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가장 쉬웠어요.
뭐 요즘 분위기가 무척이나 무겁다. 한대 처맞으면 맞고 나서 정신이라도 번쩍 들 텐데, 지금은 마치 트라이앵글 초크에 걸려 탭 치기를 망설이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누가 끝까지, 그러니깐 종이 울릴 때까지 버틸 수 있냐의 싸움인 것이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괜한 단가니, 취업이니, 물가 얘기는 하지 말기로 하자. 우울한 얘기는 집어치우자. 그리고, 가만있자 누구나 좋아할 만한 여자 얘기? 나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건 우리들과 상관없는 얘기니, 만만한 운동 이야기나 해보자. 이렇게 서론을 길게 한 이유는 요 며칠 전 인바디 점수가 그럴싸하게 나와서이다. 일단 보고 가자. 크하하하.



요 근래 가장 잘 나온 점수다. 부러우면 부럽다고 해도 된다. 부러우면 지는 게 아니다. 솔직한 거다. 운동이 가장 쉬웠다. 개발 보다 쉬웠고, 인간관계보다 쉬웠고, 오늘 점심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것보다 쉬웠다. 가만 보자, 어떻게 하면 운동이 쉬워질 수 있을까. 식상한 얘기는 잘 안 하는 편이지만, 운동만큼은 어쩌면 뻔한 얘기가 될 것 같다. 왜냐하면 꾸준히 하면 되기 때문이다. 편법이나 지름길이 없다. 다시 말해서 너무나 정직하다. 그래서 쉬운 것이다. 요행이 없는, 노력만큼 결과가 반드시 따르는, 세상에 이처럼 단순한 이치가 또 있을까.
하지만, 단순함, 여기에 함정이 있다. 단순함에는 무료함이 있고, 이걸 이겨내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세상이 그런 것이다. 인내심을 키우는 데는 운동만큼 좋은 게 있을까. 운동을 하면서 극악의 고통을 맛볼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들이 하는 소리다. 진정한 고통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오는 것이다. 힘에 겨워 멈출 수 있는 건 고통이 아니다. 그렇다고 무의미 하단 얘기는 아니다. 고통의 한계를 조금씩 늘려나갈 수 있고,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견대내는 힘, 바로 지구력을 가질 수 있다. 지구력과 인내심, 이 두 가지면 세상에 못 할게 뭐가 있을까. 난 그렇게 생각한다.
어찌 되었던 세상은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내 위치를 가름한다. 다른 건 뒤처져 있다라도 내 몸 하나는 유리한 고지에 서서 내려다보고 싶다. 앞서 내 인바디 점수를 보자, 나보다 밑에 있는 여러분들, 힘내세요. 날 자바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