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일반론적인 이야기고, 틀린 말도 아니다. 진화 관점에서도 그렇고, 멀리 진화까지 가지 않더라도, 살면서 귀가 아프게 들어온 이야기다. 그들이 말하는 명제는 이렇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주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된다. 그렇다면, 정말 그럴까? 그리고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일까?
우리는 개발자니, 개발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어디서부터 시작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나 자신도 가끔 사용했던 말, 개발자는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된다는 말, 지금 나는, 이 말을 할라치면 온몸에 닭살이 돋는다. 당연하게도 나는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요에 의해서 배웠고, 일이 닥쳤을 때 익혔다.
배우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은 필수가 아니라, 단지 개인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내가 새로운 걸 좋아하고, 그것에 관심 가지고, 마음이 이끌린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그게 힙하고, 그게 발전이고, 그게 나의 장점이라 생각하면 그렇게 하면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된다. 하지만, 남들이 하니깐, 나만 뒤처진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생긴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싫은 것을 억지로 하기에는 우리네 인생이 너무나 짧다.
나에게 없는 재능을, 노력으로 극복한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그게 장점인 사람도 있을 테니,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면,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내가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것도 능력이고, 지혜다. 포기를 실패라 생각하지 말자. 실패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자신의 노력에 벽이 느껴진다면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기회가 온다. 나는 더 이상 성장에 목 메지 않는다. 각자에게 맞는 옷이 있듯이, 나에게 맞는 옷을 찾았다. 나에게 맞는 방법은 배움에 의한 성장이 아닌, 사색을 통한 성숙이다. 성장은 나의 행동에 따른 결과이고, 성숙은 내가 받아들이는 자세의 결과이다. 삶의 후반기에 접어든 나는 성장보다는 성숙함에,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변화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