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년] 마의 구간 3년차를 넘어가며 변한 것들.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연차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IT 업계에서는 유독 3년 차를 강조합니다.
어느새 IT 업계에 발을 들인지 40개월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수탉으로 성장하지 못한, 그렇다고 병아리의 귀여움도 사라진 애매한 햇병아리가 된 느낌입니다.
근본적으로 실력이 늘었냐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지만.. 그래도 3년 차가 넘어가면서 확실히 이전과 바뀌는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다른 분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느낀 점을 쭉 적어보겠습니다.
개발자는 기술직인줄 알았는데 업무능력이 더 중요하더라.
근데 업무능력과 기술력은 별개가 아니더라. 개발자는 사실 이과가 아니라 문과가 아닐까?
상사들은 기술적으로 도태되고 열정도 없는 무능한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사고는 전부 내 쪽에서 터지더라. 짬바는 무시 못 한다.
클린 코드, 클린 아키텍처, 디자인 패턴, SOLID.
wlfkf, 코드 컨벤션이 무조건 최우선이더라.
욕은 백엔드가 먹고 칭찬은 프론트가 듣는다.
백엔드는 대단하다. 근데 프론트도 대단하다. 서로 강점이 다른만큼 서로 사이좋게 지내자.
최신 기술이 마냥 좋지만은 않더라.
기술환상에 젖어서 무리하게 도입하지 마라. 진짜로 피 본다. 근데 경영진이 기술환상에 빠지면 답이 없더라.. 가령 제품에 뜬금없이 chat gpt를 넣으라던가 AI가 어쩌고 한다던가..
트랜디한 기술이라서는 이유가 되지 않더라.
또 기술환상에 젖어서 트렌디 하다는 기술 수박겉핥기로 배워서 무리하게 도입하지 마라. 이것도 진짜로 피 본다. 상사들도 써본 적 없는 기술이면 독박까지 쓴다. (monolothic -> msa -> monolothic 으로 전환한 경험은 개고생하고 쓴 소리도 잔뜩 쳐묵은 알찬 경험이었다.)
기술 스택을 도입하기 전에 이유가 있어야 하더라.
퍼포먼스가 좋다던가, 기능이 강력하다던가, 유지보수성이 좋다던가, 대체 불가하다던가. 모든 기술에는 탄생 목적이 있더라.
오버 엔지니어링은 안하느니만 못하더라.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하지 않던가. 실제 사용자 수는 1000명 미만인 내부 프로그램을 10만 명이 쓸 수 있게 구성해봐야 비용만 더 나간다. 무리하게 최적화를 시키겠다고 이리 꼬고, 저리 꼬아놓으면 유지보수 때 피눈물 흘리더라.
꿈의 회사는 없다.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의 핵심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으면서, 적당히 바쁘면서, 그 와중에 코드 리뷰도 받으면서, 나를 이끌어주는 유능하고 상냥한 사수도 있으면서, 워라벨이 있으면서, 재택근무나 자율 근무제도 있으면서, 음료나 간식이나 식사가 무료 제공 되면서, 연봉 빠방한 회사는 없다.
버그보다 무서운게 사람이더라.
개발자에게 있어서 버그는 이슈가 아니다. 숙명일 뿐. 하지만 사람 문제는 이슈가 맞더라. 근데 빌런불변의 법칙이라고 이것도 숙명이더라...
사용자들을 믿으면 안 돼더라.
진짜 별 짓을 다하더라. 문제를 감히 예측할게 아니라, 의도한 것 외에 문제가 없도록 화이트리스트 형식으로 검증해야 하더라.
일정 이상의 기술력은 중요하지 않지만, UI/UX는 한 없이 중요하더라.
아이폰3의 기술력이 독보적이지는 않았지만, 사용성은 독보적이었기에 아이폰이 됬더라. 그만큼 사용성은 중요하더라.
어느새 신입~1년차 친구들이 가끔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더라.
클린 코드, 디자인 패턴 알겠는데.. 코드 컨벤션 좀 지켜주라.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지나가는 시간으로 여기면 안 돼더라.
결국 지나가는 건 내 인생, 내 시간이더라. 지나가는 시간, 거쳐가는 곳으로 여기지 말고 최대한 즐겁고 다채로운 시간으로 만들어야 하더라. 만약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차라리 빨리 퇴사하던가.
진짜 필요한 사람들은 결국..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사람들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