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지에서 머리 맞았던 썰
약 10년 전 겪었던 일입니다.
입사 첫 날, 긴장과 기대 속에 출근했죠.
영업 팀장은 오래된 레노버 노트북 가방과 "스킬 인벤토리"라고 적힌 A4 용지를 건네며 말했습니다.
"이거 읽고 숙지해두세요."
그러더니 차에 타라고 하면서 어디론가 이동했는데, 도착해보니 제가 앞으로 2달간 파견 근무할 곳이었습니다.
그곳은 유명한 결제 서비스 회사였죠.
구성은 이렇습니다:
- 1차 업체: 고객사의 자회사 (LG로 치면 LG CNS 같은 곳)
- 2차 업체: 대xxx시xx
- 3차 업체: 케xxx윈x
- 4차 업체: 제가 입사한 회사
### 1일째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노트북 자물쇠를 설정한 뒤, USB에 저장된 프로젝트 소스를 복사해 실행 환경을 셋팅했습니다.
하루는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 2일째
PL이 "화면정의서"라고 인쇄된 A4 용지 여러 장을 건네며 말했습니다.
PL> "오늘은 특정 페이지에 결제 모듈을 연동하세요. 저녁까지 마무리해주세요."
하지만, 당시 저는 경험이 부족해서 끝내 업무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저녁 6시가 되자 PM이 PL에게 말했죠.
PM> "저녁 먹으면서 한잔할까?"
PL도 흔쾌히 동의하며 말했습니다.
PL> "네, 가시죠."
그리고 저에게는 "우리가 저녁 먹고 올 때까지 다 끝내놓으세요."라고 남기고 떠났습니다.
밤 7시, 두 사람은 술에 취해 돌아왔고, PM은 얼굴이 붉어져 있었습니다.
PM> "다 했냐?"
나> "아직 못했습니다..."
그러자 PM은 화를 내며 주먹으로 제 머리를 때렸습니다.
PM> "이 XX 봐라, 뭐하고 있는 거야? 내일 오픈인데..."
결국 PL이 대신 업무를 맡아 1시간 만에 끝냈고, 저는 그 다음날 프로젝트에서 쫓겨났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신입인데 5년차 개발자로 투입되어있었습니다.)
멘탈이 완전히 무너진 저는 며칠을 버티다 결국 퇴사했습니다.
그 후, 원룸 문 앞에 "고소장"이라고 적힌 A4 용지가 붙어 있었고, 사회 초년생이었던 저는 그날부터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그 '고소장'은 그냥 허세였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요즘도 이런 X같은 회사와 프로젝트가 또 있을지 궁금합니다.
검색해보면 그 회사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이라고 나오는데, 그냥 '아웃소싱 업체'라고 적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구직자 여러분, 요즘 취업이 어려운 건 알지만, 이런 회사는 꼭 피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