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이 취업하기 힘들어진 이유를 알려줌
2022년
사건은 대통령 선거때부터 시작됩니다.
선거 당시 두 후보 모두 다음과 같이 스타트업 지원을 확실히 하겠다고 약속합니다.
[2022-03-09][전자신문] 누가 돼도 뜬다…후보별 산업 육성 공통공약은
'벤처 강국'을 향한 차기 대통령의 행보는 더 강화될 전망
두 후보 모두 공통적으로 '모태펀드 규모 확대'를 약속원래 선거때는 간 쓸개 다 빼줄 것처럼 말하는지라,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확실히 약속했으니
최소한 현상 유지는 해주려나 보다
...라고 업계에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새로 임명된 중소벤처기업장관이 이상한 소리를 합니다.
[2022-07-20][뉴스1] 이영 장관 "민간 주도 투자시장 전환"…'모태펀드 감축'엔 여지 남겨
... 민간 주도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면서도 모태펀드 축소 여부에 대해선 여지를 남겼다.
모태펀드 출자 비중 감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이 장관이 확답을 피해...그런데 이 시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2022년 2월) 세계 경제가 큰 충격을 받던 때였습니다. 2022년 6~7월 무렵 전세계 무역 공급망이 고장나면서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던 때였음...
이런 시점에 뜬금없이 민간주도를 내세워서 선거 때 약속한 모태펀드 투자 확대 공약을 뒤집기 시작합니다.
이후 일부 신문에서만 관련 기사를 씀..
시사저널e
[2022-08-18][시사저널e][기자수첩] ‘벤처혹한기’에 모태펀드 축소, 지금은 때가 아니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VC 펀드 결성이 어려운 상황, 정부 재정이 빠지면, 스타트업들의 자금 조달은 더 힘들어...
혹한기일수록 유동성의 근간인 모태펀드가 벤처·스타트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줘야...
지금은 축소할 때가 아냐한국일보
[2022-09-20][한극일보] [단독] '모태펀드' 예산, 2배 늘린다더니 되레 25% 줄여…尹 정부 벤처 육성 퇴색
벤처투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투자를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공약
내년 모태펀드 예산을 되레 25% 가까이 줄인 것으로...
벤처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모태펀드 확대는 윤 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 공약집에 ‘중소벤처기업 성장 사다리 복원’을 포함시켰고, 2021년 12월 26일 첫 정책공약(성장-복지-일자리 공약) 발표 당시 “모태펀드 투자액을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공언
서울경제
[2022-10-26][서울경제]재정지원 줄줄이 싹둑…스타트업 아우성
내년 모태펀드 예산 40% 삭감
청년일자리 지원사업마저 폐지
올 스타트업 투자 5000억 아래로
업계 "불황 겹쳐 한계 상황 내몰려"인베스트조선
[2022-12-16][인베스트조선] 모태펀드 예산 올해보다 절반 확정…출자 대상은 일반사모까지 확대
전체적인 사업 규모는 줄고 출자 대상은 확대하며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https://www.investchosun.com/m/article.html?contid=2022122680144
"정책 자금이 빠져나가는 시점에서 대규모 민간 자본을 유치하겠단 대책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민간 모펀드 집착
공약을 못지킨 정도를 넘어서 업계 전체를 뒤통수 친 "민간 위주"라는 이상한 논리에 집착한 이유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명쾌한 설명은 아래의 기사가 거의 유일합니다.
[2022-09-14][전자신문] 5년마다 반복되는 '데자뷔'
이전 정부가 했던 주요 사업을 없애고, 관련 예산을 삭감... 이전 정부의 일을 무리하게 없애는 과정에서 많은 부작용이 생겨...
지난 정부에서는 모태펀드 예산을 늘리며 매년 사상 최대 규모 펀드 결정과 투자 이뤄져...
