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이야기
심심한데 키보드 이야기나 해볼까요? 다들 키보드에 관심 많으실 것 같은데...
제가 처음 개발 시작할 때는 그냥 평범한 팬터그래프 키보드를 썼습니다.
원래 낮은 키보드를 좋아해서 쭉 팬터그래프 키보드를 썼어요.
그 당시에 아이락스에서 애플 키보드랑 비슷한 형태의 키보드를 팔았는데 그걸 사서 썼습니다.
학생때야 코드 치는 것보다 중간중간 책 읽고, 인터넷 검색하고 그런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손가락이 아프다는 생각을 안했습니다.
취업하고나서 코드를 다다다닥 치는데 점점 손가락하고 손등 사이의 접합부가 아파오기 시작하더라구요.
주변에 리얼포스 사용자가 많이 있었고 덕분에 저도 무접점 키보드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런데 리얼포스는 왜인지 너무 흔한 느낌도 있고(힙스터임) 크기도 너무 커서 제 취향이 아니었어요.
그러다가 타건샵에 갔다가 발견한 게 레오폴드 FC660C 입니다.

(사진상으로는 색이 좀 이상해 보일 수도 있는데 실제로 보면 꽤 예쁩니다.)
한동안 이 키보드를 잘 쓰다가 킥스타터에서 재미있는 키보드를 하나 발견합니다.

NuPhy NUTYPE F1입니다.
굉장히 낮고 오밀조밀하게 생겼죠?
이 키보드가 재미있는 점이 맥북 위에 키보드를 올려서 쓸 수 있었어요.
키보드 아래쪽에 맥북 키보드 홈에 맞춰서 고무가 붙어있어서 맥북 위에다 올려다 두고 쓸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당시 맥북 키보드가 그 악명높은 나비식 스위치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런 키보드도 나온 거죠.
당시에 전 갈축을 썼는데 생긴 것도 예쁘고 갈축 자체의 느낌도 의외로 저랑 잘 맞았습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사진에서 보이듯이 오른쪽 Shift 키가 짧고 그 옆에 위 방향키가 있어서 Shift 키를 누르다 계속 실수를 하게 됐어요.
게다가 첫번째 사진에서 보면 Delete 키가 살짝 잘려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엄청 불편했어요. 자꾸 오른쪽으로 손가락이 빠집니다.
그리하여 또 새 키보드들을 사기 시작합니다.
대강 목록을 나열해보면,
키크론 K6
일단 생긴 게 너무 무난해서 멋이 없습니다.
Fn키가 2개입니다. 하나는 OS 상에서 인식되는 Fn 키, 하나는 키보드 자체적으로 키 맵핑을 수정해주는 Fn키... 엄청 불편합니다.
한성 GKB767B
이것도 작은 배열의 키보드입니다.
무난해요.
중국산 무접점 스위치를 씁니다. 나쁘지 않아요.
로지텍 K380s
작고 낮습니다.
MX Keys를 생각했다가 생긴 게 마음에 안들어서 그냥 K380s를 샀습니다.
로지텍은 특유의 자체 Fn키가 사용하으므로 Fn 키를 활용한 키 매핑을 하는 분들에겐 좋지 않은 선택입니다.
그러다 현재는 NuPhy Field75를 사용중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키보드예요.
이쁘기도 하고 키감도 매우 좋구요.
지금은 리니어 스위치를 사용중인데, 원래는 리니어 스위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너무 확확 눌리는 느낌이 있어서 좀 불편했거든요.
근데 최근에 잠깐 FC660C를 포함하여 다른 키보드들을 쓸 일이 있었는데 키 누를 때 너무 무거워서 힘들더라구요.
이젠 리니어가 아니면 키보드를 쓸 수 없는 사람이 됐죠.
키보드란 게 결국 책상에 많이 올려봤자 2개 정도고 이렇게까지 사 모을 필요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