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후 느낀 짜릿한 쾌감~(장문주의)
약 2년 전, 운 좋게 경기도의 한 IT 기업에 입사해 유지보수 업무를 맡게 됐습니다.
신입이었고, 구축보다 상대적으로 난이도 낮은 유지보수였지만, 당시 제가 맡은 프로젝트는 문제투성이였죠.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부터 그 프로젝트를 붙잡고, 거의 2년 가까이 혼자 운영해왔습니다.
프로젝트를 혼자서 오래 맡다 보니 실력도 조금씩 늘긴 했지만, 동시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는 1년 동안 프로젝트가 두 개뿐이라는 이유로 연봉 100만원도 못 올려준다며 연봉을 동결시켰고,
PM은 항상 본인이 운영하는 애견카페에만 집중하느라 고객 대응은 뒷전, 잘되면 자기 공, 잘못되면 전부 개발자 탓. 성과금은 누구보다 빠르게 챙기면서요.
팀장은 항상 바빠서 질문하거나 피드백을 부탁해도 신경을 거의 못 써줬고요.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가끔은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하게 일 배우던 신입 때가 그리워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이 업계에 들어온 건 제 선택이지만, 정작 쌓이는 건 실력보다 회사에 대한 불만이더군요.
홈페이지 속도 저하 문제로 전면적인 쿼리 튜닝을 하고, 서버이전, API 개발/연동, 취약점 개선, 웹 접근성 개선, 퍼블 작업, 기능 개발 및 개선 등등 정말 다양하게 업무를 해본거 같아요..
때로는 담당 시청에 직접 운전해서 방문하고, 주무관과 응대하고, 선거철에는 보안 문제 때문에 시청에서 밤새 선거인 명부 작업도 했죠.
그렇게 고생하고 다음 날 본사 출근하면, PM은 고생했다는 말보다는 “나도 휴가 좀 받게 출장 간 걸로 처리해줘” 같은 헛소리를 하더군요.
차가 있다는 이유로 인력이 부족한 지방 시청에 자주 대직도 나갔습니다.
그마저도 수도권이랑 가깝다는 이유로 유류비도 청구하지 말라 하고, 현장에 나가 원격도 불가능한 상황인데, “퇴근하고 기존 프로젝트 업무는 집에서 처리해달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그때부터 이직을 결심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지원서를 수십 군데 넣어도 연락은 없었고, 자존감도 바닥까지 내려갔죠.
그러다 우연히 지인을 통해 IT업계는 아니지만 꽤 괜찮고 탄탄한 기업을 소개받게 됐고,
면접도 순조롭게 통과해서 이직이 확정되었습니다.
새로운 회사에 2주간 유예기간을 요청했고, 흔쾌히 받아들여졌죠.
그래서 본사에 이직 사실을 알리고 퇴사를 요청했더니, 돌아온 말은..
“뒷통수 친 거냐?”
“최소 한 달 전에 말했어야지, 이건 통보지 사표가 아니다.”
“그동안 너 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뭐냐. 사회생활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
라고 하더군요.. 그 말들을 듣고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럼 이직한 회사에서 제시한 연봉 맞춰주시면 남겠습니다.”
그랬더니 아무 말도 못 하더군요.
결국 저는 남은 며칠 동안 간단한 인수인계만 마치고, 정식 절차 없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지금은 이직한 회사에서 새벽에 일하지만, 너무나 기쁘고 행복합니다.
이전 회사와 비교하면, 지금 이곳은 사람이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걸 참고 버텼구나 싶습니다.
이직하고 나니까, 정말 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