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팀, 팀장의 하루
운영팀이지만, 꼭 운영만 하라는 법은 없다. 때에 따라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참여도 하고, 그마저도 없다면 지금처럼 놀기도 한다. 논다는 표현이 좀 그런데, 직장인이라면 출근하는 것 자체가 일이고, 어쨌든 자리는 지키고 앉아 있으니, 이것도 일이라면 일일이지 않은가. 좌우지간 여유가 생겨, 오키의 글들을 유심히 읽으며, 야무지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팀장님, 부탁이 있어 왔어요.
뭔데요?
일전에 참여하신 VOC 시스템요, 그거 지금 장애가 발생했는데, 원인을 못 찾고 있습니다.
VOC 시스템이라면, 지금 타 업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 아닙니까?
옙, 그럽죠.
근데 그걸 왜 저에게 묻죠.
말도 마세요, 이번에 새로 계약한 업체가 PM과 대판 싸우고, 믿기 힘들겠지만, 철수해 버렸어요, 그냥 가버렸다니깐요, 전화고 뭐고 지금 연락도 안 돼요, 그래서 염치없게 부탁하러 왔어요.
염치라?, 그때, 그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얼마나 힘들었던가? 사이코패스 같은 PM에게 시달리며, 말도 안 되는 요구사항에 분노가 끓어올랐던 기억이, 아, 그 업체의 극단적인 행동이 납득이 되고, 측은한 마음까지 들었다.
잠깐이지만, 그 PM 생각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잠시, 긴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혔는데, 신기하게도 그와 동시에 쌤통이란 생각에 들더니,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한 게 아닌가? 갑과 을이 바뀌었으니, 복수의 시간이 온 것이다. 똥줄 타는 건 그쪽이니, 한번 훑어 볼 터니 장애 현황을 문서로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라고 해 뒀다. 이제 복수는 나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