창업생태계가 탄탄해졌고 '제2벤처붐'이 일면서 유니콘기업 등 유망 기업이 많이 나와...대선후보 시절 모태펀드와 스마트공장 예산 확대를 주장, 정작 첫 예산안에서는 공약과 정반대 결과. 이전 정부 지우기를 반복하며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여야..
전정권 업적 박살내기
문재인 정부 시절 모태펀드 예산을 화끈하게 늘렸던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 대선 공약이기도 했지만 2020년 코로나가 터지면서 내수가 급격히 쪼그라 들었죠. 자살률도 늘어나던 시점이었고, 내수를 지키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만들어내거나 유지를 해야 했습니다(사람들이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여기저기 쓰고 다녀야 내수가 유지됨)
일자리를 뽑아내기 좋은 대상이 바로 IT 산업이었고, 이때문에 모태펀드 예산을 화끈하게 늘립니다.
얼마나 화끈했냐면 2005년 노무현 정부때 시작한 모태펀드의 전체 펀드 규모가 8조원 정도 되는데 문재인 정부 시절에 무려 4조원을 쏟아부었음. 그 전에 매년 2천억, 3천억 정도씩 깔짝깔짝 붓던걸, 조단위로 화끈하게 부어버림
그 결과 IT 부문의 고용이 다른 부문보다 3배 증가합니다.
[2022-02-24][서울신문] 벤처·스타트업 고용증가율 일반기업의 3배
통계청 전체 취업자 증가율 2.9%
벤처 스타트업 취업자 증가율 9.4%벤처·스타트업의 청년·여성 고용 증가도 뚜렷
고용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기업까지 더하면 실제 벤처·스타트업의 실제 고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
[2022-08-10][서울신문] 고용보험 청년 가입자 절반은 벤처…스타트업 고용 증가세 ‘평균의 3배’
투자받은 벤처 고용증가율 40%, 신규 일자리 채용 여성 비중 42%3~4년 전에 개발자로 취업한 사람들 많을겁니다.
그 사람들이 유독 똑똑하고 유능해서가 아닙니다.
운 좋게 정부 정책의 수혜를 오지게 받아서 이력서 20군데만 돌려도 회사를 골라서 갈 수 있었던 겁니다.
정리하면,
정권 바뀌고 전정권 업적이 눈에 거슬렸는지 스타트업이 시범케이스로 걸려서 정책적으로 작살이 나버린 것.
이 시점은 재정 적자가 터지기 전이기 때문에 재정 상황과도 무관합니다.
부자 감세는 2022년 12월에 확정됐고, 당시 법인세 종부세 까주면서 투자활성화로 재정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우겼었음.(2023년 1분기때 부터 재정 빵구난게 본격적으로 불거졌음)
2023년
2022년 위와같이 업계 전체를 기망하고 뒤통수 치며 민간 위주로 펀드를 운용한다고 했으니, 과연 민간에서는 정부가 발을 뺀만큼 투자 규모가 유지됐을 것인가?
하지만 2023년 민간 모펀드 투자 유치는 대실패합니다.
인베스트조선
[2023-04-18][인베스트조선] '모태펀드 대체재' 민간 모펀드 출자에 부담 느끼는 기업들
"법인세 깎아줄테니 출자라하라는, 본격 '팔비틀기' 전략에 돌입했다"라며
"대통령실 주도라고 전해지는데 기업들이 해당 요구를 들어주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중이다"라고...https://www.invest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4/17/2023041780175.html
"정부가 모태펀드 예산을 줄인 뒤 그 부족분을 기업의 자금으로 메우려는 모양새여서 거부감이 느껴져.."
"요즘 같은 때는 기업들 입장에선 한 푼도 아쉬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tnNews
[2023-10-10] 민간모펀드 닻 띄웠지만, 유인책 미비에 업계 '싸늘'
민간 주도 생태계로 전환, 시장 반응은 싸늘... 기대에 못 미치는 세제 혜택, 유인책도 마땅치 않아...
