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과연 로맨스할까
로맨스, 로망, 낭만… 그것들의 원래 의미와 달리 너무나 오해받고 있는 단어이다.
낭만주의는 고전주의 다음 시대이다. 낭만주의 시대에서 인류는 뉴튼의 물리학으로 말미암아 자연 앞에서 움츠린 존재였다가 이제는 감히 정복까지 생각하는 자신감을 주었다. 그리고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고 귀족도 아닌 나폴레옹이 전 유럽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시대이다. 즉, 낭만 = 혁명 = 광기 이다. (벌써부터 일반적인 낭만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낭만은 기본적으로 기존 질서나 관념에 얹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판타지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이 꼭 사랑일 필요는 없으며 사랑이라고 해도 로맨틱한 사랑은 정상적인 감정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이 된 사랑이다.
삼국지의 영문 제목은 Romance of three kingdoms 이다. 아니, 유비/관우/장비/조조 나오는데 왠 로맨스? 이 책이 로맨스인 이유는 전쟁을 묘사할 때 그 끔찍한 참상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전쟁을 게임처럼 이기고 지는 스포츠와 비슷하게 표현이 된다. 동화 비슷하게 그 주인공들은 일종의 중세의 기사들이 되면서 현실의 모습과는 다른 캐릭터화가 되면서 그럴듯한 드라마가 펼쳐진다.
낭만주의자들은 그들 각자가 꿈꾸는 무언가가 있고 그렇다고 단순한 몽상가가 아니라 그 꿈을 위하여 현실에서 치열하게 살고 대게 기회만 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들은 초인을 꿈꾸고 초인을 숭배한다. 낭만주의자들에 의해서 루시퍼가 재조명되었다. 상대가 안되는 걸 잘 알면서 신에게 반기를 들고 지옥으로 추락하는 루시퍼의 모습은 꽤 낭만적이다. 이로 인해 루시퍼, 사탄은 옛날의 벌레 같은 대우를 받다가 지금은 무려 적그리스도라는 말이 나오면서 무슨 맞먹는 존재로 묘사가 된다.
베토벤, 니체, 체게르바 이런 인물들이 낭만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을거 같은데 이들에게서 로맨틱한 사랑 따위는 없다. 불가능한 꿈을 꾸면서 그것을 감히 현실에도 투영시키고자 하는 사람들. 천국에서 행복하게 속박되기 보다는 지옥에서 불행하지만 지배자가 되고픈 사람들이 낭만주의자이다. (유럽의 낭만주의는 결국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마는데 현실감각이 무뎌진 그들에게 전쟁은 살육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재대로 본때를 보여주자는 마음, 군인이 안되면 겁쟁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그런 분위기였다. 징집되어서 모인 젊은이들을 보면 군에 끌려가는데도 하나같이 밝게 웃고 마음은 축제 분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로맨스 또는 로망은 내가 꿈꾸는 환타지로 가득하고 보통의 현실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것을 말한다. 이 문장을 굳이 해석하자면 즉, 나는 남들이 다 하는 불륜을 단지 로맨스로 생각하고 현실의 매순간순간에 집중하여 살겠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당연하게도 낭만주의 다음은 현실주의가 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