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 취업 성공, 잡생각이 많아져 그냥 이야기가 하고 싶네요.
공백을 깨고 전산쪽으로 재취업을 성공 하긴 했지만 가만히 있거나 밤이 되서 자기전에 누우면 정말 부정적인 잡생각만이 머리에 떠올라서 요즘은 괜히 잠도 못 이루고 뒤척 거리다가 괜히 너무 이러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근처에는 어딘가 지금 상황에 물어볼곳도, 하소연 할 곳도 없어서 지금 생각하는 걱정거리를 내뱉어도 보고 다른 분들의 좋은 말씀도 좀 들어보고 싶어서 글 적어봅니다.
경기도 외곽에서 소위 말하는 스타트업이라고 쓰고 중(ㅈ)소기업에 근무하던 이제는 이름만 개발자 1입니다.
이 회사가 정직원이었던 첫 회사였고 3명 정도의 회사에서 시작해서 한창때는 사무실도 따로 둘 정도 까지 늘어난 회사였는데
햇수로는 7년 정도 일하다가 어느 순간 부터 회사가 기울기 시작하더니 결국 회사 경영 악화 및 긴 기간의 임금체불 등으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개발자로써는 웹 개발쪽이었고 프론트 80% 백엔드 20% 정도로 일을 했었는데
개발은 웹 프론트쪽 홈페이지 수정, 회사에서 판매하는 프로그램 판매, 국가 지원 사업 참여 해서 프로그램 납품 하는 SI 정도 웹 개발로 했었었지만
작은 회사 특성상 사람이 적으면 아무일이나 해야 하는 관계로 마케팅, 영업, 대외홍보, 사내 보안, 전산 같은 이것저것 다 해봤습니다.
심지어 회사에 돈이 없어지기 시작할때는 직접 네트워크 가설이나 CCTV 설치, 심지어 사람부르는 값이 아깝다는 대표의 한 마디에 도어락 같은 것도 직접 설치하는 하는 정도 였습니다.
덕분에 ‘나는 개발자다!’ 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는 없을 정도로 커리어가 꼬여버렸고 좋게 말하면 여러가지 할 수 있는데 나쁘게 말하면 경력에 비해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나 싶습니다.
퇴사 이후 집안에 문제가 생겨서 가세가 기울기 시작하는거 최대한 버텨야 하기도 해서 실업급여 + 모아놓은 돈까지 박아넣으면서 겨우겨우 1년 동안 다시 이제 저 없어도 괜찮을 정도로 다시 세워놨네요.
아직 이전 회사에서 받을 돈도 퇴직금, 밀린 임금 포함 몇천 단위인데 솔직히 이건 못 받는다고 생각하는게 속 편할것 같구요.
이후 제가 생각해도 상당히 다사다난 하게 1년을 보내고 이제는 공백이 더 길어지면 힘들어 질것 같다는 생각과 다시 직장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교 전산도, 그리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도, 여기저기 상당히 많이 넣었는데 역시나 물경력 + 1년의 공백 때문인지 한 4개월 정도는 면접에서 떨어지고 그러다가 집에서 운전으로 편도 5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입사 성공했습니다.
입사 한 곳은 화성쪽 외곽에 있는 개업 50년차 제조업체의 전산직이더라구요.
사실 첫 회사 입사 전에 여기저기 회사 같은 곳 돌아다니면서 전산 유지보수 하는 계약직도 업무도 했고 이전 회사에서도 그런 경력을 살렸기에 보안 구축, 가설 등도 다 해봐서 이번 회사의 전산쪽에 대해서는 면접 볼때도 상당히 아는 정보 위주로 면접을 봤고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입사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그런 면에서는 연봉도 타협해야 해서 이전 회사때보다 약 500만 정도는 연봉을 깎고 들어와서 조금 지갑은 힘들어 지긴 했지만 공백이 없어진다는게 좋은거 아니겠나요.
다만 입사를 하고 나니 이 회사의 전산은 1인 부서인데 전임자가 인수인계 없이 가버려서 그 분이 남겨 두고 간 문서와 업체쪽 하고 전화기 씨름 하면서 현재 입사 2주일 차가 되었는데도 업무 파악, 업무 적응 중입니다.