“지금도 출자기관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큰 유인책이 없는 모펀드 결성을 위해 선뜻 나서기 쉽지 않다”하지만 팔 비틀기도 통하지 않았는지 결국 하나은행만 1천억 투자를 결정합니다.
게다가 10년에 1천역이니 총 유치 금액은 1백억인 셈...
[2024-01-02][연합인포맥스] 민간 자금 구하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관건은 신규 LP
활발한 민간 모펀드 결성을 기대했으나 하나금융그룹 한 곳만 유치하는 데 그쳤다.
그만큼 민간 기업들이 벤처생태계 자금 지원에 보수적인 분위기
현재 모태펀드 내 민간모펀드 TFT는 해체됐다.2022년 펀드를 대체할 수단도 확보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정부가 민간 투자사 행세를 하며 선제적으로 펀드를 타격하고, 민간에 손 벌리고 팔 비틀었는데도 부족분을 채우지 못합니다.
이렇게 허송세월하는 동안에 스타트업들이 날벼락을 맞으며 본격적으로 신규 채용을 취소함.
있던 사람 내보내고, 연봉을 동결, 축소하며 업계 전체가 작살납니다.
[2023-04-08][아시아경제] 스타트업 역대급 한파…1분기 투자 '1조원' 무너졌다
스타트업 1분기 투자금액 합계가 1조원 아래로 떨어져...
최근 3년간 최저치, 역대급 한파...[2024-05-10][와우TV]청년 취업자 수 6개월째 감소..."스타트업에도 청년 채용 장려금"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3만7천명 줄어 6개월 연속 감소세...https://m.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305100128#_PA
없앴던 장려금을 다시 줄지 말지 논의한다는 뜻, 결과는 ...?
[2023-07-18][시사저널e] 투자 혹한기 스타트업···개발자 '억대 연봉' 옛말
개발자 채용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 국내 스타트업들은 투자시장이 얼어붙고, 적자가 지속되면서 인건비 부담에 개발자 몸값도 내려...[2023-09-19][무등일보] "윤석열 믿었는데···" 청년 예산 칼질에 이대남 '눈물'
내년도 예산안에서 '청년 일자리 예산', 특히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 예산이 대폭 칼질을 당했다내년도 예산에 약 2천억원이 반영, 기존 가입자의 만기를 보장해주기 위한 예산. 신규가입자 예산은 전혀 반영되지 않아, 사실상 폐지 수순
그런데 모태펀드 예산을 반토막낸 것 말고, 이보다 더 심각한 정책 폐기는 따로 있습니다.
[2022-10-30] "인건비 지원마저 대폭 깎여"…벼랑 끝 스타트업
올해 청년 추가 고용장려금과 청년 채용 특별장려금은 없어지고 새로 도입된 청년 일자리 도약장려금은 문턱이 높아진 것도 문제기존 장려금 제도는 청년을 신규 채용하면 지원한 반면에 일자리 도약장려금은 6개월 이상 실업 상태인 청년으로 범위를 줄임으로써 이직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스타트업 F사 대표 “스타트업이 필요한 개발자 채용을 위한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시피... 내년 지원이 더 줄어들면... 플랫폼 스타트업 등은 채용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지속될 것”
모태펀드를 반토막내서 투자받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스타트업의 인건비 부담을 두 배로 늘려버림.
이러니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신규 채용이 씨가 마르게 됩니다.
뼈빠지게 학원에서 코딩해본들, 뽑아주질 않으니, 얘네들이 SI로 확 몰리면서 고만고만한 회사에 이력서가 100장, 200장이 쌓이는 등 수요/공급 밸런스가 무너짐...
통계 감추기
원래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매년 두 번(상반기, 하반기) 스타트업 관련 고용 통계 정보를 제공해왔습니다.
