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으로써 우리나라 평균 1인당 국민소득 만큼의 연봉을 바라는게 잘못된 걸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전에도 글을 올렸었는데, 현재 항해부트캠프에 참여하고 있고 마지막 메인 프로젝트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제가 이 과정을 끝내고 신입으로 취업한다면 아마 3천 정도의 연봉으로 시작해야할거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입이 그 정도에 시작한다는군요.
제가 있던 부트캠프에서 이제까지 가장 좋은 아웃풋이 8천 정도를 받으신 분이라고 합니다. 그 분은 국내 제조 대기업에 신입 혹은 경력으로 입사하신 것 같더군요. 아마 공채를 통해 지원하셨거나, 경력이 이미 있는 상태에서 부트캠프에 들어와 열심히 하셔서 실력을 끌어올리고 경력에 지원하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드네요.
개발자 부트캠프에서 간간히 초봉 5~6천에 취업했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솔직히 현실적으로 이제 Spring CRUD 걸음마를 뗀 수준(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그렇습니다. 물론 그것보다 조금 더 아는게 많아지기는 했지만)인데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트캠프 졸업생들이 그 정도 수준의 연봉에서 시작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이 부트캠프에 들어오면서, 저보다 더 잘하고, 더 학습속도가 빠른 20대 초중반 분들을 많이 보아서 제가 이 분들보다 월등히 개발실력이 뛰어나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봉은 낮은 수준부터 시작할 것을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0대 중반이기에 SI쪽에서 더 기회가 많을 수 있는 가능성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 회사들이 연봉 3천 정도에서 시작한다고하는데, 수십년전 신입 개발자들의 연봉에 비해서 별로 오르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듭니다. 그 동안의 우리나라의 GNI는 3만 달러를 넘었지만요. 정확히 원화로 작년 기준 1인당 GNI는 4220만3000원(3만 2661달러) 입니다(출처: https://www.kocis.go.kr/koreanet/view.do?seq=1044161#:~:text=%EC%A7%80%EB%82%9C%ED%95%B4%20%EC%9B%90%ED%99%94%20%EA%B8%B0%EC%A4%80%201%EC%9D%B8%EB%8B%B9%20GNI%EB%8A%94%204220%EB%A7%8C3000,2000%EC%9B%90%20%EB%B9%84%ED%95%B4%204.3%25%20%EB%8A%98%EC%97%88%EB%8B%A4.).
저는 이 1인당 GNI가 국민 1인당 생산하는 평균적인 수익이라고 이해하고있고,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의 생산력을 평균으로 잡았을 때 이 정도가 나오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정도 생산성이나 이 정도 소득을 올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 것이 우리나가 개인 총 소득의 평균이라면,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본 생산력을 그 것을 기준으로 잡고 소득을 배분해야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듭니다. 따라서 개발자나 엔지니어 같은 생산성이 높은 직업은 최소 이 정도를 기준으로 잡고 연봉을 제시해야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듭니다.
제가 이 생각을 주변 개발자에게 말했을 때 꽤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그러면 갈 수 있는 회사가 많이 없을 거다.", "네가 그 정도 생산력을 지금 당장 보일 수 있는게 아니다.", "그건 평균적인 사람들의 소득이 그렇다는 것이지, 네가 신입으로 시작하면 그거의 반 정도의 생산성을 보이면 다행이다. 그러니 신입으로 3천 받는 것도 감사해라."등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개발자는 그 어느 때보다 수요가 높아졌죠. 반도체 분야에서도 엔지니어가 부족해 수요가 넘처나는데 공급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조선소 기술자들은 조금 더 육체적인 일을 하지만, 분명 그들도 기술이 있는데, 우리 사회는 수 십년전 그 상황 그대로 열악한 업무 환경을 제공하면서 사람이 안온다고 배 불렀다고 적반하장입니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매 순간 목숨이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다면 억대가까이 받아야 할텐데도 몸쓰는 일이나 기술직을 인정하지 않거나 좋게 보지 않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기술직들을 점점 사람들이 기피하죠.
이런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데 꼭 필요한 기술자들, 개발자나 엔지니어 같은 지식 노동자들 그리고 육체적 기술 노동을 하는 분들(이 분들은 그래도 처우가 많이 나아졌다고는하나, 아직도 조선소 노동자들처럼 고강도 고위험의 일은 최저시급에 가까운 돈만 받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에게 정당한 급여를 지급하려면 최소 1인당 GNI를 시작점으로 잡고 커리어를 시작하게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모두 스스로 노력해서 기술을 습득해야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고, 그런 환경에 놓여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그들이 인재가 되어 초기 투자한 금액대비 수십배, 수백배로 업계나 사회, 크게는 국가에 돌아간다고 믿습니다. 지금 지불하는 최소 임금이 1인당 GNI라면 초기에는 아까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기술자들을 양성하는 투자로써 최소 5년후, 10년후에는 몇 배가되어 사회나 회사에 모두 이익을 남겨준다고 봅니다.
오히려 그 정도의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역으로 사람에게 투자를 하지 않게되어 시장이 원하는 만큼의 인재가 나오기 힘들고, 그러면 모든 기업의 요구를 충족하는 사람들의 풀도 줄어들며, 소수가 더 많은 소득을 독식하게되고, 아래에서는 점점 더 실력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적어져 중간급으로 갈 수 있는 사람들도 적어지죠. 그럼 장기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고, 사람들이 소비력도 줄어들어 아무리 좋은 상품을 내놓는 회사라도 그 것을 사줄 시장이 되지 않아 경제적인 손해를 볼 것이고요. 돈이란 말 그대로 돌아야 의미가 있는 것이죠. 불황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가장 좋은 솔루션은 부담이 되더라도 초기에 사람에게 투자하여 생산력을 올릴 시간을 제공하고, 그 투자가 일정 기간 이루어지면 장기적으로 그 인재들이 투자한 만큼의 몇 배 혹은 몇 십배 몇 백배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설사 그것이 확실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사람에게 투자를 더 해야합니다. 그것이 유일하게 더 건강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미래에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사람의 교육과 성장에 투자하는 건 한 사회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고 건강한 투자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개발자 신입 역시 최소 우리나라 1인당 GNI만큼 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계신 개발자님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