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개발자 SI면접을 다녀오며
안녕하세요, 개발자 선배님들
저는 개발자, 개발 업무가 너무 멋있어 보여서, 뒤늦게나마 국비교육을 수료하고 입사지원을 하고 있는 만 32세 개발자 지망생..입니다 ㅎㅎ
예전에 사업자 관련된 질문을 했는데, 선배님들께서 소중한 조언을 주셔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었습니다.
감사의 댓글을 달았지만, 이 글을 빌어 다시한번 감사하단 말씀을 올려 봅니다.
저는 고졸 학력이고, 주로 자영업 위주로 살아왔으며 IT관련 교육을 한번 받은게 관련 경험 전부이기 때문에 메타인지를 잘 하고 있습니다.
공고를 확인하고, 입사지원 메일도 넣고, 담당자분이 피곤하시지 않도록 짧게 저의 각오를 작성해 보냅니다.
나름 성심껏 작성하였는데, 성의를 좋게 봐주셨는지 한 Si업체에서 연락을 주셔서 감사하게도 면접을 보았습니다.
저를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같았고, 침착하고 좋은 인상이지만 너무 긴장한 모습이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담당자님께서는 Si 생태에 대해 솔직하게 많이 설명해 주셨습니다. 저는 충분히 각오도 했고 이미 많은 선배님들의 고통의 호소를 봐 왔습니다만..
경력과 학력을 속여야 되는, 그렇지 않고는 저같은 초짜는 커리어 시작조차 못하는 것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보다 많이 배우시고, 일찍 적성을 찾아 길을 걸으신 분들. 누군가를 속일 필요 없는 분들이 참 존경스럽고 부러워 보였습니다.
저는 고생할 각오는 충분히 다졌는데, 위조를 하지 않으면 애초에 시작할 수 없는 현실에 Si 취업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Si업체를 미워하는게 아닙니다. 저를 사용하는 비용 일부를 Si회사가 갖는 것에 불만이 없습니다. 업체도 이익을 남기되, 저같은 생 초짜들이 최소한 시작은 하게 도와주니까요. 갖은 고난과 비난, 피곤, 스트레스 모두 각오했지만,
내 시작을 거짓말로 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고생하는게 겁이 나서가 아니라, 거짓말로 시작하는게 싫어서.. 이런 역경조차 참고 불로 뛰어드신, 저와 비슷한 상황의 용기있는 개발자 선배님들이 많으시겠죠? 정말 존경스럽다는 말씀 드립니다.
제가 꽉 막힌 것이겠죠.
꼭 원피스의 조로 같네요. 앞에 난 상처는 아무 상관없지만 뒤에 상처나는건 용납이 안된다고 지껄이는..
조로는 커녕 엑스트라도 될까 말까인데..ㅋㅋㅋ
카페에서 앉아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무슨 고생을 하든 각오가 되었는데, 나를, 남을 속이는 것을..
나 혼자 이렇게 고고한 척 한들 누가 신경을 쓸까요? 이거 하나만 참고 구르면 되는데.
오늘은 분수에 맞지 않게 자사 솔루션 회사 위주로 공고를 확인했습니다. 자사 솔루션 개발이 수익인데,
경력과 학력을 굳이 위조할 일이 없지 않을까 해서요. 어느덧 해가 졌네요..
열심히 뒤적거려 보니, 감사하게도 학력과 경력을 보지 않는 솔루션 회사도 몇 보였습니다.
만약 하늘이 도와 입사하게 되면, 시작 연봉이 동종업 평균보다 많이 낮더라도, 적어도 거짓말로 시작할 필요도 없을것이고,
어떻게든 부단히 정진하고 성장해서 회사에 기여율이 늘수록 초봉보단 좀 더 인정해 주시겠죠..
저같은. 개발자 맛만 살짝 본 초짜 신입을 받아줄지는 모르겠지만, 메일이나마 진심을 담아 성심껏 작성해 보냈습니다.
귀사에서 요구하는 것들에 대해, 제가 경험해본 것은 이러이러한 것이 있다고.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정말 하늘이 도우면 될 수도 있겠죠..
아니면 결국 내려놓고 거짓말로 시작할지, 차라리 다른 길을 찾을지 다시한번 고민하게 될 수도 있구요..
이런 고고한 척도 교만이겠죠. 원피스 비유도 ㅎㅎ 엑스트라 주제에 조로 흉내는 무슨.. 개발자가 되려면 뭘 못할까 싶다가도..
참 번뇌스러운 하루였습니다.
요며칠 날씨가 정말 갑자기 변해서, 사람들이 감기에 많이 걸리더라구요.
얻어갈 내용도 없는 풋내기의 한탄을 읽어주신 선배님들 정말 감사드리고 부디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