다고.”
나는 오랜 친구인 그를 바라보았다. 김 변호사는 오랜 세월 법정에서 무패 신화를 쌓아온 인물이었다. 정치인부터 재벌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큰 사건이 드물었다. 그런데 오늘 그의 눈빛은 어두웠다. 평소의 그 자신만만한 미소 대신, 깊은 한숨만이 새어 나왔다.
“무슨 소리야? 또 무슨 사건 때문에 그러는 거야?”
그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쓴웃음이었다.
“사건 때문이 아니야. 인공지능 때문이야. AI가… 우리 모두를 죽일 거라고.”
그는 최근에 겪은 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복잡한 민사 항소 사건 하나를 맡았는데, 평소처럼 하루 반나절을 투자해 의견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호기심에 그 사건 자료를 최신 AI 모델에 넣어보았다. 30초 만에 나온 결과물은… 그의 말로는 “진정한 대법관급”이었다. 그가 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뛰어넘는, 완벽에 가까운 문서였다.

“비용은 거의 공짜야.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고. 어떻게 우리가 경쟁하겠어? 불가능해.”
김변은 계속했다. AI는 먼저 하찮은 일부터 삼킬 거라고. 유언장 검인, 부동산 등기, 문서 작성 같은 반복 작업부터. 그다음은 의견서, 논증, 판례 인용까지. 결국 법정 변론까지.
“단순 변호사들은 이미 끝났어. 가장 복잡한 상속 사건도 AI가 몇 초 만에 처리할 테니. 우리처럼 의견만 내는 놈들도… 완전히 망할 거야. 심지어 판사들까지.”
나는 물었다. “AI가 착각을 일으키거나, 잘못된 판례를 인용하면 어쩌나? 법정에는 사람의 얼굴을 봐야 하는 거 아냐?”
그는 잔을 비우며 대답했다.
“그건 일시적인 버그일 뿐이야. 감상적인 미련이고. 경제 논리가 압도적이지. 비용이 공짜인데 누가 비싼 인간 변호사를 쓰겠어?”
그는 변호사들의 오만을 탓했다. “우리 변호사들은 교만해.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사람들이지. 대통령부터 장관까지 변호사 출신이 많아.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데, 갑자기 ‘너는 무료 로봇으로 대체된다’고 하면… 그 고통을 어떻게 견디겠어?”
더 큰 문제는 사회적 파장이었다. 수만 명의 변호사들이 실업자가 되면, 부동산 가격부터 정치 판도까지 흔들릴 거라고. 규제를 시도하겠지만, 경제 앞에서는 무용지물일 터였다.
“솔직히 말해, 일부 변호사들은 자업자득이야. 불필요한 복잡성을 만들어 돈을 벌어왔으니까. AI가 그 저주를 풀어줄지도 모르지. 결국 좋은 일이 될 수도 있어.”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조카 이야기를 꺼냈다. 명문대에 다니는 똑똑한 조카가 로스쿨 가서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하자, 그는 단호히 말렸다.
“제발 그러지 마라. 빚만 지고 10년 안에 사라질 직업을 왜 하느냐. 네 인생을 망치지 마.”
바를 나서며, 겨울비가 더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김 변호사는 우산을 쓰지 않고 비를 맞으며 사라졌다. 그의 뒷모습이, 마치 몰락하는 조선 시대 양반처럼 느껴졌다.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오랜 법의 성채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그는 옳을지도 모른다. AI가 모든 변호사를 죽이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을지도.
변호사는 ‘면허’로 어느 정도는 보호받는 직업.
개발자의 앞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