조직도를 보니 부서 책임자도 저고 조직도상 바로 위에는 대표로 다이렉트라는 느낌이라 사실 처음에는 상당히 당황스러웠습니다. 당연히 적긴 해도 사수는 한 명 있을테고 처음에는 보조 겸 같이 업무를 처리 할거라 생각했으니까요.
사실 처음 입사하자 마자 뭔가 부서가 혼자라는 사실에 여기만 이렇고 내가 잘못 걸린건가? 하는 생각도 들어서 여러 커뮤니티 같은 곳을 찾아보니 1인 전산 담당이라는건 정말로 아주 흔한 케이스라는 말을 듣고는 좀 안심 했습니다.
또한 이전 회사에서 그랬듯 헬프데스크도 겸하면서(수리도 해주면서) 서버 유지보수 관리 하는건 이미 해봤었던 일인지라 괜찮았지만 생산에서 쓰는 ERP, MES 같은 것들은 처음 다루어 보는것인지라 그런 새로운 것들과 전임자에게서 정보를 들을 수 없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앞섭니다.
개인적인 잡설 이야기가 너무 길었네요.
아래는 지속적으로 머리가 아파오는 잡생각들을 정리하려고 쓰는 부분입니다.
1. 저도 나이가 이제 만으로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 가네요 3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어릴때는 참 이정도 나이가 많아 보였는데 제가 되어보니 아직도 생각이 어리기만 한 거 같네요. 한 직장에서 그 직장이 요청하는 것을 밤새면서 회사 책상에서 졸고 최대한 회사를 키워보겠답시고 일하다가 회사가 무너지면서 퇴사하고 새로 취직하니 너무 세상을 몰랐던것 같습니다. 저는 왜 저는 이제 늦은 나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까요?
여기서 눈팅을 하다보니 다른 능력 좋은 선배님들도 많은건 알고 있기에 신입도, 경력도 안되는 어중간한 인간이라 그런지…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드네요.
2. 개발자 답지는 않았지만 개발자에서 직업을 바꿔 본격적으로 전산직에 입사했습니다. 제조 회사다 보니 입사 했을때 가장 놀란 건 정말 퇴근시간 땡 하자마자 모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우르르 다 퇴근 하는거더라구요. 원래도 이전 회사가 성장하는 동안 철야도 하고 야근도 많이 하면서 상당히 구르다 보니 ‘돈은 덜 받아도 좋으니 워라벨이 있고 사람에게 치이지 않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이 점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누군가가 한 말이 떠오르더군요 “전산실은 개발자의 무덤이다”
칼퇴를 하는 워라벨도 있고 하니 이 시간을 내가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괜찮을 거다 라고 혼자 속으로 계속 생각하고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개발자로써의 경력은 단절이 된 것 같은 생각만이 드네요.
개발자로써의 경력은 단절 되었다고 생각하고 이제 나는 전산실맨이다! 하고 미련없이 끝내면 참 좋겠지만
개발자의 무덤이라는데 이제 내 커리어는 여기서 멈추는건가?
괜시리 개발과 전산 사이에서 괜히 개발쪽에 미련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가?
어차피 무언가 코딩해서 만드는건 이 경력이면 나보다 더 잘하는 애들이 많으니 미련 없이 포기하는게 맞지 않나?
이제는 전산쪽 으로 무언가 움직여서 몸값을 높일 생각을 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럼… 개발은 이제 나하고는 연관이 없는 그런 과거에 잠깐 하던 일인가? 하는 여러가지 생각만이 듭니다.
물론 절대로 개발은 전산보다 우월하다거나 직업에 있어 나는 개발을 하고 싶은데 어쩔수 없이 전산을 하고 있다 라는 말은 절대로 아닙니다. 이 부분은 오해가 생길지도 몰라서 적어둡니다.
개발을 했다고는 하지만 참 어중간하게 했습니다.
개발이라는 직군을 싫어하는건 아닌데 다른 개발을 좋아하는 사람들 처럼 인생의 1순위 이고 정말 거기에 미쳐서 개발을 장난감 처럼 할 수 있냐? 라고 하면 또 아니라는것 처럼요.
