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0세 개발자 정직원 면접 후기
대표이사 면접은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 같은, 일종의 호구 조사로 시작됐습니다. 처음부터 아랫사람을 대하듯한 말투와 태도로 묘하게 불쾌한 기분이 들었고, 이어서 정시 퇴근하는 직원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더군요. 솔직히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저를 추천해준 직원이 곤란해질까봐 참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나라에서 25만 원 주는 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더군요. (아마 소비 쿠폰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 기대 효과가 있으니까 지급하는 게 아닐까요?”라고 답했더니, 사람들 거지 근성부터 시작해서 베네수엘라 이야기, 전두환 시절, 삼청교육대까지—10분 넘게 훈계처럼 말씀하시더군요.
직원들이 주인의식이 없다는 둥, 듣는 시간만 길었던 면접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저를 추천해준 직원분께 카톡을 보냈습니다.
사실 “이딴 회사를 왜 추천했냐”고 하고 싶었지만, 회사원들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새삼 느껴졌고, 오랜 기간 다니신 분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저는 이 회사에 정직원으로 적응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냥 프리랜서로 일하는 게 제겐 더 맞는 것 같아요.”
워낙 퇴사율이 높다 보니 결국 나이 들어 갈 곳 없는, 말 잘 듣는 사람을 찾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면접을 통해 그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솔직히 시간만 아깝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