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일을 찾아야 했다. ep4
긱잡(gig-job)을 하고는 있었지만 하루하루가 의미 없는 삶이었다. 의미 없는 삶, 자연스레 한숨이 나왔다. 일은 먹고살기 위한 최후의 보루야. 자아실현의 수단이기 하고. 또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 주기도 하지. 살아가는 데 있어 어떤 일을 하고, 무슨 일을 하느냐는 생각보다 중요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얼마나 버느냐야.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생각이 옮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자신이 한없이 비굴해 보였는데, 이는 그가 아직 구직 중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휴대폰이 울렸다. 얼마 전 면접 본 곳에서 온 번호였고, 다시 일자리를 얻게 되었다. 그는 기뻐서 몸을 떨었다. 여기서 어떤 노력을 했기에 그가 일자리를 얻었는지 궁금해하겠지만, 가끔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묻지 않고 넘어가는 게 서술자에게 도움이 된다. 창작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준다면 말이다.
세상에는 끌어당김의 법칙이란 게 있다. 내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한다면 우주가 나의 의지에 맞게 재배치되어 결국 이루어진다는 법칙이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이 말은 파엘로 코엘료가 <연금술사>에서 한 말인데,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그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다시 찾은 판교 빌딩들 사이를 헤치고 첫 출근을 했다. 여기서 판교라는 지명을 자세히 밝힌 것은 그저 우리가 아무것도 지어내지 않았음을 보여주려는 증거이다. 어쨌든 그는 첫 출근을 했고 사무실에 들어섰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고, 마침 그를 바라본 남자가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다.
자연스러운 말투, 짜증이 전혀 섞이지 않은 말투에 그는 고무되어 질문 하나를 던졌다. 오늘이 첫 출근인데, 어디로 가면 될까요? 그는 묻고 나서 자신을 정당화하듯이 덧붙였다. 보시다시피 방금 도착해서 말입니다. 아는 사람이 전혀 없거든요.
남자가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나자 그가 잡상인이 아니란 걸 알고, 한 쪽 회의실로 안내했다.
여기서 기다려요, 곧 담당자가 올 겁니다. 뭐 마실 거라도 드릴까요?
아뇨, 됐습니다. 아, 잠깐, 혹시 아이스티 될까요? 괜찮다면 투 샷 추가해 주면 좋겠습니다. 보통 아샷추라고 하지요. 감사합니다.
우리는 그의 요구가 과하다 생각되어 얼굴을 찌푸릴 수도 있겠지만, 옛말에도 있듯이 물들어 올 때 노 젓는다고, 그는 지금의 기회를 십분 활용한 것이다. 그는 담당자가 오기 전까지 아샷추의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