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 잘난 한 차장이 누군데.
팀장이 말하길, 같은 말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테니 잘 들으라며, 위협적인 목소리로 첫 마디를 내뱉고, 주위를 둘러본 후 잠깐의 침묵으로 모두를 집중시킨 후, 너희는 글러먹었다, 그따위로 일하냐, 그렇게 개발새발 일을 하는 모습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 없다, 도끼로 PC를 박살 냈으면 좋겠다,라는 심정을 숨김없이 말하고는, 문을 박차고 나가면서 덧붙여 말했는데, 이제 꼴도 보기 싫으니 다들 나가라는 경고였다.
팀장은 책임자로서, 리더로서, 그의 기념비적인 인내로 버틴 지속적인 시련을, 가능하다면 머릿속에서 깡그리 지워버리고 싶었다. 그의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은 사람은 많았다. 뱀 같은 도 차장, 어리석음에 능할 자가 없는 차 과장, 일하는 시간보다 거울을 더 쳐 보는 김대리, 그 모든 팀원들이, 짧게 말해, 일거에 모두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다. 그가 물론 남모르게 진심으로 남길 바라는 사람이 있었으니, 한 차장, 그는 신의 축복으로 위험천만한 프로젝트를 구원해낸 하늘에서 내려온 자요, 빛과 같은 존재였다. 그가 남긴 코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심금을 울리며, 끝까지 본 이들은 저마다, 이처럼 눈부시고 아름답고 황홀한 코드는 생전 본 적이 없다며, 야릇한 흥분감에 몸서리치며 자리를 뜨지 못했는데, 그들 가운데 한 명이 팀장이었다.
팀장은 자신의 기억을 되살려 그때, 그러니깐 한 차장 모니터에 비친 코드를 몰래 훔쳐보던 그 순간을 기억해 냈는데, 그 코드는 상상할 수 있는 한 완벽의 근사치에 가까운 코드였기에, 둘러싸고 있는 세상의 쓰레기와 불결에 대항하는 코드들의 희망이란 생각까지 들었고, 내가 도대체 뭘 본거지, 진정 사람에 머리에서 나온 코드인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손등과 볼과, 심지어 허벅지까지 꼬집었는데, 너무 세게 꼬집은 바람에 화들짝 놀란, 자신의 행동을 탓했다.
한 차장, 그의 코드의 조화와 어울림, 마법 같은 코드들, 코딩하는 그의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