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막막한 분들을 위하여
제목은 마치 위로하는 것 처럼 보이는데 내용은 그렇지 않은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내용은 마치 충고하는 것 처럼 보일것 같은데
감히 제가 이 많은 분들에게 충고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 글이 어떻게 비춰지더라도 위로하거나, 희망을 드리고자 올린다는 것이
제 알량한 글재주 때문에 그렇게 비춰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이해를 바랍니다.
최근들어 과거에 올라왔던 글들을 자주 봅니다.
이 사이트 뿐 아니고 다른 카페나 블로그에서도요.
이것 저것 마구 읽다 보니 비슷한 글들이 반복되는게 보여 참 안타깝습니다.
그분들의 사정을 듣다 보면 그 괴로움이 고스란이 제게 전해져 가슴이 먹먹해 지구요.
어디서 본 글인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ASP를 하고 있는데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글이 있었고,
이 사이트에는 파워빌더를 하는데 미래가 막막하다는 글이 보였습니다.
심지어 어느 카페인지 사이트인지 생각나지 않는데 코볼을 하고 있다며 한탄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분들에게 용기를 드리고자 올리는 글인데
말씀드린 것 처럼 충고로 보여질까 미리 사과드립니다.
전 코볼을 하다가 파워빌더로 바꿧고, 파워빌더에서 델파이로, 델파이에서 ASP와 PHP, JSP로,
그리고 ASP.net, PHP.net도 갔다가 지금은 스프링을 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도 있었고, 프리를 뛸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중에 독학으로 틈틈이 공부하며 언어를 바꾼 것입니다.
제일 힘들었던 것은 스프링을 공부할때 iBatis, myBatis였습니다.
도데체 xml 또는 어노테이션에 있는 쿼리를 읽어다 실행하라는 명령이 없는데 그게 실행되는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스프링을 하는 후배들에게 물어봐도 제가 만족할 만큼 설명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스프링을 포기하고 ASP.net로 남을까 하는 갈등도 많았고,
어디에선가 코볼 프로젝트가 있다는 소문이 들리면 당연히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놈의 iBatis, myBatis에 익숙해 지는 동안은 하루 하루 눈에 띌 정도로 살이 빠졌고, 온갖 스트레스에 불면증까지 생겼습니다.
iBatis, myBatis가 이해 안되는것 때문이 아니고 앞으로 수없이 많이 남아 있는 인생과
제가 책임져야 할 가족들 생각에요.
그렇게 삶에 치여 쫒기다 시피 공부를 하다 보니 결국에는 iBatis와 myBatis도 익숙해 졌구요.
그런데 그럼 뭐합니까?
공고에 올라온것 보면
제 나이에는 경험자만 뽑을뿐이니
코볼, 베이직, 어셈블러, Boland-C, 파워빌더, 델파이,....이런거 백날 써서 제출해 봐야
정작 제가 원하는 스프링은 기회가 주어질리가 없는게 당연한거죠.
그래서 평소 알고 지내던 SI업체 대표님 찾아가 빌고 빌었습니다.
그냥 투입시켜 달라고가 아니고 한 사람과 한 가족을 살린다 생각하고 도와 달라고요.
SI업체라 해서 내 맘대로 사람 쓰는게 아닌데 어떻게 넣어주느냐고 거절을 당했지만
그런거 알바 없고 무조건 넣어만 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러다 운 좋게 기회가 왔고
그 한번의 기회는 절대 놓히면 안된다는 각오로 일을 했습니다.
당연히 손에 익지 않은 환경이다 보니 WBS를 따라가는게 만만치 않았지만 그건 투입 초반일 뿐이지
일단 익숙해 지고 나니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제 경력에 비해 고작 프로젝트 하나 뛰었다고 해서 다시 불러줄리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잘한다는 소리 듣지 못할 바엔 열심히 한다는 소리는 들어야 그나마 희망이라도 있으니
그 소리 하나 듣기 위해 발버둥 쳤습니다.
그리고는 이제 몇번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나니 저도 버젖이 프로필을 제출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 하면 마치 제 자랑을 하는 것 처럼 보일까 싶은데요.
절대 그런거 아닙니다.
진짜 여러분들이 감탄해야 할것이 따로 있으니까요./
제가 지금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는 50대 중반이 넘은 분들도 계십니다.
당연히 스프링이구요.
그런데 그분들 모두 MS-DOS 3.0 부터 시작한 분들이고, 그 시절에는 인터넷은 커녕 브라우져라는 단어 조차도 없던 시절입니다.
그리고 네트웍이라는것도 극히 일부에서만 사용되었고,
프로토콜도 TCP-IP도 아니고 NetBios를 사용하던 시절이었고,
어마 어마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해 봐야 기깻 IPX라는걸 경함이라도 해 봤을 시절이니
TCP-IP라는 용어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분들입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어떻게 스프링을 하겠습니까?
비록 지금은 힘들고 미래가 막막하겠지만 결국 해 내고 나면 자랑거리도 못되는 별것도 아닌 것에 두려움만 가지고 벌 벌 떤 것입니다.
그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걱정만 하고 있으면 나중에, 정말 나중에, 이 생이 마감될때 나의 인생이 어떻게 기억될까 두렵지 않습니까?
기회가 안주어지는데 어떻게 하느냐구요?
그러니 만나는 모든 분들에게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지요.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믿고 일을 맏겨도 되는 사람이라는 기억을 남겨 주어야지요.
그렇게 확신을 심어주고 나서야 "이제 제가 뭘 하고 싶은데 제발 저 좀 도와 주세요."라고 한 마디라도 입에서 나오지 않겠습니까?
열심히 하다보면 저놈 하나 때문에 우리까지 힘들어 진다는 둥,
저런 놈들 때문에 개발자를 만만하게 본다는 둥....
이런 말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관계가 있나요?
내가 살고, 내 가족이 살아야 하는 판인데요.
내 가족 모두의 인생이 걸려 있는데 그깟 왕따면 어떻습니까?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린 그분들 모두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신게 아니겠습니까?
퇴근시간 늦는다고 불평하고,
아무리 차이 나 봐야 십년 후에는 통장에 남아 있지도 않을 그깟 몇푼 더 안준다고 불평해 봐야,
결국 남는게 뭐가 있겠습니까?
지금의 만족을 위해서가 아니고 하루 하루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신념으로 일을 한다면
여러분들이 위기에 처했을때 도와주는 사람 한 명은 있지 않겠습니까?
제 자랑 처럼 보이고, 건방진 충고로 보여질까봐 서두에 미리 이해를 구했지만 결국 그렇게 되어버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