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게 진짜 있을까요
고등학교 때 성적 맞춰서 괜찮은 공대 들어갔습니다.
막연하게 창의력을 써서 뭔가를 만드는 일(ex.영상, 음악, 프로그래밍 등)을 하고 싶다란 생각은 있었는데, 대학내내 술먹고 전공공부하다가 어영부영 졸업. 재미는 없었지만 의무감, 책임감 같은 걸로 학점은 4점대 유지했습니다.
제 학교, 전공으로 갈 수 있는 제일 좋은 회사라 생각했고 이 회사 목표로 취준해서 졸업하자마자 대기업 입사했습니다.
근데 입사가 목표였고 얼마나 다닐지는 생각을 안해봤습니다. 다니다보니 사람도 일도 조직생활도 너무 힘들고 동기부여가 안되더라구요. 일을 더 잘하고 싶지도 않고 배우고 싶은 거도 없고, 10년 뒤에도 여기있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죽겠어서 퇴사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장점이 높은 연봉과 회사 타이틀 뿐이었습니다.
그러고 1~2년은 어떤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할지 찾아가는 시간을 가지려했고 어딜 가든 영어는 필요할 거 같아서 회화학원 다녔습니다.
그때 영화를 많이 봤는데 박정민, 진기주 이런 애들 보니까 저도 어릴 때 꿈만 꿔봤던 영화배우가 하고 싶어져서 학원 알아보고 하다가 갑자기 집에 좀 일이 생겼슴다.
그래서 불투명한 꿈만 보고 살 순 없었고 그래도 멀쩡한 직업은 가져야 해서, 지방공무원은 많이 뽑고 금방 될 거 같아서 했는데 운좋게 1년만에 합격했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3년 다녔는데 자꾸 현타가 오네요.
맨날 민원인한테 욕먹는게 일이고 발전도 없고 사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답답함(유체이탈 화법에 일떠넘기기도 심하고 일 못한다고 배째면 군말없는 사람들이 다 떠앉고)
이 3년 사이에 공기업이나 취미인 축구 업계 이런 데 간다고 깝쳤는데 되지도 않았고 가봤자 똑같을 거 같은 마음이 크더라구요.
업무 자체에 스스로 동기부여가 안될 거 같았어요.
더 나은 게 있을 거라는 생각에 현재에 집중을 못하고 딴길로 새는 회피형 인간인 건지, 아니면 진짜로 저랑 안맞아서 나가는 게 맞는 건지 항상 고민해도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지금은 좀 평생할 수 있고 더 잘하고 싶은 직무? 업무를 찾다가 컴퓨터 쪽은 잘 맞을 거 같아서 개발자가 되어야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잡고 살기도 했고 게임이나 혼자 이런저런거 하는 걸 좋아해서 잘맞을 거 같기도 하고...
사실 이제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이 길로 가서도 전처럼 힘들다고 탈출 생각만 하진 않을까 스스로 걱정도 되고.
그리고 이제는 가정도 있어서(애는 없지만) 그만두고 뭔가를 하는 건 어렵고 퇴근 후에 해야해서 시간도 체력도 없는 상태로 하려니까 마음만 앞서고 몸은 못따라가네요...그러다보니 막막하고 걱정이 좀 앞섭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퇴근하고 짬짬이 공부하는 정도로 전직이 가능할지도 의문이고 진짜 내가 하고싶은 일이 맞는지도 확신이 안서고 그런 일이 진짜 있는지 힘들어서 그냥 도망가고만 싶은 건지 참 저도 저 자신을 모르겠네요.
그래도 늦더라도 천천히 꾸준히 하다보면 길이 보이겠죠...?? 보여야할텐데...?
내용을 좀 추가하자면,
개발자를 택한 건 위의 이유도 있지만 사실 진로 결정의 순간에서 항상 고민했기 때문이 제일 큽니다. 첫 취업 때도 혼자 공부를 하면서 좀 준비를 해볼까 하다가 막막해서, 일단 취업하고 남는 시간에 해보자는 생각이었고...이후 퇴사하고도 해볼까 하던 차에 공뭔 준비하게 되었었네요. 항상 언젠간 꼭 해야지 하다가 지금까지 왔달까요.
그때 코인 살걸 라고 말하던 그때 코인 살걸 라고 말하던 그때 코인 살걸...같은 상황이네요