[2022-02-28]’21년 혁신 벤처‧스타트업 고용 동향 - https://www.mss.go.kr/site/smba/ex/bbs/View.do?cbIdx=288&bcIdx=1032153&parentSeq=1032153
[2022-08-10]’22년 6월 말 기준 혁신 벤처·스타트업 고용 동향 - https://www.mss.go.kr/site/smba/ex/bbs/View.do?cbIdx=288&bcIdx=1035350&parentSeq=1035350
2020년, 2021년도 저 사이트 가면 있음.
하지만 2023년도부터는 관련 통계를 올리지 않고 있음.
제가 마지막에 찾아본게 2023년 10월쯤이었는데 올라오지 않고, 지금도 없음...
정책 드리프트
가장 나쁜 정부 정책이 뭘까요?
세금을 많이 쓰거나 비효율적인 정책이 아닙니다.
정책 방향을 확 꺾어서 시장 참여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정책이 가장 악질적이고 나쁜 정책입니다.
얼마전 종이빨대 사건이 있었던거 아시는지..?
[2023-11-17][한국일보] 무책임한 정책 뒤집기에... 종이 빨대 재고 2억개
정부가 정책 관련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면서 중소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상황이 통탄스럽다."1년의 계도기간 동안 플라스틱 빨대 업체들은 사업 전환, 종이 빨대 업체들은 생산 본격화를 준비. 이런 산업전환을 엉망으로 만든 것이 무책임한 총선용 정책 뒤집기"
미국 연준이나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를 올리고 내릴 때 보통 6개월~1년 후에 적용한다고 미리 얘기합니다.
갑자기 금리를 변경하면 시장 참여자들이 대혼란에 빠지기 때문이죠.
정부 정책 역시 시장 참여자들이 충분히 예상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갑자기 방향을 틀면 안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정책의 경우 위에서 보듯이 하루 아침에 손바닥 뒤집듯이 정책을 갈아엎으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박살내고 수많은 백수를 양산해냅니다.
기만적인 '건전재정'
이에 정부는 재정적자를 들먹이며 자신들이 저지른 정책적 횡포를 은폐합니다.
지금 정부는 긴축재정을 구사한 상황인데, 원래 긴축재정은 경기가 너무 좋아서 물가가 오를 때 과열을 지긋이 누를 목적으로 구사합니다.
시설, 설비투자가 계속 증가함
역대급 고용으로 불타는 내수
돈값이 싸서 너도 나도 돈 빌려서 투자를 함
물가가 계속 오름
이렇게 과열된 경기를 식히기 위해서 정부가 보조금을 줄이고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눌러줍니다.
그런데 지난 2022년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어거지로 긴축재정을 구사하며 일자리를 없애고 내수를 작살냄...
2024년인 지금은 정부도 뾰족한 수단이 없는지 결국 전정권 정책으로 되돌아 가려는 모양새임...
(2024년 상반기에 모태펀드 예산을 다 쏟아붓는다는 기사가 나옴)
일 저질러 놓고, 뒷수습을 못하니 전정권이 하던대로 펀드 규모를 늘린다고 슬그머니 언론에 흘리지만 이것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같잖은 능력주의
제가 이렇게 길고 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언제나 그렇듯 구조적 문제로 개인이 힘들고 괴로울때 되도 않는 능력주의를 들이미는, 정신병자들때문입니다.
제도 교육이 입시에 매몰된 탓인지, 매사에 같잖은 능력주의를 아무데나 들이밀며 도덕 심판을 일삼는 인간들이 너무나도 많다는거...
3~4년 전 쉽게 취직한 사람들은 유능하고 성실했고, 지금 취직 못하는 사람들은 무능하고 게으른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당히 능력있고 적당히 게으르고 적당히 성실합니다.
운 좋게 정부 정책에 잘 얻어걸려서 고생을 덜 한 지점을 자신의 능력이라고 착각하고, 그런 운이 없는 사람들을 게으르다, 노력이 부족하다 비난하고 혐오를 일삼음.
그래서 이렇게 자료를 정래해서 글을 올리게 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