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끝. ep10
“우리 이제 그만 자러 갈까?”
그는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그때를 놓치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직관적으로 알았다.
그래, 하지 않은 일을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게 나아. 세상은 행동하는 자의 것이고,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고 하잖아.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그는, 그녀의 표정을 살폈고 그녀의 알 수 없는 표정이 그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너무 성급하게 말한 건 아닐까, 어떤 자신감에 그런 말을 했을까, 나를 과대평가 한건 아닐까, 멍청이들이 대게 그렇듯 말이야. 수많은 생각이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안정을 되찾았는데, 이는 그녀가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고, 적어도 최악의 상태는 벗어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잠시 숨 막히는 진공상태의 시간이 지나자 그녀는 살며시 미소를 짓더니,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큰 소리로 껄껄껄 웃기 시작했다. 그녀가 웃자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그도 따라 웃었다.
“좋아요. 대리님. 저도 원하고 대리님도 원하고 우리 서로가 원하니 좋아요. 안될 건 없죠. 지금 이 순간부터 삶이라는 master에 각자의 branch가 merge 되는 순간이네요. 일단 merge가 되면 history가 남게 되고 더 이상은 reset이나 revert가 안되는 거 아시죠? 잠시만요. 물 한 잔 먹고요.” 여기까지 그녀의 말을 듣고, 그는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었다. 뭔가 일이 제대로 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물을 마신 후 말을 이어갔다.
“오늘 이후로, 우리 앞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전 궁금해요. 하지만 전 어떤 결과든 상관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삶은 오로지 한 가지예요.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하는 삶. 콜럼버스가 행복을 느꼈던 것은 그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을 때가 아니라, 발견하려고 시도했을 때라고 하잖아요. 저는 지금이 행복해요. 지금 행복을 추구하고 있거든요. 자, 이제 시간이 됐어요. 어서 날 가져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