어쩌면 개발기한에 크런치가 없는 땡하면 퇴근하는 이런 직장이 저랑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러다가 1번의 나이 고민이 또 같이 생각 나면서 평생 직장이라는건 요즘 세상에 없으니 난 대체 앞으로 뭘 준비하고 뭘 해야 될까? 개발 공부도 해야 할까? 그러면 나중에 이직 같은걸 할때 쓸 수 있을까?
입사 2주일 차가 또 김칫국이나 마시는 그런 막연한 불안감으로 항상 잡생각이 끝이 나네요.
3. 1,2에 이어서 드는 생각은…
1년 정도 경력 공백이 있던 터라 이것 보다 더 경력 공백이 생기면 진짜 큰일 나겠다 싶어 너무 급하게 취업한건 아닌가?
어쩌면 조금 더 좋은 곳이 있지는 않았을까? 연봉을 깎아가면서 들어올 정도면 이 자리는 아무나 들어와도 괜찮은 자리는 아니었을까?
이 3번은 제가 생각하고 나서도 제일 쓸데없이 이런 취업 어려운 시기에 배가 불렀다 싶은 생각이다 싶지만 내가 이 일에 대해서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라 가장 저를 부정적으로 만드네요.
4. 마지막은 역시 회사 업무에 관한것 같습니다.
제일 막연한 불안감이 드는 부분이네요.
입사를 하니 제가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대충 업무 파악은 되지만 아무것도 없이, 아무도 없이, 덜렁 혼자 던져진 느낌이고 전임자는 연락은 되긴 하지만 다른 곳으로 이직한 퇴사자 특성상 본인 업무도 있는터라 언제 연락이 끊길지 모르므로 물어볼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한정적일거 같다. 하고 생각 하면서 최대한 한번에 여러가지를 많이 물어보자는 전략으로 일주일 내내 문서, 작업환경, 업체의 여러곳을 들여다보면서 물어볼걸 모아서 메모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어떤 일이 터져도 잘 할 수 있을지, 전임자가 남겨둔걸 모두 파악 해서 나중에 무언가 일이 터졌을때 이건 내가 모르는건데? 라는 상황이 최대한 안 올수 있을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고
그나마 익숙한 헬프데스크 일(무언가를 수리하고 무언가를 고치고 하는 류)는 당장 지금이라도 할 수 있지만 특히 제 입장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업무들은 전임자가 무언가 해두고 간 것을 모른다는 점이 정말 눈 앞이 깜깜할 정도로 무겁게 다가옵니다.
누군가는 ‘회사 업무가 잘 돌아가도록 네트워크 유지보수를 하며 사고가 터졌을때 괜찮도록 데이터 백업을 잘하고 회사 헬프 데스크 일만 잘 처리하면 다른거는 할 거 없는 조용한 자리니까 그렇게 걱정 할 필요 없다.’ 라고 위로하고
누군가는 ‘전임자가 해놓고 간 것을 다 파악하고 회사에 자꾸 뭘 건의해서 너만의 체계를 만들어야 하므로 아주 바쁜 자리다’ 라고 말씀을 하니 어떤게 맞는건지 몰라 또 불안감이 배가 됩니다.
결론적으로 보통 이런 회사는 전산에게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가? 이 회사는 내 업무를 뭐라고 생각하는가? 라는걸 몰라서 그낭 허공에 가상의 적을 만들면서 생기는 고민인것 같습니다.
너무 길었네요.
그래도 그나마 이렇게 텍스트로라도 풀고 털어내니 내가 정확히 어떤 고민을 하느라 이렇게 끙끙거리고 있는건지 저 조차도 잘 몰랐던게 정리가 된 느낌이라 조금은 머리가 맑아진 느낌입니다.
그래도 새벽에 센치해진 상태로 잠 못드는 밤에 쓰는 넋두리에 가까운 참 한심한 글인거 같긴 하지만요.
고작 이정도에 어떤 분들이 보기에는 그냥 배부른 고민에 어떤 분들이 보기에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생각 하실지도 모르겠고
넋두리를 너무 길게 했으니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쌘 비난은 슬플거 같습니다…
서두도 없이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배님들 모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